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안 온다. 아니, 피로한 건 맞는데, 잠이 오는 건 맞는데, 기이하게도 침대에 누우면 잠을 못 이룬다. 숙면을 취할 수 없다. 며칠 전에는 하루 종일 잠을 못 이뤘다. 어젠 가까스로
불규칙적인 생활 패턴의 축적 결과다. 게다가 최근 2주 사이엔 개인적인 심경의 문제로, 동시에 업무적 문제로 하루 평균 4시간 미만의 취침 시간을 가졌다. 덕분에 몸의 바이오 리듬이 망가졌다. 피곤하다 느끼면서도 잠을 못 이룬다. 큰일이다. 오늘은 나름 많이 걸어서 피곤할 테니 잠 좀 자겠군, 싶었는데도 불과 4시간을 푹 자지 못하고 깼다. 해결방법은 모르겠고, 걱정이다. 체력은 날로 떨어져가고, 운동은 못하고 있고, 몸은 말라가고, 최근엔 다시 기본적인 근력 운동이라도 할까 했는데 오른쪽 손목에 손목터널증후군이 보인다. 망할, 직업병이다. 내 나이 서른도 안 됐고, 글 같은 글도 못 쓰는 주제에 질병을 얻었다. 넌 재능 없으니 때려 쳐, 라는 신의 계시인가. 이럴 때 집 주변에 조깅할만한 공간이라도 있다면 좋을 텐데. 신사동은 죄다 차도 뿐이다. 가로수길에서 조깅할 순 없잖아.
개인적으로 잠 자는 것을 좋아하진 않는다. 물론 피곤할 땐 미친 듯이 자고 싶지만. 다 떠나서 잠을 잔다는 행위는 죽음을 연습하는 행위처럼 느껴진다. 죽어있는 시간 같다. 특히 요즘처럼 눈 감고 산다는 것에 공포를 느낄 때도 없을 즈음엔 더더욱 그렇다. 눈뜨고 산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눈 감고 싶지 않다. 하지만 눈을 뜨더라도 선명하게 떠야지. 흐리멍텅해선 곤란해. 이래저래 피곤하면 좋을 게 없다. 불필요한 잠은 줄여도 필요한 잠은 제대로 자야지. 하루 종일 머리가 무거워서야 쓰겠나. 이래서야 글은 커녕 시야나 확보하겠나. 내가 규칙적인 아침형 인간이 되기엔 무리인 걸 알지만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나도 살긴 살아야지. 지구를 구할 것도 아닌데, 그럴 능력도 없는데 잠을 못 자서는 곤란하지. 뭐 같은 글이라도 쓰면서 살려면 건강이 기본이기도 하고. 새벽부터 일어나서 YTN에서 강달프 의원의 버럭 장면을 봤다. 심기가 불편하다. 우리 딴나라당 준표 형아의 '국회가 깡패집단도 아니고' 멘트는 뒤집어졌다. 아, 아니었던가. 이런. 몰랐네. 난 님하가 조폭 두목인 줄 알았는데. 아, 이런 말하면 남산에 묻히나염? 여하간 새벽녘에 이게 뭔 짓이니. 제길. 이 죽일 놈의 불면증. 다른 책이나 더 봐야지. 오늘은 영화도 두 편이나 봐야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