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에놀아봤던 언니는 이제 진짜 재미있게 노는 법을 깨달았다. 자신을 무너뜨리는 것보단 자신을 일으키는 것이 즐겁다는 걸 알게 됐다. 운명 같은 인생의 반환점을 거칠게 돌아온 드류 베리모어는 이젠 스스로 선택한 반환점을 향해 유유히 질주한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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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롤러더비 퀸을 연기한다는 건 완벽한 일이다. 그녀는 터프하니까. <주노>(2007)를 연출한 제이슨 라이트먼은 <위핏>(2009)에 캐스팅된 엘렌 페이지를 두고 말했다. <주노>의 주노와 <위핏>의 블리스는 어떤 면에서 닮았다. 어머니의 강요로 미인대회 단상에서 어울리지 않는 미소를 짓던 블리스는 과격한 롤러 더비를 통해 자신의 진짜 미소를 찾는다. 마치 따분한 일상을 피해 남자친구와의 첫경험을 선택한 주노처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전진시킨다. 그녀들의 작은 체격이 나약해 보이지 않는 건 분명 엘렌 페이지의 공이다. 나는 성별을 차별하는 사회화를 지지하지 않는다. 이처럼 뚜렷한 가치관을 통해 당당한 자기애를 설득한다. 자신의 삶을 옥죄는 편견에서 달아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삶을 성숙시킨다. 그녀의 터프한 방식으로.

 

(beyond 3월호 Vol.42 'TAKE ONE MOVIE')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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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희망한다. 자신의 딸이 미인대회에서 우승하길. 그리고 믿는다. 그것이 딸의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인도해줄 것이라고. 딸은 희망한다. 미인대회 단상에 서는 것 따위보다 자신에게 보다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길. 그리고 믿는다. 분명 지금과 또 다른 현실이 내일엔 존재할 것이라고. 블리스(엘렌 페이지)는 도회지와 거리를 둔 시골마을의 평범한 학생이자 딸이다. 지극히 평온하여 지루한 삶 속에서 자신만의 일탈을 꿈꾸던 블리스는 조약돌처럼 날아든 롤러 더비의 풍경을 목격하고 이는 소녀의 잔잔한 일상에 파문을 일으킨다. 결국 그 파문을 따라 헤엄쳐 나가듯 롤러 더비에 발을 들이게 된 블리스는 파도처럼 출렁이는 수면 위의 갈등을 피하지 않고 물살을 헤치듯 그 삶을 갈라 자신만의 내일로 나아간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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