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라치게 놀라듯 깨어난 남자는 자신이 사막 어딘가에 있음을 알게 된다. 곧 고통을 느낀 그는 복부의 깊은 상처를 발견했다. 그리고 왼손 팔목에 정체 모를 금속 팔찌가 채워져 있다는 것도 알았다. 벗겨내려 해도 소용이 없다. 깡그리 지워진 것처럼,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그 와중에 말을 탄 세 남자가 그에게 접근해온다. 수작을 거는 꼴이나 행색을 보아하니 예감이 좋진 않다. 그 중 하나가 남자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다가온다. 하지만 그 세 사람을 차례로 쓰러뜨린 남자는 옷과 신발을 챙겨 입고 길을 떠난다. 그리고 곧 한 마을에 당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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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배우를 어디서 봤더라?’라고 생각하게 되는 건 비단 당신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 기시감을 부르는 대부분의 배우들은 언젠가 다시 당신의 눈에 들게 돼 있다. 샘 록웰이 바로 그런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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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2> 단평

cinemania 2010. 4. 28. 19:57

새로운 적이 등장했고, 위기는 필연적이다. 하지만 <아이언맨2>는 안티히어로의 길을 걷지 않는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생존에 대한 고민으로 대체되고, 가문의 영광에 대한 의심은 확신으로 변해 더욱 강건한 의식으로 개척된다. 전작에 비해 화끈한 볼거리의 비율이 줄어들고 서사적 무게가 늘어났다는 점이 팬덤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미지수지만 여전히 눈이 즐겁고, 새롭게 추가된 캐릭터들은 적절한 쓰임새를 자랑한다. 시리즈로서의 야심은 단순한 확장보단 발전적 경로를 확보해냈다. 슈트의 약발은 여전히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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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과거부터 인간들은 달을 통해 미래를 읽고, 현재를 파악했다. 영원을 누릴 듯 이글거리는 태양과 달리 순간을 견디지 못할 듯 위태롭게 이지러지다 차오름을 반복하는 달은 그만큼 신비롭되 불길한 것이었다. 1969,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을 디딘 이후로도 그곳은 여전히 낯선 영역이다. 환형의 굴레를 끊임없이 돌고 도는 달을 향한 인류적 호기심이 신비에서 실리로 변모했을 뿐, 그 구체는 여전히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할 만큼 미지수의 창작적 자원량을 보유한 미지의 영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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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 6 17 오전 2시반, 워싱턴 민주당사를 도청하려던 5명의 용의자가 검거됐다. 워싱턴 포스트지의 두 기자는 그 배후를 추적했고, 그 끝자락에 닉슨 대통령이 관련됐음이 기사를 통해 폭로됐다. 차기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던 닉슨 대통령의 불명예가 백일하에 드러났다. 닉슨은 이를 적극 부인했지만 결국 여론의 압박이 대단했다. 결국 1974 8, 국회의 탄핵의결을 거쳐 대통령직을 사임하며 닉슨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워터게이트(Watergate)’ 사건이다. 여기서 워터게이트는 워싱턴 민주당사가 있던 건물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대부분의 정치 스캔들 명칭에 게이트(gate)란 어미가 붙게 된 것도 이 덕분이다. 어쨌든 닉슨 대통령은 대단한 정치적 영향력을 남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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