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도 문득 정신이 들면 전화기를 봤다. 혹시나, 하지만 역시나. 어쩌면 너한테 문자라도 올까 핸드폰 소리를 꺼두지도 못한 채 잠을 잤다. 침대에 바로 누우면 심장 뛰는 소리에 귀가 먹먹했다. 네가 보고 싶다. 그립다. 하루 종일 전화해볼까 하다 참고 또 참았다. 좀 더 시간을 주자. 받지 못할 전화로 괴롭히지 말자. 다짐했다. 문득 담배가 피고 싶어졌다. 널 만난 지 2년이 다 되가는 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이 담배냄새를 싫어하면 담배를 끊겠다는 오랜 다짐은 너를 통해 실현됐다. 괴로운 마음에 담배가 당겼다. 가까스로 억눌렀다. 지금 담배를 입에 물면 널 정말 포기하는 꼴이 된다. 난 아직 이별하지 않았다. 누군가 그랬다. 사랑은 함께 해야 하지만 이별은 혼자서도 할 수 있다고. 절망스러운 말이다. 하지만 난 아직 이별하지 않았다. 그래, 이별은 혼자서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한 사람마저 이별해버리면 정말 끝이다. 난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렇게 믿고 있다. 마지막까지 지푸라기라도 잡고 널 향해 역류해갈 것이다. 내 진심을 모두 태워서 내 마음의 재까지 널 향해 날리련다.
네가 보고 싶다. 그저 이 말 한마디 해주고 싶은 것뿐인데……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하지만 난 지금 널 들을 수조차 없게 됐다. 그렇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