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 Favorite, Baseball

그녀는 야구가 어렵다고 말했다. 어려워서 도무지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어느 날, 그녀가 야구장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거짓말처럼 그랬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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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라는 말까지 녹아내렸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 어느 순간 눈을 번쩍 뜨니 중천에 뜬 해가 이마에 땀방울을 만들어냈음을 알고 구부정하게 등을 뗐다.
박태환이 금메달을 땄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44년만의 쾌거니, 대한민국 만세니, 일단 닥치고 박태환 선수 수고했어요. 남은 경기 일정도 최선을 다해서 많은 노력만큼이나 좋은 성과 거두길.
지구 한편에서는 축제분위기로 떠들썩한데 어느 한편에서는 죽음 앞에 대면한 사람들의 비명과 흐느낌으로 아비규환이 됐다 한다. 쑥대밭이 따로 없다. 죽은 이는 차라리 말이 없다.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과 고통이 절절하게 남아서 떠돌 뿐.
베이징 올림픽 슬로건이 One World. One Dream이란다. 하나의 세상이라, 그것이 가능할까. 가능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실상이 이렇다. 이 순간에도 세상은 각자의 초침을 돌리고 있다. 어떤 이는 새로운 희망을 탐닉하지만 어떤 이는 지독한 좌절을 맞이한다. 해가 뜨는 반대편에서는 해가 진다. 하나의 세상이란 것이 말처럼 쉽다면 올림픽 따윈 필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화합과 평화라는 슬로건은 그 반대편에 선 무언가를 경계하는 좌표인 것을, 우린 얼마나 직시하고 있을까. 눈 앞의 유희를 탐닉하고 있을 때, 저 너머에선 그것이 본래 두려워하던 비극이 비웃듯 도사리고 있다.

날씨가 덥다. 세상이 타오르듯 밤이 되도 땅은 식을 줄 모른다. 아이구, 더워. 하긴 나조차도 날 숨막히게 하는 더위가 먼 나라의 비극보다 가깝다. 하나의 세상이란 정녕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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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 개막됐다. 장예모가 연출한 천이백억 짜리 개막식 공연이 화제다. 역시 중국은 쪽수면 장땡, 이란 반응부터 장예모의 블록버스터 클리셰라는 말까지, 물론 호화롭고 웅장했을 것이다. 물론 난 안 봤다. 관심이 없어서도 아니고, 솔직히 말하자면 오늘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인지 몰랐다. 맙소사. 그저 오늘 갑자기 잡힌 인터뷰 준비로 2시간 밖에 잠을 못 잤고 날씨가 미친듯이 더웠을 뿐이다. 알았으면 봤겠지. 혀를 차든 우와, 하든 간에 단 한번뿐인 볼거리는 일단 봐두는 게 상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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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동아일보)

지난 27일 시청을 점거한 중국인 폭도들이 성화봉송의 출발지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한국인을 집단 폭행했다고 한다.
폭행당한 그는 '티벳 평화연대'에서 나눠준 홍보용지를 들고 있다는 이유로 오성홍기를 든 중국인들에게 바닥에 내팽개쳐진채 발길질을 당했다고 한다.
필자도 한국인을 구타하는 사진을 보고 엄청난 분노를 머금었다. 이는 사람이기에 엄연히 당연한 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팩트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들 잡아 족치자, 가 아닌 것이다. 감정에 감정으로 대응하자면 끝없는 반복의 악순환에 시달리게 될 것이 자명하다.
이성을 찾아 대응해야 한다. 일단 색출이 가능한 중국인들에게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중국에 유감을 표명한 건 어디까지나 그들이 할 수 있는 일단의 최선책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이 최선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국제관계의 역학에서 취해야 할 존비적 정책에 불과하며 우리가 하지 않으면 안되는 제스쳐에 불과하다. 그것이 지난 일요일 시청에서 길길이 날뛴 오만한 중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메시지로 작용될 가능성은 없다.
이 상황에서 필요한 건 물리적 대응책이다. 경고적인 대응을 끝냈으면 그 다음으로 본격적인 행동에 들어가야 한다. 분명 그들이 저지른 형사사건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 단지 중국 정부에 대고 유감을 표명하는 건 그저 국가적 의무의 수순일 뿐이다.
발본색원해서 시위에서 과격한 행위를 한 자들을 잡아서 그에 마땅한 처벌을 해야 할 것이다.
그건 그들이 우리나라 국민을 때리고 무시했기 때문이라는 신경질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다. 그들이 범법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에, 그 행위에 대한 정당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감정이 앞서는 문제지만 이성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단지 인터넷에 올라온 얼굴을 보고 비방의 댓글 다는 수순으로 끝나거나 혹은 그들을 마주친 누군가가 멱살잡이를 해서 끌고 가는 것으로 해결되서는 안될 문제다.
지금이라도 대한민국은 공권력을 동원해서 그 무질서한 현장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는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의 존엄성을 세우는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한 사안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단지 이성을 잃은 무지한 분노에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성적인 가능성이자 그들과 다른 우리의 차별성이기 때문이다.
시위라는 민주적 방식에 대항한 그들의 무자비한 폭력을 준법으로 다스려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폭도들의 몰지각을 일깨울 우리의 이성적 포용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추후에 이 땅에서 비슷한 일련의 사례를 방지할 수 있는 적절한 대응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만용을 넘어선 그들의 행위가 어디서든 통할 수 있다는 무례함을 다스릴 수 있는 최선책이기도 하다.

P.S1>참고로 사진상에 등장한 전경들의 정지된 컷은 그들의 안일한 대응이라기 보단 10초도 안되는 짧은 순간에 벌어진 상황을 촬영한 카메라에 담겨지지 못한 그들의 대응이 생략된 팩트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손가락질 해야 하는 상대는 그들이 아니다. 또한 카메라에 포착되지 않았을, 성화 봉송에 8000여명의 인원 배치를 지시했음에도 정작 중국의 인해전술을 방관하고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지시 책임자의 윗선에게도 어떤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P.S2>어떠한 이유에서라도 티벳의 독립은 응원되어야 한다. 엄연한 주권국가에서도 저리 날뛰는 중국인, 그것도 유학생들의 태도가 저리할 정도면 현재 티벳의 상황은 무시무시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들에겐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고, 우리는 그 용기에 무의식적으로나마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그게 바로 우리가 목격한 무례한 그들의 태도에 맞서는 또다른 정당성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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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중국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다. 엄연히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무시무시한 광경이다.
오성홍기를 휘날리는 중국인들이 위풍당당하게 한국에 체류하는 티벳인을 폭행하는 장면이다.이들은 그와 함께 미국, 캐나다인 6명을 오성홍기를 앞세워 구타했다. 27일 시청 앞 광장에서, 백주대낮에, 우리는 단지 티벳의 독립을 지지한다는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오성홍기를 휘날리며 깡패짓을 일삼는 중국인 무리들에게 아무런 저항없이 구타당하는 상황을 묵묵히 지켜봐야했다.

개같은 짱개들, 이라고 분노를 피워올리기 전에 당신은 한가지 생각을 먼저 품어야한다.
어째서 이들이 이렇게 서울 한복판에서 마음껏 난장판을 벌일 수 있는 것일까.
같은 시각 중국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이 이뤄지는 도로변에는 8000여명의 경찰 특공대가 파견되어있었다. 그들은 '성화봉송을 저지하는 시위에 강력히 대응하기 위해서' 성화봉송자 1인의 주변을 겹겹히 두르고 있었다.

그렇다면 서울 한복판에서 베이징 올림픽에 보이콧하는 무리들을 응징하는 중국인들의 무법천지를 국가는 방관하고 있었는가. 그건 아니다. 현장에도 경찰은 투입됐다. 약 10여명의 경찰들이 중국을 수호하기 위해 모인 인해전술에 맞서고 있었다. 다만 숫자가 열악했을 뿐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10여 명 남짓의 경찰과, 8000여명의 경찰특공대라는 어마어마한 부등호를 그리게 만든 동시간대의 다른 상황은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혐의를 부른다.

중국의 성화봉송을 안전하게 이루기 위해 8천명의 경찰이 배치된 상황의 반대편에서 우리는 중국에 대한 반대를 용인하지 못한다는 폭력의 공포를 온몸으로 대면했다. 국가가 보호한 건 국민이 아니라 성화였다. 공권력은 중국에서 벌어질 베이징 올림픽을 무사히 치르는 것에 총력을 기울였으되, 그 반대편에서 중국인들의 알력적 폭력에 마치 의도적인양 무관심했다.
 
국가의 이해관계는 경제적인 관념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대한민국 정부가 성화봉송을 위해 8000여명의 특수경찰을 투입한 건 중국과의 이해관계에 마찰을 일으키고 싶지 않다는 완연한 의지에서다. 이는 이해할 수 없는 바가 아니다. 다만 경제적 관념을 떠나 이 땅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누려야 마땅할 국가적 존비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과연 이 나라의 실용주의가 누구를 위해 국가의 이해관계를 유력하게 생각하는 건지 의심스럽다. 성화를 보호하기 위해 동원될 공권력은 존재하지만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공권력은 없단 말인가? 동시에 자국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듯한 외국인의 무분별한 난동을 방관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말인가?

대한민국 정부가 티벳의 독립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하지 못하거나 베이징 올림픽에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지 못하는 것은 신기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백주대낮에 오성홍기를 휘날리며 미친 듯이 난립하는 중국인들을 두 눈 멀겋게 뜨고 바라봐야했을 대한민국 국민들의 심정이 어땠을지 모르겠다.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기이한 사건은 결국 대한민국의 정체성 자체를 의심하게 만들만한 것이다. 물론 그 정체성을 표방하는 건 실권자들이다. 대한민국의 실권자들에게 중요한 건 성화봉송이었을 뿐이다. 대한민국의 영토 안에서 보호받고 살 권리가 있는 국민들은 시청 앞 대낮에서 벌어진 공포의 도가니를 보고 느끼는 바가 많아야 할 것이다. 지독한 민족주의를 구호로서, 그리고 폭력적 행위로서 도출하는 중국인들의 몰지각한 행동양식만큼이나 무시무시한 건, 그것을 방관하는 대한민국 실권자들의 몰염치한 사대주의적 근성일 것이다. 게다가 그것이 실용적이라고 믿는 것이라면 더더욱 침통할 수 밖에 없다. 제 국민의 안위를 버리고 밖으로 나갈 이익에 눈먼 정부의 방침은 결국 집을 돌보지 않고 외도하는 남편에 대한 불신감과 다를 바 없다.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이 믿고 있는 힘이라면 그만큼 어리석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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