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산에 다녀왔다. 당연히 부산국제영화제 때문. 하지만 솔직히 개막식 당일날 개막식이 끝난 뒤 부산에 도착했고, 다음날
2. <아저씨> 야외 무대 인사가 있어서 해운대에 수많은 인파가 원빈을 보겠다며 몰려들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원빈 앞에서는 깜빡 죽더라. 하지만 그 와중에도 엄마에게 돌아가자고 칭얼거리는 아이를 보니, 역시 스타도 애 앞에서는 별 수 없구나, 싶은 생각이.
3. <된장> 스크리닝이 있는 시네 드 쉐프 관으로 가기 위해서 센텀시티 신세계 백화점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할머니 두 분의 대화를 들었다. 레드카펫에서 가슴 파인 드레스를 입은 여자배우들의 노출이 지나치다는 것이 말씀의 요지였는데, 어쨌든 그 대화 가운데서 미국 애들도 그렇게는 안 해, 라는 말씀이. 음, 그렇진 않습니다요, 라고 끼어들 수는 없었고, 그냥 조용히 못 들은 척하며 층수를 위태롭게 살필 수 밖에.
4. <된장> 재미있다. 추후 리뷰를 쓰게 될 거 같은데 숙성된 이야기에서 우러나는 감동이 있는 영화랄까. 된장을 빚는 것이나 이야기를 쓰는 것이나, 무언가를 완성하는 과정에는 기본적인 실력도 중요하지만 마법 같은 찰나가 모여 이루는 어떤 결정적 순간이 다가올 때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그 결정적인 순간은 우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노력과 진심이라는 필연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의견.
5. 부산에서 짧게 있을 수 밖에 없었던 건 주말에 ‘제9회 부평 청소년영상제’ 심사위원으로 참석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실 예선과 본선 심사가 미리 끝난 상황이었지만 당일 현장에서 대상 수상작을 선정해야 했고, 어쨌든 심사위원으로서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는 주최측의 요구를 얻었고 이를 수락했기에 부산을 뒤로 하고 서울로 올라와야 했다. 앉아 있는 것도 낯부끄러웠지만 중간에 심사위원을 대표해서 심사평에 대한 언급까지 해야 했기에 심장이 후덜덜하더라마는, 어쨌든 좋은 경험이었고, 여러 모로 뭔가를 되새김질하게 만드는 기억이 될 것 같다. 수상작들을 다시 보는 과정에서 내가 내린 채점의 결과를 통해 얻게 될 누군가의 성취감과 좌절감이 존재하지 않을까 머리 속이 잠시나마 복잡하기도 했지만, 어떤 결과든 감상은 매한가지일 게다. 어쨌든 당일 현장에서 말했던 것처럼 그 경험이 누군가에게 좋은 밑천이 되어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었던 결과가 되길 바란다. 이는 진심이다. 아쉬운 건 내가 밀고 싶었던 어떤 한 작품이 결과적으로 살아남지 못했더라는 것.
6.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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