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을 끝냈다. 이로써 몇 번째지? 5번째인가, 6번째인가. 헷갈리네. 여하간 드디어 끝났다. 이번 마감은 제일 질겼다. 덕분에 간만에 날을 샜다. 요즘 애써 노력해서 아침형 인간이 됐는데! 간만에 또 낮밤이 바뀔 지경이다. 지금까지 있었던 마감 중에 가장 치열했다. 덕분에 어제 오늘 봐야 할, 보고 싶은 영화를 놓쳤다. 그 와중에 회식이 있었다. 가야 하는 자리였다. 빠져야 할 사정이 있었지만 필히 가야만 하는 자리였다. 한편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없진 않았다. 하지만 초침의 움직임조차 민감해질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밑바닥을 드러내는 걸, 편할 리 없었다. 물론 술 한잔 입에 대지 않았다. 밥만 먹고 왔다. 그냥 사람만 만나고 왔다. 그 와중에 선배의 주장에 동의하지 못해 치열하게 말꼬리를 잡고 갑론을박을 펼쳤다. 하아, 또 한번의 뻘짓. 칼로리 소모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겨도 명예롭지 않다. 뒤늦은 후회만 항상 남는다. 하지만 어쩌겠나. 여전히 그 주장에 납득하지 못하는 걸. 병이다. 이건. 지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