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의 아이콘으로 선택된 건 호주 출신의 미아 바시코프스카였다. 사람들은 의아했다. 팀 버튼이 말했다. “왜냐하면 그녀의 눈을 통해서 당신이 이 세계를 목격할 것이기 때문이지.” 발음만큼이나 생소한 그녀가 배우의 길을 선택한 건 15세 무렵이었다. 구글을 통해서 시드니의 에이전시를 검색했고, 오디션에 참여한 뒤, 연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2008, HBO의 미니시리즈 <인 트리트먼트>로 미국에 진출한다. 그녀는 올해 동명 고전을 영화화한 <제인 에어>와 구스 반 산트의 신작 <레스트리스>에서 예사롭지 않은 재능을 전시했다. 분위기가 다른 두 영화에서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했음에도 그녀에게서는 유사한 재능이 읽힌다. 비밀스러움과 신비로움, 나약함과 강인함, 그녀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힘이 있다. 그야말로 타고난 재능이 아닐까. 바시코브스카는 최근 박찬욱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2012)의 촬영을 마쳤다.

 

(beyond 12월호 Vol.63 'TAKE ONE MOVIE')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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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공주로서 화려한 데뷔식을 치룬 앤 헤서웨이는 궁전에 머무르지 않았다. 크고 작은 성장통을 헤치며 길을 닦아왔다. 이제 그녀 앞에 길은 열려 있다. 방향을 정하는 건 그녀의 몫이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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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에서 하얀 여왕으로 등장한 앤 해서웨이의 첫 출연작이자 첫 주연작은 <프린세스 다이어리>(2001)였다. 하루 아침에 공주가 된 소녀의 사연처럼 해서웨이도 하루 아침에 아이돌 스타가 됐다. 하지만 그녀는 아이돌 스타라는 성을 박차고 나갔다. 퇴폐적인 이미지로 누드신과 베드신을 감행한 <하복>(2005)은 일종의 전환점이었다. 메릴 스트립과 함께 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로 성공적인 경력을 더한 뒤, 제인 오스틴을 연기한 <비커밍 제인>(2007)으로 우아한 기품을 뽐냈다. 진중한 내면 연기를 펼친 <레이첼, 결혼하다>(2008)는 그녀에게 오스카 노미네이트의 영광까지 안겼다. 최근 필름익스피어리언스는 내년 오스카 노미네이트 후보 예상 리스트에 <Love and Other Drugs>(2010)의 해서웨이를 포함시켰다. 그녀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 받는 여배우로 자랐다. 마치 공주가 여왕으로 성장하는 것처럼.

 

(beyond 6월호 Vol.45 'TAKE ONE MOVIE')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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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영국의 수학자인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이 루이스 캐럴이란 필명을 앞세워 1965년에 발표한 동화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식의 흐름을 통해 진전되는 서사와 비상식적인 묘사가 동원된 이 작품은 비논리적인 기괴한 설정들이 도처에 난무함에도 직관적인 상상력과 천진난만한 감성을 동반하며 그 세계관에 대한 호기심을 당긴다. 동명의 제목 그대로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루이스 캐럴이 창조한 그 기이한 세계관을 연상시키는 작품이. 하지만 팀 버튼 루이스 캐럴이 손으로 써내려 간 세계를 영상으로 치환하려는 노력에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팀 버튼이 참고한 건 비단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뿐만이 아니다. 또 한번 앨리스를 통해 특별한 모험담을 그려낸 루이스 캐롤의거울 나라의 앨리스 역시 팀 버튼의 세계로 편입됐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루이스 캐롤이 아니라 그 결과물이 온전히 팀 버튼의 것이란 점이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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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하고 우울한 팀 버튼의 페르소나 즈음으로 여겨졌던 조니 뎁은 해적선에 오른 후, 롤러코스터적 캐릭터로 거듭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조니 뎁은 괴팍하고 수상한 낭만주의자다. <퍼블릭 에너미>의 존 딜린저가 심상찮아 보인 것도 팔 할은 조니 뎁 덕분이다. 전설적인 갱스터는 로맨티스트로 환생한다.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사나이 조니 뎁의 육체를 빌어서.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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