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단평

cinemania 2010. 8. 31. 21:02

스트레이트한 활극 액션을 예상했다면 일단 기대치의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일단 <해결사>액션영화로서의 오락적 기능성보다는 액션영화로서의 이야기적 완결성을 추구한 작품이다. 음모에 휘말려 누명을 쓴 전직형사의 고군분투를 담아낸 <해결사>는 복잡하게 꼬인 음모론의 플롯을 풀어내는 클라이맥스의 쾌감을 기대해야 할 영화다. 문제는 추구하는 바에 비해 결과물이 조금 지지부진한 느낌이랄까. 장르적 재미를 넘어 정치적 풍자까지 끌어안고자 한 내러티브의 야심은 어느 것 하나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 인상을 남기며 산만한 감상을 이끈다. 이를 치장하는 액션신조차도 육체적 노고 이상의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몇몇 조연배우들의 대사나 행위가 간헐적인 웃음을 제공하지만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 이야기는 버겁고, 액션은 무디며, 디테일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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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능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 노출뿐이라 생각한다면 빈곤한 상상력을 탓할 필요가 있다. 직관적인 이미지는 자극의 잠재적 성과를 되레 반감시킨다. 선명한 이미지의 관찰보다도 불투명한 실루엣이 발생시키는 상상력이 감상적 욕구를 자극하곤 한다. 이미지가 발생시키는 자극의 충만보다도 잠재적인 욕구를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보다 매혹적이다. 여인의 나신을 고스란히 노출하는 관능적인 티저포스터가 눈길을 사로잡는 <오감도>는 분명 파격적이고 창의적인 에로티시즘의 상상을 예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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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도> 단평

cinemania 2009. 7. 7. 12:00

에로스에 대한 다섯 개의 시선. 과감하고도 감각적인 누드 이미지를 내건 티저포스터는 <오감도>가 구사할 에로티시즘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긴다. 그러나 기대는 거기까지, 영화는 포스터가 주는 모종의 기대감과 동떨어진 결과물에 불과하다. <오감도>는 일관된 주제를 관통하지 못하는 옴니버스이자 기획에 따른 기대감을 배반하는 결과물이다. 창의적인 해석력도, 과감한 묘사력도 선보이지 못한다. 도전적이라기 보단 과욕에 가깝고, 창의적이라기 보단 자만에 가깝다. 에피소드를 통과할수록 티끌과 같은 권태가 쌓여나간다. 또한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축적된 권태의 무게를 견디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고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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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만이 살 길이다. (베트남에서) 이겨서 돌아오라. 대통령 각하 만세. 새마을 운동. 어느 시대를 추억하는 용어들이 이처럼 삭막한 건 그 시절의 낭만이 철저히 억압됐기 때문이다. 통금과 단속이 난무하던 1970년대 유신의 시대에서 낭만은 잡초가 아니고서야 싹을 피우지도, 뿌리를 내릴 엄두도 내지 못했다. <고고 70>은 그 어두운 70년대에 음지에서 잡초처럼 자라났던 대한민국의 1세대 밴드들, 더 나아가 시끄러운 밤을 열망했던 그 시절 청춘을 위한 일종의 위령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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