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의 아이콘으로 선택된 건 호주 출신의 미아 바시코프스카였다. 사람들은 의아했다. 팀 버튼이 말했다. “왜냐하면 그녀의 눈을 통해서 당신이 이 세계를 목격할 것이기 때문이지.” 발음만큼이나 생소한 그녀가 배우의 길을 선택한 건 15세 무렵이었다. 구글을 통해서 시드니의 에이전시를 검색했고, 오디션에 참여한 뒤, 연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2008, HBO의 미니시리즈 <인 트리트먼트>로 미국에 진출한다. 그녀는 올해 동명 고전을 영화화한 <제인 에어>와 구스 반 산트의 신작 <레스트리스>에서 예사롭지 않은 재능을 전시했다. 분위기가 다른 두 영화에서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했음에도 그녀에게서는 유사한 재능이 읽힌다. 비밀스러움과 신비로움, 나약함과 강인함, 그녀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힘이 있다. 그야말로 타고난 재능이 아닐까. 바시코브스카는 최근 박찬욱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2012)의 촬영을 마쳤다.

 

(beyond 12월호 Vol.63 'TAKE ONE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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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영국의 수학자인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이 루이스 캐럴이란 필명을 앞세워 1965년에 발표한 동화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식의 흐름을 통해 진전되는 서사와 비상식적인 묘사가 동원된 이 작품은 비논리적인 기괴한 설정들이 도처에 난무함에도 직관적인 상상력과 천진난만한 감성을 동반하며 그 세계관에 대한 호기심을 당긴다. 동명의 제목 그대로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루이스 캐럴이 창조한 그 기이한 세계관을 연상시키는 작품이. 하지만 팀 버튼 루이스 캐럴이 손으로 써내려 간 세계를 영상으로 치환하려는 노력에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팀 버튼이 참고한 건 비단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뿐만이 아니다. 또 한번 앨리스를 통해 특별한 모험담을 그려낸 루이스 캐롤의거울 나라의 앨리스 역시 팀 버튼의 세계로 편입됐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루이스 캐롤이 아니라 그 결과물이 온전히 팀 버튼의 것이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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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하고 우울한 팀 버튼의 페르소나 즈음으로 여겨졌던 조니 뎁은 해적선에 오른 후, 롤러코스터적 캐릭터로 거듭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조니 뎁은 괴팍하고 수상한 낭만주의자다. <퍼블릭 에너미>의 존 딜린저가 심상찮아 보인 것도 팔 할은 조니 뎁 덕분이다. 전설적인 갱스터는 로맨티스트로 환생한다.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사나이 조니 뎁의 육체를 빌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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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제작된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된 쉐인 액커는 이를 통해 팀 버튼과 티무르 베크맘베토브라는 든든한 조력자를 얻었고 자신의 세계관을 확대시킬 수 있는 기회를 획득했다. 서사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자체가 생략됐으며 캐릭터의 대사조차 동원되지 않는 탓에 정체를 가늠하기 어려운 세계관이지만 폐허와 같은 이미지 위에 등장하는 인상적인 캐릭터들의 탁월한 액션신이 담긴 11분 가량의 단편 애니메이션은 캐릭터에 대사를 입히고 세계관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암시를 동원한 80분짜리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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