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과거부터 인간들은 달을 통해 미래를 읽고, 현재를 파악했다. 영원을 누릴 듯 이글거리는 태양과 달리 순간을 견디지 못할 듯 위태롭게 이지러지다 차오름을 반복하는 달은 그만큼 신비롭되 불길한 것이었다. 1969,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을 디딘 이후로도 그곳은 여전히 낯선 영역이다. 환형의 굴레를 끊임없이 돌고 도는 달을 향한 인류적 호기심이 신비에서 실리로 변모했을 뿐, 그 구체는 여전히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할 만큼 미지수의 창작적 자원량을 보유한 미지의 영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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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크 다큐멘터리의 형식으로 위장된 극영화적 오락물. 도입부부터 인터뷰와 취재 영상을 동원하며 사실적으로 위장된 정보를 방대하게 쏟아내는 <디스트릭트9 District9>은 기존의 SF영화들이 제시한 상상력을 고스란히 녹여낸 도가니에서 온전히 판본이 다른 형태로 주조된 독창적 산물이다. 작은 아이디어로부터 비롯된 결과물이 어떤 성과에 다다를 수 있는가를 증명하는 실험적 소품이자 기존의 할리우드발 상업영화들의 방법론을 하이브리드(hybrid)하게 응용한 SF변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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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방영됐던 TV시리즈 <스타트렉: 더 넥스트 제네레이션>을 기억하는 이가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스타트렉>의 네임밸류는 분명 국내에서 듣보잡에 가깝다. 특히 <스타트렉>이 전세계적으로 트레키(Trekkies)라는 광신적인 팬덤까지 형성하며 성대한 지지를 얻은 시리즈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이 시리즈가 국내에서 얻은 대우는 가히 안습에 가깝다. 하지만 1966년에 제작된 진 로든베리의 오리지널 시리즈로부터 5번에 걸쳐 진전된 TV시리즈와 10편의 극장판까지 업데이트 된 <스타트렉>의 발자취는 국내 사정과 무관하게 무궁무진 그 자체다. J.J.에이브람스가 이 시리즈의 프리퀄(prequel)이라 소개된 <스타트렉: 더 비기닝>(이하, <더 비기닝>)을 축조하기까지의 과정도 분명 그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스타트렉>은 분명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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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날아온 정체불명의 운석이 한 여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결혼식 날 거인이 된 수잔(리즈 위더스푼, 한예슬)은 미국 정부가 비밀리에 운영하는 지하기지에서 선배(?) 몬스터들과 함께 거대렐라라는 이름으로 명명된 채 격리된다. 그러던 어느 날, 외계로부터 정체불명의 거대로봇이 또 미국 땅에 떨어져(!) 무차별 공격을 감행한다. 전군이 동원됐지만 거대로봇에게 맞서긴 역부족이다. 결국 비밀리에 격리돼있던 몬스터들이 출격한다. 거대렐라가 된 수잔과 함께 미씽 링크와 닥터 로치, 밥은 작전에 성공하면 자유로운 신분을 주겠다는 워 딜러 장군(키퍼 서덜랜드)의 약속과 함께 거대로봇을 제압하기 위해 세상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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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날아온 정체불명의 운석은 한 여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린다. 거인이 된 수잔(리즈 위더스푼, 한예슬)은 미국 정부가 비밀리에 운영하는 지하기지에 격리된 채 거대렐라라 불리며 선배(?) 몬스터들과 조우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역시나 외계에서 날아온 정체불명의 거대로봇이 또 미국 땅에 떨어져(!) 무차별 공격을 감행한다. 이에 맞서기 위해 비밀리에 격리돼있던 몬스터들이 출격한다. 간단한 줄거리만으로 보자면 박진감 넘치는 SF액션물의 외피가 예상돼지만 <몬스터 vs 에어리언>(이하, <몬스터>)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이라는 혈통을 입증하듯 나사 빠진 캐릭터들의 행위와 대사를 통해 위트를 유발하는 해학적 작품이다.

 

주지하는 정서적 감흥이 뻔한 수준을 맴돌지만 단순하다고 폄하할 수 있는 수준의 스토리까진 아니다. 인간을 위협한다고 믿었던 몬스터들이 지구를 구하고, 되레 인간의 혐오를 극복하며 슈퍼히어로에 버금가는 존재로 변태되는 성장스토리엔 나름대로 제 크기에 걸맞은 의미가 있다. 다만 <몬스터 vs 에어리언>(이하, <몬스터>)은 그보다 다른 의도가 명확한 작품이다. 스토리는 조연에 가깝다. 주연은 인트루 3D(Intru 3D)라 지칭되는 3D영상구현기술을 통한 시각적 자극의 진일보를 체험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엔터테인먼트에 가까운 속성이다. <몬스터>는 시각적 자극을 극대화시킨 3D영상의 엔터테인먼트적 자질이 어느 수준에 도달했는가를 알리는 현대의 지표란 점에서 흥미롭다. 다만 그 자극이 뛰어난 창작력을 기반으로 삼지 못했을 때 지속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 같다. 때때로 블랙코미디적인 웃음을 유발하는 캐릭터들이 귀엽지만 그것이 이 영화를 권할 만큼 강력한 매력이라 정의 내리긴 쉽지 않다. 기술도 과도기지만 이야기 수준도 과도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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