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우연히 9 뉴스를 봤다. KBS였다. 뉴스뿐만 아니라 TV자체를 자주 보지 않는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자주 보지 못한다. TV를 혐오한다거나 그딴 건 아니고. 그냥 그럴 만한 여유가 없을 뿐이다. 어쨌든 빈둥거리다가 채널이 고정된 KBS 9 뉴스를 봤을 뿐이고. 놀라운 사실은 내가 30분 동안 봤던 뉴스가 오로지 WBC결승진출에 관한 소식이란 점이다. 아니, 내가 지금 스포츠 뉴스를 보고 있나. 요즘 스포츠 뉴스는 이리도 오래 하나. 눈깔을 비비고 다시 확인해보니 9 뉴스가 맞다. 요즘 뉴스거리가 이리도 없나. 그럴 리는 없고. 자연 리스트에, 박연차 리스트에, , 1시간도 모자랄 뉴스가 수두룩한데 WBC 30분 동안 주구장창 떠들어대고 있으니 이게 KBS, 엑스포츠야. 아무래도 이러니 음모론이 나오지 않을 수 없지. 그 대단하신 분들이 즐비하다는 리스트를 당장 공개하지 않는다고 분개할 마음은 없다. 단지 그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언론이 떠들어야 할 게 아닌가. 무슨 9 뉴스가 비비디 바비디 부도 아니고, 내일 시합에 앞서서 미친 듯이 설레발 치면서 뉴스 시간의 절반 이상을 WBC에 올인하는 게 제 정신인지 가늠하기가 아득하다. 요즘 <아내의 유혹>이 막장을 넘어서 미친년 흉내를 낸다던데, 되레 오늘 본 9 뉴스만 하겠냐. MBC도 설마 이랬을까. 정권 바뀌면 원래 이런 거냐. YTN 기자 4명이 구속됐다는데 어째 그에 대한 언급은 한 마디도 없을까. 에라 썅, '비비디 바비디 부'는 개뿔. 권상우가 부릅니다. KBS 9시뉴스, X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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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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