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는 ‘고해’를 좋아했다. 난 차마 부를 수가 없는 노래였다. 최소한 노래방에서만큼은 미성인 나에겐 너무나도 그런지한 노래다. 도무지 올라가지 않는 걸. 가뭄 난 논바닥마냥 쩍쩍 갈라지고 쇳소리로 불이 튈 것 같아서 부를 수 없는 노래였다. 그래도 그 아이가 좋아하는 노래라 한번 연습해보자, 방 안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불러본 적이 있다. 덕분에 목이 갔다. 잠잘 때도 목이 칼칼해 고생했다. 목이 쉬면 회복이 빠른 게 다행이었다. 아, 이건 안 되는 일이구나. 포기했다. 지금은 다시 그 노래를 불러보고 싶다. 목에서 핏덩이가 나오고 끝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해도 그 아이를 위해서 수천 번이고 수만 번이고 불러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냥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