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이 흩어지려는 날이 있었다.
어느 가슴 한 구석에
서늘한 상실의 파편이
시리게 파고드려는 날이 있었다.
빛이 끊어지리듯
가느다랗게 헐떡이며
숨을 몰아쉬우던
샛노란 하늘이 있었다.
하얗던 날개에
새빨간 그늘이 물들고
핏기 도려내진 얼굴에
창백한 그림자가 스며들 때
저물어가던 나날에
한 줄기 가느다란
희미한 온기에 나마
두 손을 뻗었다.
흩어질 듯 흩어질 듯
바람에 나부끼듯
흩어지는 삶을 쫓아
어제도 오늘까지 따라왔다.
흩날리는 삶의 한편에
서글퍼 낯익은 두눈에
한 모금 온기를 담아
쓰러진 내일을 흔들어 본다.
-無 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