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해(苦 海)

Poemian 2009. 7. 18. 23:44

숨결이 흩어지려는 날이 있었다.
어느 가슴 한 구석에

서늘한 상실의 파편이
시리게 파고드려는 날이 있었다.

빛이 끊어지리듯

가느다랗게 헐떡이며
숨을 몰아쉬우던
샛노란 하늘이 있었다.

하얗던 날개에

새빨간 그늘이 물들고
핏기 도려내진 얼굴에
창백한 그림자가 스며들 때

저물어가던 나날에
한 줄기 가느다란
희미한 온기에 나마
두 손을 뻗었다.

흩어질 듯 흩어질 듯

바람에 나부끼듯
흩어지는 삶을 쫓아
어제도 오늘까지 따라왔다.

흩날리는 삶의 한편에

서글퍼 낯익은 두눈에
한 모금 온기를 담아
쓰러진 내일을 흔들어 본다.

 

-無 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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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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