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성장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성숙해지는 건 아니다. 성장이 신체적인 발육과 성징을 통해 이뤄지는 선천적 변이라면 성숙이란 사회적인 체계를 통한 교육과 학습으로서 완성되는 후천적 변화다. 아이들은 어른을 동경한다. 성장이 자신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 주고, 스스로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 성장 너머로 자신의 꿈이 자연스레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어른들은 시간을 뒤돌아본다. 때때로 아이였던 지난 날을, 좀 더 명확하게는 그 시절의 꿈을 그리워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유년 시절 꿈꾸던 미래의 청사진과 자신의 현실 사이의 거리를 체감하게 되는 일이다. 성장만으로 그 모든 것이 가능해지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되레 그 성장과 함께 그 꿈들이 그 시절에 머물러 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현실과 타협하는 것이 어른이 되는 길이라며 현실을 합리화시킨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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