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질 액션스타의 시대는 갔다. 꽃미남과 짐승남이 공존하는 메트로섹슈얼의 시대 속에서 남성성을 어필하는 방식도 변하고 있다. 여자를 정복하는 마초의 시대에서 벗어나 여심을 사로잡는 남자들의 비결이 궁금하다면, 기억하라. 그래도 제 여자에겐 따뜻하겠지.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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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 근육질 마초들이 동창회라도 열 기세로 한 자리에 모여 액션을 펼친다. <익스펜더블>은 단적으로 시대착오적인 촌스러운 기획물이다. 여전히 몸으로 뛰고 발로 구르는 액션물이 멸종한 것은 아니지만 아드레날린과 안드로겐으로 점철된 근육 마초의 시대는 분명 한 물 갔다. 아이러니하게도 <익스펜더블>의 유효성은 그 한 물 갔음에서 비롯된다. 한 물 간 역전의 용사들이 패기 대신 관록을 입고 새로운 시대에서 오래된 시절을 되새기게 만든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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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 신분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적의를 드러내는 동네 주민들은 대한민국 사회의 고질적 단면이다. 대한민국 남자들의 무능력한 마초이즘은 때때로 자신의 영토를 침입한 이방인들에 대한 공격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로니를 찾아서>는 어느 치졸한 마초의 체험을 통해 적나라한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동시에 극적 재미를 진전시키는 영화다. 인호(유준상)가 뚜힌(로빈 쉐이크)과 함께 로니(마붑 알엄 펄럽)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린 영화는 버디무비와 로드무비의 조합을 이룬 휴먼드라마에 가깝다. 사회적 시선을 견지한 극적 연출이 인상적이다. 다만 문제의식을 발견할 뿐 어떤 결론을 주장하지 않는다. 단지 남자의 변화를 관찰할 뿐이다. 인호의 변화는 결국 한국남자들, 더 넓게는 한국사람들의 가능한 변화를 설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어떤 정치적 주장보다도 설득력 있는 사연이 귀엽고 즐겁게 전달된다. 물론 인호가 로니를 찾아가는 여정은 일면 무모한 희망처럼 보이고 목적성도 흐릿하다. 하지만 그 여정을 지켜본다는 건 그 무모한 희망에 동참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로니를 찾아서>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건 바로 그 지점에 있다. 동시에 한국어에 유창한 불법체류자 외국인들의 모습은 기이한 구경거리처럼 보인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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