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담배 끊어야겠다. 오후 내내 커피숍 흡연석에 앉아서 인터뷰 녹취를 따다가 담배를 줄창 피웠는데 5시간 여 동안 한 갑 가까이 피워댄 것 같다. 체력이 쑥쑥 떨어지는 걸 느끼는데도 이상하게 손이 간다. 새우깡도 아니고, 뭔 맛이냐. 뭔 맛이긴, 그래, 이 맛이지. 2년 반 만에 다시 담배를 피워대면서 마치 그 동안 충당하지 못한 니코틴을 온몸에 꽉꽉 눌러 담으려는 듯 미친 듯이 연기를 피워대고 있다. 덕분에 체력이 급하강함을 느낀다. 내가 예전에 이걸 어떻게 피웠나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담배의 폐해를 온몸으로 절실히 느낀다. 다시 끊어야겠다. 어쩌면 2년 반 동안 쌓아둔 체력이 이 정도로 고갈됐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뭐, 그렇겠지. 그 동안 내가 운동과 얼마나 거리를 두고 살았냐. 그래도 살 안 찌는 거 보면 신기해. 하루 세끼 꼬박꼬박 먹는데.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러나. 어쨌든 각설하고, 담배 끊자. 아, 그런데 벌써부터 자신이 없네. 다시 또 확실한 계기가 필요한 건가. 애인 없으면 담배도 못 끊을라나. 그렇다고 담배 끊자고 애인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지. 물론 그럴 능력이 안 된다는 게 애초에 가장 큰 문제겠지만, 허허, 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