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오랜 역사는 폭력과 맞물려 왔다. 야만의 시대에서 문명의 시대로 진입한 현대까지도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폭력의 상흔이 발견된다. <바더 마인호프>는 폭력적 역사에 대한 기록적 재현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연출된 스크린 너머의 풍경엔 인간이, 인간의 신념이, 인간의 신념이 잉태되는 시대가 있다. 신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달리는 인간은 추구하는 신념에 따른 역사를 완성하기 위해 때때로 폭력을 발화시키며 시대를 덥힌다. 폭력을 등에 업은 신념이 시대를 가열시킨다. 기록된 폭력은 역사가 되고 인간과 함께 끊임없이 사유된다. 폭력은 과연 정당화될 수 있는 가치인가. 그리고 폭력에 대항하는 폭력은 어떻게 기억될 수 있을까. <바더 마인호프>의 화두는 분명 그렇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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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부는 경극 배우였다. 그는 배우로서 명성을 누렸고, 최고의 명예를 얻었다. 하지만 백부는 광대였다. 광대란 명예를 쌓아 올려도 한 줌 바람에 허물어지기 좋은 운명에 불과했다. “경극배우로 성공해도 멸시를 벗어날 수 없다. 무대를 떠나라.” 백부의 유언장을 읽어 내려가던 어린 원화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연기를 가르칠 선생님이 왔다. 백부는 원화에게 무대를 떠나라 했지만 운명은 원화를 무대 위로 올려 보낸다. <매란방>은 배우로서의 삶을 면치 못했던 어느 한 사람의 운명을 담아내기 위한 그릇이 된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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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신상명세를 설명하는 간략한 자막이 따라붙고, 서사의 변화를 표기하는 자막도 타이밍 맞게 등장한다. 이 사연이 결코 거짓이 아님을 강조하듯 빈번하게 자막이 등장하며 화면을 수놓는다. 실제로 <알파독>은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이뤄진 작품이다. 불과 스무 살의 나이에 마약딜러로 성공했지만 결국 미 FBI의 최연소 수배범으로 기록된 제시 제임스 할리우드라는 청년에 관한 서사를 극화했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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