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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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이 처음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건 1997, <접속>을 통해서였다. 그녀가 <밀양>으로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건 2007년이었다. 정확히 10년 만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라는 빤한 수사의 진짜 주인이 된 게 말이다. 그녀는 그저 묵묵히 한발한발 작품을 내디디며 오늘에 다다랐다. 그녀가 또 한번 발을 내딛는다. <카운트다운>으로, 전도연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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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냉정하다. 태건호(정재영)는 유능한 채권추심원이다. 그물을 던지듯 추심 대상자들을 포획하고 그들로부터 걷을 돈을 확실하게 건져낸다. 그가 냉정해진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는 채권추심원이 되어 남의 빚을 대신 받아내며 자신의 빚을 청산한다. 그런 그에게 어느 빚보다도 무거운 간암 진단이 떨어진다. 누군가의 간을 기증받아야만 그는 삶을 연장할 수 있다. 채권을 추심하듯 간을 찾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그는 일말의 희망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찾는다. 한 여인이 그의 목숨을 덧댈 수 있는 간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만만한 여자가 아니다. 차하연(전도연)은 정재계의 거물들을 상대로 한 탕을 노리는 지능적인 팜므파탈이다. 하지만 그녀는 현재 교도소에서 출감을 기다리고 있다. 그녀의 출감을 기다리는 이들도 있다. 그녀의 간을 얻기 위해서는 그녀를 노리는 적들을 대신 헤쳐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녀도 믿을 수 없다. 그 여자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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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영1960년작 <하녀>는 분명 독보적인 걸작이다. 중산층 가정의 가장으로서 부와 명예를 축적한 남성의 감춰진 욕망이 화근이 되어 또 다른 욕망의 포로가 된 채, 불순한 관계의 늪을 허우적거리고 이내 파국적인 운명을 맞이한다는 김기영<하녀>는 형식과 내용 면에서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작품이며 그 특성은 현재까지도 유효할만큼 대단한 에너지를 품은 작품이기도 하다. 관객에게 허락된 내외적인 시야, 즉 관찰과 추리라는 방식에 각각 맹점을 만들어 넣는 저택의 구조적 활용, 인물의 내면 심리 묘사는 압도적이면서도 탁월한 서스펜스를 발생시킨다. 무엇보다도 <하녀>는 자본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물질주의가 싹트기 시작하는 당대 사회적 분위기, 즉 시대적 리얼리즘을 서스펜스의 태반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보다 비범하다. 자신의 육체를 담보로 신분의 상승을 꿈꾸는 하녀의 욕망이 부유한 중산층의 억눌린 욕망의 삽입을 유도하며 보다 거대한 괴물같은 욕망을 잉태하고 영화는 무시무시한 광기의 에너지로 장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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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녀> 단평

cinemania 2010. 5. 4. 12:08

임상수의 <하녀>는 마치 김기영의 <하녀>를 희롱하듯 완성된 작품이다. 서스펜스가 완전히 탈색된 가운데 서구적인 디자인의 저택 내에서 과장된 연극적 제스처와 표정으로 일관하는 인물들의 행위는 온전히 제 정신이 아닌 블랙코미디의 양상을 띠고 있다. 여기서 리메이크라는 의미는 일종의 농담에 가깝다. 임상수는 단지 <하녀>를 수단으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하나 추가했을 뿐이다. 고로 임상수의 <하녀>를 두고 리메이크의 완성도를 논하는 건 딱히 의미가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상류층 사회의 천박함으로 무장된 악의적 조롱에 가까운 <하녀>는 모든 시퀀스를 비롯해 배우들의 연기까지 임상수의 손에 놀아나는 것처럼 완성됐다. 김기영의 <하녀>가 욕망의 시대를 그리는 작품이라면 임상수의 <하녀>는 욕망이 뭔지도 모르는 껍데기들의 난장과 같다. <하녀>에 호의를 표할 수 없지만 이것이 어떤 의미가 없는 작품이라 말할 수도 없다. 결국은 임상수의 의도를 존중할 수 있느냐, 에 따라 관람의 성패가 갈릴 가능성이 다분하다. 결말부의 난장판은 임상수의 의도를 관통하는, 인상적인 장면이다. 하지만 <하녀>는 진심을 겨냥한 과녁이라기 보단 끝없는 희롱처럼 보인다. 그것이 조금 불쾌하다. 원작에 대한 리메이크적 의미를 벗어던진다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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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상수 출연 전도연, 이정재, 서우, 윤여정 개봉 5월 예정

 

부와 명예를 축적한 남성의 어긋난 욕망이 하녀의 표독스런 시선에 포착되는 순간, 평온한 중산층 가정에 불길한 전조가 감돈다. 치부처럼 드러난 욕망이 또 다른 욕망의 포로가 되어 불순한 관계의 늪을 허우적거린다. 자본주의가 걸음마를 시작할 1960년대 무렵을 배경으로 어느 중산층 가정의 파괴적인 몰락을 그려나가는 김기영 감독의 1960년작 <하녀>는 시대적 리얼리즘을 광기의 에너지로 승화시킨, 독보적이고 파격적인 작품이다. 자본의 유무가 권력의 우열로서 확장되기 시작하던 자본주의의 요람적인 징후는 <하녀>를 이루는 무시무시한 광기의 원천이자 소스나 다름없다. 하녀의 얼굴은 곧 시대의 숨은 욕망이나 다름없다. 자신의 육체를 담보로 신분상승을 꿈꾸는 하녀의 욕망은 부유한 중산층의 빈곤한 정서와 밀착하고 질환적인 병폐에 가까운 욕망이 괴물처럼 자라나 삶을 집어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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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인터뷰

interview 2009. 8. 1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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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인터뷰

interview 2008. 9. 2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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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라 아즈코의 단편 ‘멋진 하루’를 동명 그대로 영화화한 <멋진 하루>는 우연과 필연이 겹친 두 남녀의 만남이 이뤄내는 하루 동안의 서사극이다. 오래 전 자신의 연인이었던 병운(하정우)에게 역시 오래 전 빌려줬던 350만원을 돌려받기 위해 희수(전도연)가 찾아간다는 사연은 단순하지만 평범하지 않다. 역시나 사연의 진행도 번거롭다. 350만원은 고사하고 자신의 거처조차 없는 변변찮은 신세인 병운은 자신에게서 빚을 받으려면 자신과 동행해서 빚을 융통하러 다녀야 한다고 희수에게 제안한다. 두 사람의 동행과 함께 본격적인 <멋진 하루>가 시작된다. <멋진 하루>는 전사와 후일담이 궁금한 쌍방향의 호기심을 추적하는 로드무비이자 경계가 희미한 로맨스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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