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치콕이란 이름은 한 감독을 지칭하는 절대명사의 영역을 넘어선 장르를 설명하는 절대명사다. 히치콕이 태어난 지 1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그는 서스펜스를 지배하는 스타일이며, 규칙이고, 철학으로 군림한다. 히치콕의 추종자들은 여전히 그의 양식을 자신의 창작에 투영하며 오마주의 제의를 치른다. Hitchcockian의 순례를 떠난다.

Posted by 민용준
,

김혜자 인터뷰

interview 2009. 6. 1. 16:59

'inter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견미리 인터뷰  (0) 2009.06.23
유준상 인터뷰  (0) 2009.06.12
이해준 감독 인터뷰  (0) 2009.05.28
김태우 인터뷰  (0) 2009.05.19
정재영 인터뷰  (6) 2009.05.16
Posted by 민용준
,

경쾌한 멜로디가 선명한 음악과 절묘하게 연동되는 김혜자의 춤사위를 담은 오프닝 시퀀스는 단연 압도적이다. 절망과 안도가 체증처럼 내려앉은 얼굴에선 공유될 수 없을 것 같은 감정의 극단적 너비가 고스란히 발견된다. 휘청거리듯 흐느적거리다 살풀이하듯 리듬을 타며 몸을 들썩이는 팔은 축 져진 듯 늘어지면서도 강약을 맞춘다. 형언할 수 없는 표정과 심정을 유추할 수 없게 중의적인 동작으로 절묘하게 음악과 어울리며 몸을 흔드는 김혜자의 모습은 당혹스럽지만 고요하다. 마치 작은 파문이 일어나기 전의 잔잔한 수면처럼 쨍하고 깨질 것만 같은 아슬아슬함이 위태롭게 감정을 동요시킨다. 강렬하면서도 모호한 오프닝 시퀀스는 정서적인 진동을 도모함으로써 뒤따를 이야기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키고 긴장과 평온의 중의적 상태 가운데서 몰입을 도모한다.

Posted by 민용준
,

<마더> 단평

cinemania 2009. 5. 21. 01:57

지금 벌써부터 <마더>를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반전, 반전, 하게 되는데 그 반전이라는 용어의 쓰임새가 이 영화의 결말을 정의하기 좋은 형태인지 의심스럽다. <마더>의 결말이 놀라운 건 사실이나 그게 극적으로 지속되는 분위기의 예상치를 배반하는 형태의 반전이라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 이건 말 그대로 의심되는 문제의 객관식 보기 가운데 가장 정답에 먼 형태라고 생각했던 것이 정답이라는 것을 확인했을 때만큼이나 놀라운 결과일 뿐이다. 그러니 반전에 목매지 말 것. 물론 결말에 대해선 최대한 눈 감고, 귀 막아라. 모르고 볼수록 온전히 재미를 체감할 가능성이 크므로. 물론 입도 닥쳐주는 센스는 잊지 마시고. 너만 재미있게 본다고 장땡은 아니다.

Posted by 민용준
,

군중의 목소리와 자동차 경적소리가 어지럽게 뒤엉킨 아래, 인공적으로 반짝이는 스팽글(spangle) 도시가 펼쳐진다. <도쿄!>의 오프닝은 미쉘 공드리, 레오 까락스, 봉준호까지, 됴쿄를 바라보는 세 이방인들의 시선을 관통하는 공통적인 시선을 집약한다. 반짝거리는 빌딩 숲 사이를 가득 메운 갖가지 소음들로 들어찬 도시의 풍경 속에 숨어들어간 듯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형체. 발들일 틈 없이 빽빽하게 보이지만 한편으론 기이하게 텅 빈 풍경. 인공 도시 안에서 유령처럼 살아가는 인간들의 단상들이 어렴풋이 어른거린다. 가늠할 수 없는 세 감독의 옴니버스 <도쿄!>는 이처럼 뚜렷한 형체가 짐작되지 않는 거대한 실체를 구상한다.

Posted by 민용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