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11.04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2. 2008.12.08 2008 Movie Best&Worst 5

흔히 '요즘 것들은'이란 추임새로 일관되는 노인들의 한탄은 대부분 자신들이 감내했던 젊고 배고픈 시절의 묵은 내를 풍긴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노인들은 자연스레 뒤쳐졌다. 자신들의 뒤쳐짐에 대한 한탄은 보다 풍요로워 보이는 요즘 것들에 대한 규탄으로 발전한다.

 

사실 노인은 대접받을 권리가 있다. 그들은 새로운 시대를 위해 지나간 시대를 견뎠고, 버텼으며 결국 이겨낸 존재들이다. 그렇게 시대를 견디고 버티며 이겨내서 얻은 것이라곤 고작 탑골공원 인근의 영토와 지하철에서의 고성방가 따위다. 여간 성가시고 귀찮아서 방치해 버려야 할 시대적 퇴물들이 도심의 귀퉁이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소주나 막걸리를 들이키고 욕지기를 퍼붓거나 우두커니 내려앉는다.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노인 자살률 1위 국가다. 노인들은 힘들다. 그래서 청년들을 욕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 1위 국가이기도 하다. 자살률 자체가 1위다. 청소년도 힘들고, 노인도 힘들고, 며느리도 힘들고, 엄마도 힘들고, 아빠도 힘들다. 대한민국에선 한 달에 1200명 정도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모두가 힘들다. 자기 살 길이 바쁘고, 힘겹고, 고단하다.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청년들의 세상에서 노인이란 그저 낡아서 자연스레 도태돼버려야 마음이 편한 단어가 돼버리고 있다. 그 누구도 노인을 돌볼 생각을 못한다. 하지만 누구나 노인이 된다. 그렇게 이 사회로부터 도태된 단어가 돼서 도심의 한 켠으로 밀려나 홀로 우두커니 주저 앉거나 악다구니를 쓴다. 그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는 곳에서, 귀를 기울이지 않는 곳에서. 대한민국은 노인을 위한 나라가 아니다. 그렇게 됐다. 불행한 세상이다. 모두가 다 그렇게 스스로 언젠가 도태될 것이라는 운명을 스스로 목격하고 눈감으며 모른 척 살아간다. 이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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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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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Movie Best&Worst 5

culturist 2008. 12. 8. 03:05

노컷뉴스에서 부탁한 리스트. 기준은 2008년 국내 개봉작. 대단할 것도 없고 지극히 사적인 리스트이니 어쩌고, 저쩌고, 이러쿵, 저러쿵, 은 사양하겠음. 일단 베스트 5편을 뽑고 생각해보니 한국영화가 한편도 없다는 것이 고민스러웠지만, 5편 모두 훌륭한 작품이니 후회되진 않는다. 워스트 5편은 뭐, 보시는 그대로. 더 졸작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리스트를 작성한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참 피곤한 일인 것 같다. 나름대로의 이유 때문에 누락하기가 참 망설여지는 작품들이 있지만 어쨌든 정해야 하기 때문. 게다가 종종 놓친 영화도 있고. 그렇게 많은 영화를 봤지만 정말 보고 싶던 어떤 영화는 못보기도 했고. 결국 사적인 애정이 뒷심을 발휘하는 것 같다. 이 중, <다크나이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데스노트 L: 새로운 시작>의 짧은 단평을 남긴다. 여하간 그렇다. 2008년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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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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