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아가씨>는 중력 같은 영화들이다. 근래 한국영화를 두고 논할 때 좀처럼 발음되지 않았던 언어가 두 영화 주변으로 시끄럽게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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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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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city for batman

고담의 흑기사 배트맨이 돌아왔다. 수많은 사람들이 극장으로 모였다. 말들을 쏟아냈다. 우린 이 고독한 영웅에게 무엇을 바라고 있나? 아니면 이 영화가 우리에게 무언가를 바라고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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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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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th PIFF Daily Choice

culturist 2009. 10. 8. 23:55

 

 

 

 

 

 

 

 

 

 

 

 

 

 

 

 

 

 

 

 

 

<복수 Vengeance>

10/09 CGV 센텀시티 6 11:00 (GV)

10/12 CGV 센텀시티 12 14:30

10/14 씨너스 부산극장 1 19:30

조니 토 특별전: 도시무협, 조니 토의 영화세계 | 2009 | 조니 토(기봉) | 임달화, 황추생, 조니 할리데이 | 108 | 홍콩

<공기인형 Air Doll>

10/10 CGV 센텀시티 7 17:30 (GV)

10/13 CGV 센텀시티 3 12:30

10/15 씨너스 부산극장 1 19:30

아시아 영화의 창 | 2009 | 고레이다 히로카즈 | 배두나, 오다기리 죠, 아라타 | 116 | 일본

<박쥐(확장판) Thirst>

10/10 메가박스 해운대 M 12:30

10/11 메가박스 해운대 M 16:30 (GV)

10/14 메가박스 M 10:00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 2009 | 박찬욱 | 송강호, 김옥빈, 김해숙, 신하균 | 145 | 한국

<브라이트 스타 Bright Star>

10/9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2 16:30

10/12 대영시네마 3 17:00

10/15 시너스 부산극장 1 16:30

월드시네마: 마스터즈 | 2009 | 제인 캠피온 | 에비 코니쉬, 벤 위쇼 | 119 | 영국, 프랑스, 호주

<작은 연못 A Little Pond>

10/12 CGV 센텀시티 416:30 (GV)

10/13 메가박스 해운대 M16:00

10/15 씨너스 부산극장 3 17:00

갈라 프레젠테이션 | 2009 | 이상우 | 문성근, 김뢰하, 강신일, 박광정 | 86 | 한국

<아이 엠 러브 I Am Love>

10/14 CGV 센텀시티 4 16:00 (GV)

10/15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6 16:30

갈라 프레젠테이션 | 2009 | 루카 구아다니노 | 틸다 스윈튼, 플라비오 파렌티 | 120 | 이탈리아

<피시 탱크 Fish Tank>

10/9 대영시네마 2 14:00

10/11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6 14:00

10/15 대영시네마 1 16:30

월드 시네마 | 2009 | 안드레아 아놀드 | 마이클 패스빈더, 해리 트레더웨이, 키어스틴 워레잉 | 124 | 영국

(무비스트)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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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회 칸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현지시간으로 24오후 7, 칸 뤼미에르대극장에서 열린 폐막식 및 시상식을 끝으로 12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그리고 최고영예인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으로 <화이트 리본>의 미카엘 하네케가 호명됐다.

62회 칸 영화제 수상작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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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예고 홈런

time loop 2009. 5. 4. 23:46

<박쥐>에 대한 긴 글을 쓰고 싶다. 이래저래 생각은 많은데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지난 주말에 한번 더 보니 이 영화에 대해 품은 생각이 한 차례 업데이트됐다. 방출해야 하는데 하지 못하고 있다. , 심란하다.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좀 쌓였다. 그리고 또 쌓일 일이 한 바가지. 원래 <똥파리>에 관한 글도 한번 시간에 밀려 포기했고,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굿나잇 앤 굿럭>을 연결한 만평적인 글도 생각만 가득하다 시간에 밀려 포기했다. 하지만 <박쥐>는 한번 작심하고 써내려 가고 싶다.

 

박찬욱의 욕망이 순수하다고 본다. 어떤 이들은 <박쥐>가 지나치게 인공적이고 통제된 영화라 불편하다지만 난 그 형태가 그에게 있어서 가장 순수한 유희라고 생각한다. 그는 정치적으로 공정하지 않은 진보주의자다. 그는 파괴적인 행위를 통해 극단적인 순수를 이룬다.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혹은 그 이전에 <복수는 나의 것>, 아니면 <공동경비구역 JSA>라도, 박찬욱이 만든 어떤 영화를 보고 감탄을 마지 않았던 그 누군가가 <박쥐>를 보고 침을 뱉었다고 해서 그것을 반박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어떤 변명이 아니라 그저 내가 이해한 박찬욱을 기록해두고 싶다. <박쥐>를 지지한다는 선언을 할 생각은 없다. 단지 결코 폄하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하는 개인적인 사견을 한번쯤 정리해보고 싶다. 텀이 길어지면 영화를 한번 더 보려 한다. 두 번 봤다고, 혹은 세 번 봤다고 내가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이 보였노라, 찬미할 생각은 없다. 단지 뭔가 기억해두고 싶은 장면이 좀 더 세밀하게 관찰됐고 더 되리라 본다.

 

참고로 지극히 평범한, 어떤 비범한 관람 욕망이 전혀 없는 내 여자친구의 가벼운 소견에 따르면 <박쥐>가 좀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뭔가 한번쯤 봐둘 만한 영화인 거 같다고 하더라. 대단한 재미는 없지만 뭔가 볼만한 것을 본 것 같다고 했다. 그 반응이 흥미롭다. 물론 그 한 점에 불과한 반응을 거대한 평면으로 오해하는 짓은 않으려 한다. 다만 내가 착석했던 그 상영관에서 동시에 자지러지다, 동시에 숙연해지는 광경을 종종 목격했다. 그게 흥미로웠다. <박쥐>는 회화적인 영화다. 그게 영화적으로 불순하다고 생각진 않는다. 단지 어떤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조차도 난 지지하는 쪽이었다. 하지만 <박쥐>는 전적으로 지지하지 못하겠다. 단지 악담으로 도배될 영화는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악의적인 방식으로 숭고해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걸 좀 풀어내보려 한다. 그러려면 좀 더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그러니까 이 글의 목적이 뭐냐. 말 그대로 날 위한 수갑이랄까. 이렇게 적어놓고 못하면 좀 쪽팔릴까. 그러니까 일종의 압박을 스스로 채우는 셈. 어떻게든 꼭 해봐야 겠다. 마치 예고 홈런과 같은 거다. 물론 내 글이 홈런이라는 건 아니고. 그냥 파울플라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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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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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앞에 둔 신부는 기도를 거듭할 뿐이다. 기도는 환자는 살리지 못한다. 그저 무기력한 언어로서 환자를 배웅할 뿐이다. 신부는 환자를 살리고 싶다. 하지만 신부는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 그래서 스스로의 몸을 제단에 바친다. 백신개발실험에 참여해 자신의 육체를 바이러스의 볼모로 삼는다. 하지만 그 결과 신부는 뱀파이어가 된다. 죽음에 직면했던 신부는 뱀파이어의 피를 수혈 받고 살아난다. 스스로의 말처럼 그저 좋은 일을 하려 했을 뿐인데 운명은 가혹하다. 뱀파이어가 된 신부의 아이러니로부터 <박쥐>는 시작된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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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단평

cinemania 2009. 4. 25. 12:49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에밀 졸라의 자연주의 소설테레즈 라캥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건 그리 놀랍지 않다. 식물적인 삶에 길들여져 있던 여인과 본능에 충실하던 남자가 만나 정욕을 깨닫고 흉악한 치정극을 거쳐 살인을 공모한 뒤, 질환적인 죄의식에 시달리며 피폐하게 말라가다 결국 성스러운 공멸을 선택하게 된다는 소설의 흐름은 박찬욱의 영화를 관통하던 관념들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박쥐>는 온전히 박찬욱 감독의 취향으로 채워진 사적인 유희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개인 취향의 수집품에 가깝다. 관객은 두 번 시험에 들 것이다. 일차적으로 이 유희적 취향을 존중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건넌다면, 이차적으로 그 유희를 지지할 수 있는가라는 고민이 뒤따른다.

인물들은 하나같이 과장된 표정을 띠고 격양된 연기를 펼치며, 공간을 구성하는 잡다한 소품들은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는 기능적인 인테리어의 속성에 얽매여있다. 대단히 인공적인 형태로 모든 상황이 연출적 통제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배우들의 연기는 그 통제에 얽매여 있다가도 종종 배우 본연의 얼굴을 숨기지 못해서 이질감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뱀파이어는 부조리를 묘사하기 위한 수단처럼 흉악하게 응용되거나 때때로 유머러스한 소품이 되기도 하지만 끝에 다다를수록 숭고해진다. 다만 대부분의 극적 묘사에 판본 그대로 활용되거나 모티브로서 변주된테레즈 라캥의 흔적들이 굴러가는 풍경은 시퀀스 자체의 성취를 보여주는 반면 구조적인 불친절을 지각하게 만든다. 소설을 숙지한 자라면 결핍을 발견할 것이고, 그렇지 못한 자는 의문에 빠질 것이다. ‘테레즈 라캥뱀파이어의 연동은 기운의 결탁 자체로서 기발하지만 두 콘텐츠가 잘 달라붙어 연동되지 못하고 틈을 벌린 채 굴러간다는 인상을 남기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신앙의 문제다. 영화의 결과물 자체가 박찬욱의 완벽한 의도라고 믿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감상을 설계할 수 있는 관객에게 <박쥐>는 성스러운 복음이 될 것이다. 반면 결핍과 인공성이 지나친 과잉과 자만이라고 판단하는 이에게 <박쥐>는 그저 악취미라 불쾌한 것이 될 뿐이다. 그 취향을 존중할 필요는 있다. 지지할 수 있는가가 문제다. 아이러니하지만 <박쥐>는 영화보다도 영화를 둘러싼 말의 형태가 더욱 재미있는 영화가 될 것 같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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