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시퀀스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쌍팔년도 시절의 호러 영화의 기시감이 든다. 여기서 쌍팔년도의 의미는 ‘촌스럽다’보단 ‘고전적이다’란 의미에 가깝다. <드래그 미 투 헬>은 신경만 긁다 기분을 잡치게 만드는 근래의 유사 호러물 따위와 종자가 다른 진짜 호러영화다. 악랄하고 장난끼 가득한 B급 유희의 난장질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오르내리는 기분이 든다. 게다가 피칠갑과 신체절단이라는 잔인한 이미지를 동원하지 않으면서도 압도적인 악랄함을 통해 공포적 전율을 선사하는 동시에 어느 코미디 영화보다도 강력한 웃음을 동반한다. 저주와 주문이라는 오컬트적 신비가 가미된 악마적 공포 가운데서 농담처럼 끼어드는 B급 유희가 단연 발군이다. 분명 ‘으악’과 ‘으하하’를 반복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드래그 미 투 헬>은 분명 21세기의 기념비적인 호러영화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마스터피스다. 그리고 <스파이더맨>이 아닌, <이블데드>의 샘 레이미는 여전히 건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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