만약 <공작부인: 세기의 스캔들>(이하, <공작부인>)과 비슷한 사례를 현대에서 색출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다. 불륜치정을 다루는 '사랑과 전쟁'과 <공작부인>은 기본적인 골조가 비슷하다. 시집온 여자의 남편이 난봉꾼이고 이에 자극 받은 아내는 맞바람을 핀다는, 치정에 얽힌 부부의 갈등과 대립은 예나 지금이나 이야기의 형식으로 줄곧 소비되는 전형적 양식이다. 하지만 <공작부인>이 두른 시대상에서 여성의 위치는 '사랑과 전쟁'과 같이 불륜 스캔들을 다룬 오늘날의 그것들과 현저히 다른 지점이다. 고로 같은 소재를 통해 드러낼 수 있는 주제 양식이 판이하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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