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가 있다. 정확히 꼰대다. 그런데 그 사람은 스스로 진보주의자라고 한다. 아이러니한 상황. 정치적 진보를 표방하는 사람이 일상에서는 적확하게 보수적 습성을 곧잘 드러낸다. 참 희한한 일이다. 그 사람은 스스로 진보라고 공공연히 떠든다. 하지만 실상 그 사람은 꼰대다. 여하간 이건 불행이다. 입으로 진보를 말하는 사람의 보수적 행위가 되레 본질을 왜곡시킨다. 단지 그 사람만의 문제일까. 사회의 보수적 관성에 본능적으로 편견과 고정관념을 관철시키면서도 스스로 그 타성을 지적하는 건 어느 조직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다. 비겁하거나, 멍청하거나, 혹은 진짜로 모르거나. 어느 쪽이든 이 사회의 비극적 문맥에 주요한 문장을 이루는, 짧지만 효과적인 프레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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