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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02 <파라노이드 파크>삶은 그렇게 떠밀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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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 반 산트 감독은 근원보다는 현상에 시선을 둔다. 사막을 헤매는 두 청년이 애초에 무엇을 향했는지(<게리>), 끔찍하게 총알을 난사한 소년들은 무엇을 겨눈 것인지(<엘리펀트>), 죽음에 대한 깊은 갈증을 느끼는 청년이 본래 지녔을 생의 의지는 어디로 증발한 것인지(<라스트 데이즈>), 그 모든 것은 중요치 않다. 그는 현실 뒤편의 어떤 근원 지점에 대해서 무신경하게 고개를 한번 돌렸다가 다시 제자리를 바라볼 뿐이다. 잠시 일그러지거나 부서지고, 사멸했던 존재의 형상들이 그 예감을 털어놓기가 무색하게 다시 형체를 안온하게 회복하는 순간의 형형한 찰나를 재생시킨다. 그 과정 속을 걸어가는 젊은 육체들은 그 심약한 영혼에 죽음을 새겨 넣는다.

구스 반 산트는 그렇게 사(死)의 영역을 향해 끊임없이 전진한다. 그것은 카메라의 동선을 따라 걷는 현실적인 족적으로 그려지기도 하고, 대기 속에서 어지럽게 흔들리는 구체음악(具體音樂)의 초현실적인 혼돈으로 울려퍼지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청춘은 죽음의 기억을 새겨 넣는 미완성 형태의 오브제(objet)로 영역화된다. <파라노이드 파크>는 구스 반 산트의 전진을 위한 탐미적 공간이자 재생의 연결고리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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