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부동산 중개업자 메릴 모건(사라 제시카 파커)과 변호사 폴 모건(휴 그랜트)은 별거 중인 부부다. 폴의 외도로 인해 부부 사이에 금이 가고 파편처럼 떨어진 채 지나던 부부의 별거도 어느새 3개월에 다다랐다. 벌어진 관계를 이어보려는 폴은 메릴에게 선물을 전하고 만남을 청하며 대화를 나눠보지만 메릴의 마음은 좀처럼 쉽게 열리지 않는다. 그러던 중, 그들에게 영화 같은 사건이 찾아온다. 저녁식사 후, 길을 걷던 그들의 머리 위로 쏟아지는 날벼락 같은 빗방울보다도 더 날벼락 같은, 살인현장을 목격하게 되는 사건이 벌어지는 것. 범인에게 온전히 노출된 두 사람은 증인보호 프로그램 아래, 짐을 싸 들고 시골로 내려가 한 지붕 아래서 다시 일상을 꾸리게 된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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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정이 무섭다. 대립적 관계에 놓여있던 남녀가 필연적인 계기를 통해 운명적 공동체를 계약하고 이로 인해 끊임없이 부딪히고 갈등하다 이내 정들어 로맨스를 낳는다. 대부분 로맨틱코미디라고 불리는 영화들은 이토록 닳고 닳은 관계적 갈등을 기본적 골조로 삼아 로맨스를 축조한다. 그럼에도 그것들이 닳아 없어지지 않고 끝없이 재생산되는 건 낡고 낡아서 앙상할 것만 같은 로맨스의 골조를 풍성하게 치장하는 코미디 덕분이다. 로맨스의 진심을 훼손하지 않는 동시에 적절한 기능성을 갖춘 코미디는 로맨틱코미디라는 장르를 풍요롭게 만드는 자질이다. 로맨틱코미디라는 장르의 형식으로 대변되는 <프로포즈>도 마찬가지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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