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은 아니고, 더위를 먹었으니 이해 요망, 까진 아니더라도 어쨌든 날씨가 매우 더워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지경. 한낮에 더위를 피해 노트북 들고 집 주변 커피점을 찾아 밀린 일 좀 하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다시 그리워지는 에어컨 바람.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기분으로 열대야를 맞이하면서도 마저 할 일을 마쳐야 하는 가운데 도저히 일할 기분이 나지 않아 잡설이나 늘어놓고 있는 중. 더운 바람 나오는 선풍기 앞에서 글을 쓰고 있노라니 출근이라도 하고 싶어지는 지경. 남들은 여름이 참 좋다는데 28년 살아오는 동안 좀처럼 납득이 되지 않는 소리. 심지어 군대에서도 난 여름이나 겨울이나 마찬가지로 싫은 계절이었다네. 물론 겨울 새벽 근무에 얼어붙는 엄지발가락의 무딘 감각은 정말 최악이었지만. 아, 덥다. 더위 먹은 척은 이제 여기까지. 어이구, 더워. 나 녹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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