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난 분명 내 걱정을 하고 있다.
촛불 집회니, 쇠고기 문제니, 대운하니, 민영화니,
이딴 게 나라를 망칠 거야.
결국 이 포괄적인 개념들로부터 내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핵심을 추출하자면 내 삶이 불안해지니까, 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난 나를 위해서 싸우고자 한다.
우리를 위해서라고 대의적인 명분을 내걸 염치는 없다.
게다가 난 저 광장으로 모인 대다수의 사람들 역시 자신을 걱정했기 때문에 나선 것이라고 생각한다.
#2.
강아지가 병원에 다녀왔다.
그저 예방접종을 목적으로 부가적인 진찰을 받았을 뿐이다.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심장이 별로 안 좋다고 했다.
수명이 좀 짧을 수 있다고 했다.
간식도 주지 말란다.
정확한 병명은 모른다.
단지 좌심실과 우심실 사이에 구멍이 나서 발생한 압력차로 인해 우심실이 부어 있단다.
이 녀석 처량한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3.
한번 넣어보지 그랬어.
사실은 몰랐다. 하지만 알았다 해도 자신이 없어서 못했을 것이다.
누구는 충분하지 않았겠어? 라고 하지만 난 솔직히 내가 그 정도 역량이 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
열등감이라고 말하기엔 사안이 다르고,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말하기엔 태도의 문제가 있다.
불만족이 옳다. 난 분명 현재 내 자신의 역량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진화하길 원한다.
공부가 필요하다. 동시에 나이를 먹고 있다.
이래저래 딜레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