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 등장하지만, 이것은 장르물이 아니다.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삼각관계가 등장함에도, 단순히 로맨스물이라고 주장하기도 어렵다. 10대 취향의 하이틴 무비에 가까운 것은 맞지만, 이것이 적확하게 하이틴 무비에 수용될 수 있는 것이냐면 그 역시 아니다. 물론 영화를 이야기함에 있어서 장르적 정의가 그리도 중요한 건 아닐 테다. 할리퀸 로맨스? 물론 그쪽이 보다 유력해 보인다. 어쨌든 영화화된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거대한 팬덤을 담보로 시공된 작품이다. 그 맥락은 <해리 포터> 시리즈와 비슷하다. 궁금한 건 그 원작이 텍스트에서 이미지로 건축될 만큼 매력적인 설계도였느냐, 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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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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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스는 누드비치로 유명한 명소지만 전세계 장르영화팬에게는 일종의 성지나 다름없다. 매년 10, 화끈한 누드비치의 열기보다도 시체스를 달아오르게 만드는 건 장르영화의 축제 시체스국제영화제다. 세계3대 판타스틱영화제 중 하나로 꼽히는 시체스영화제는 엄선된 장르영화로 관객들을 접대한다. 43회를 맞이한 올해에도 기타노 다케시의 신작 <아웃레이지>(2010)와 매트 리브스의 <렛 미 인>(2010) , 신선한 메뉴들을 마련했다. 오는 7일부터 17일까지, 살아있는 장르의 축제가 시작된다.

 

(beyond 10월호 Vol. 49 'TAKE ONE MOVIE')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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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크 다큐멘터리의 형식으로 위장된 극영화적 오락물. 도입부부터 인터뷰와 취재 영상을 동원하며 사실적으로 위장된 정보를 방대하게 쏟아내는 <디스트릭트9 District9>은 기존의 SF영화들이 제시한 상상력을 고스란히 녹여낸 도가니에서 온전히 판본이 다른 형태로 주조된 독창적 산물이다. 작은 아이디어로부터 비롯된 결과물이 어떤 성과에 다다를 수 있는가를 증명하는 실험적 소품이자 기존의 할리우드발 상업영화들의 방법론을 하이브리드(hybrid)하게 응용한 SF변종이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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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혈이 선명한, 상흔이 뚜렷한, 공포에 질린 소녀가 공장지대에서 발견된다. 신체 곳곳에 학대의 흔적이 가득한 소녀는 좀처럼 말문을 열지 않는다. 소녀가 발견된 공장지대 건물 내부엔 가학적 증거들이 즐비하다. 의문에서 출발하는 이야기. 과연 그 안에선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다큐적 질감의 영상 너머로 좀처럼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사연이 펼쳐진다. 본격적인 사연은 다시 한번 충격과 공포를 동반한 의문으로 시작된다. 의문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또 다른 의문을 증폭시키고 좀처럼 빠져나갈 수 없는 물음표의 미로를 만들어 관객의 시선을 스크린에 봉쇄한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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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형제 사기단>은 범죄물에 순수한 동화적 판타지를 결합한 또 다른 장르적 이종교배다. 백치미스러운 하이틴무비에 느와르적 서스펜스의 양각을 새겨 넣은 <브릭>과 전혀 다른 방식의 장르적 접합을 선보인다. <스팅>에 영감을 받아 기획됐다는 <블룸형제 사기단>은 버디무비 사기범죄물이라는 그릇을 고스란히 차용하되, 우정을 형제애로 변주한다. 스토리텔러와 액터, 마치 허구적 창작자와 유사한 사기꾼 형제의 역할분담을 통해 진전되는 사기행각은 한편의 이야기가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완전하다기보단 엉뚱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토리텔링은 제각각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의 다채로운 동선을 이어나가며 영화적 매력을 더해나간다. 궁극적으로 <블룸형제 사기단>은 장르적 그릇보다도 그 안에 담긴 로맨스와 형제애라는 정서적 감흥이 중요해지는 영화다. 그만큼 결말에 다다라 이야기로서의 묘미가 손실되는 인상을 부르지만 장르적 쾌감을 대신할만한 감동적 자질은 폄하될 만한 수준의 것은 아니다. <블룸형제 사기단>을 통해 소포모어 징크스를 유쾌하게 넘겨버린 라이언 존슨의 재능은 분명 현재진행형의 기대감을 얻기에 유효한 것이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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