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이 덜렁거린다. 마음이 아프다는 말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눈을 뜨고 잠시 멍했다. 그리곤 살며시 체감했다. 멀쩡한 듯 하다가도 왈칵. 잠자고 있던 눈물샘에 감각이 돌아온다. 시간이 약이라는데, 내겐 너무 힘든 처방이에요. 기억을 잊을 순 없을까요? 아니, 난 아직 인정한 게 아니에요. 체념하지 않았어요. 아직 희망은 남아있을 거에요. 만약 <이터널 선샤인>처럼 기억을 무너뜨려야 한다면 전 얼마나 많은 기억을 무너뜨려야 할까요? 심지어 우리집도 무너져야 할 텐데.
그 아이는 참 예쁜 친구였다. 뒤늦게 알았다. 내가 그 예쁜 아이에게 모질게 굴었음을. 난 이 아이가 내가 마냥 좋아서 붙어사는 매미인 줄 알았나. 그렇다면 매미도 고작 2주 남짓 사는 운명인 걸 깨달았어야 했나 보다. 2년이 채 못되어 사랑이 죽었나 보다. 운명했다. 팔 한쪽이 가벼워. 날아갔다. 마음이 여리고 순수했던 아이는 단단한 말에 이기지 못하고 허물어졌다. 뒤늦은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나 자꾸 내 마음을 친다. 멀미가 난다. 모든 게 꿈이었으면 좋으련만, 난 두 눈을 뜨고 있다. 감각이 느껴진다. 거짓말이 아닌가 보다. 그래도 난 아직 믿고 싶지 않다. 앞으로도 일산에 그 아이를 찾아갈 일이 있을 거야. 그렇게 날이 밝았다.
이 좁디좁은 방안이 네 생각으로 터져나갈 것만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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