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와의 2 3>은 자신의 자전적 경험을 반영한 방송 작가의 소설을 동명 그대로 극화한 연극이다. 중요한 건 이 결과물이 말 그대로자전적 경험을 반영한 소설이란 점이다. 자신을 반영한 주인공일 뿐, 작가와 주인공은 같은 사람이 아니다. 실제 자신의 경험을 투영했을 뿐, 소설이 묘사하는 주인공의 경험은 (그 원작을 본 누구라도 알 수 있듯이) 현실의 경험을 바탕으로 두고 있을 뿐, 다른 형태로 변주된 결과다. <친정엄마와의 2 3>은 각색이란 형태로서 실제를 허구로 창작해낸, 경험의 조작에 의한 산물이다. 목적은 분명하다. 당신을 울리는 것. <친정엄마와의 2 3>은 어머니와 가난이라는 페이소스의 이중주를 통해 당신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신파다. 그 의도는 스크린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친정엄마> 역시 신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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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 인터뷰

interview 2009. 9. 2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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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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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모 아래 자란 딸은 어려서부터 제 어미 속을 썩이는데 이골이 났다. 남다른 글솜씨로 작가를 지망하는 애자(강희)는 공부도 잘하지만 땡땡이도 잘 치는, 고무공처럼 튀는 아이다. 비만 오면 학교는 나 몰라라 부산 앞바다로 뛰쳐나간다. 출석일수가 모자라 졸업을 할 수 없다는 선생님의 경고에 엄마(김영애) 속만 까맣게 탄다. 애자 역시 저보다 제 오빠에게 극진한 정성을 쏟는 어머니가 야속하기만 하다. 공부도 못하는 제 오빠는 유학까지 보내주면서 유학 가고 싶다고 보채는 자신에겐 되레 역성인 엄마가 미덥기만 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성년이 돼서도 애자는 여전히 엄마 속을 태운다. 시집갈 나이가 지났는데도 좀처럼 시집갈 생각은 없고 작가가 되겠다며 허송세월만 보내는 것 같은 딸래미를 보는 엄마는 속이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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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애 인터뷰

interview 2009. 9. 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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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더>

도화지 2009. 6. 2. 08:29

엄마가 <마더>를 봤다. 같이 보고 온 누나는 기분이 더럽다고 했다. 괜히 봤다고 했다. 궁금한 건 엄마 쪽이었다. 밥을 먹다가 물었다. 엄마는 영화에서 그 엄마가 이해돼? 설거지를 하던 엄마가 고개를 돌리더니 답했다. 그럼 당연하지. 게다가 아들이 좀 모자라잖아. 물론 알고 보니까 아들이 완전히 멍청한 건 아니더라만. 결말이 좀 기분 나쁘게 보이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지. 약간 벙졌다. , 역시 그렇더란 말이냐. 물론 그렇다고 유치하게 그럼 내가 그러면 엄마도 그럴 거야, 따위의 간지러운 대사는 날리지 않았다. 어쨌든 까놓고 말해서 영화를 보고 뭔가 그럴 싸한 소릴 지껄였지만 정작 내가 어미의 심정을 어찌 알겠냐. 자기 배 아파서 낳은 자식 없는 수컷에게 모성이란 일종의 판타지고 영원히 알 수 없는 안드로메다의 정서다. 부성과 모성은 천지간의 차이를 둔 다른 세계관이란 말이지. 엄마들은 그것을 이해하고 있더라. , 도저히 알 수 없는 세계다. 과연 <마더>를 만든 봉준호는 알고 만든 거냐. 물론 <마더>는 봉준호라는 수컷의 한계도 분명 포함된 세계겠지. 어쨌든 엄마의 답변이 놀라웠다. 영화가 놀라운 게 아니라 그런 어미들의 본능이 놀라웠다. 그니까 그만큼 우리 엄마들이 끔찍한 보호 본능을 짊어진 탓에 자기 삶을 뭉개버리면서 살아가고 있는 거구나, 싶어서 숭고한 심정까지 들더라. 진짜 그렇게 끔찍할 정도로 헌신적인 세계관을 품고 아무렇지 않게 제 새끼 먹일 밥을 지어가며 살고 있는 거다. 밥을 꾸역꾸역 넣고 있는 와중에 이 밥알에 깃든 모성을 씹어 삼키는 기분이 들었다. 누나도 나중에 제 새끼를 낳으면 <마더>가 이해될까. 문득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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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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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멜로디가 선명한 음악과 절묘하게 연동되는 김혜자의 춤사위를 담은 오프닝 시퀀스는 단연 압도적이다. 절망과 안도가 체증처럼 내려앉은 얼굴에선 공유될 수 없을 것 같은 감정의 극단적 너비가 고스란히 발견된다. 휘청거리듯 흐느적거리다 살풀이하듯 리듬을 타며 몸을 들썩이는 팔은 축 져진 듯 늘어지면서도 강약을 맞춘다. 형언할 수 없는 표정과 심정을 유추할 수 없게 중의적인 동작으로 절묘하게 음악과 어울리며 몸을 흔드는 김혜자의 모습은 당혹스럽지만 고요하다. 마치 작은 파문이 일어나기 전의 잔잔한 수면처럼 쨍하고 깨질 것만 같은 아슬아슬함이 위태롭게 감정을 동요시킨다. 강렬하면서도 모호한 오프닝 시퀀스는 정서적인 진동을 도모함으로써 뒤따를 이야기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키고 긴장과 평온의 중의적 상태 가운데서 몰입을 도모한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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