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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08.15 그럭저럭 2
  3. 2008.08.13 다크 나이트 속편 리들러 Coming soon? 2
  4. 2008.08.12 080811
  5. 2008.08.09 080808
  6. 2008.08.02 080802
  7. 2008.07.31 엑스파일, 그리고 나는 믿고 싶다.
  8. 2008.07.30 080730
  9. 2008.07.29 080729 아침
  10. 2008.07.26 080726

080820

time loop 2008. 8. 21. 04:02

1.     디지털시네마서울 개막작인 <24시티>의 기자시사를 다녀왔다. 내가 이 영화에 대해서 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다. 개발도상에 대한 원대한 꿈을 품은 도시의 그늘에서 착취되는 소시민들의 희망은 그들에게 눈물과 회한을 보답했음에도 세대를 지나 도시는 여전히 소시민들의 꿈을 착취하며 기이하게 번창한다. 군수산업을 통해 번창한 청두의 팩토리420에 긴 세월을 바친 노동자들에 대한 극화와 다큐적 술회로 이뤄진 <24시티><스틸 라이프> <>의 융합적 변주이자 <무용>의 또 다른 단면으로서 지아 장커의 새로운 실험적 면모를 각성시키는 작품이다. 영화의 끝과 함께 망연자실해졌다는 정성일 평론가의 코멘트만큼이나 거대한 감상을 느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거대한 허무가 밀려왔다. 24시티는 내가 모르는 세계임과 동시에 기이하게 내가 아는 세계와 어딘가 닮아있는 세계다. 베이징 올림픽의 꿈에 부푼 중국인들의 거대한 욕망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지만 그 희망이 세월 뒤로 뻥 터져 쭈그러진 풍선처럼 초라해진다면 그 삶은 얼마나 많은 한을 보복처럼 품게 만들까? 그리고 그것은 달동네 판자촌을 밀어내고 거대한 뉴타운을 지으려는 이 땅의 욕망과 얼마나 먼 것일까.

 

2.     이 시간까지 깨어있는 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손도 못 댄 인터뷰는 2개나 남아 있고, 꼭 써야 할 리뷰가 2, 그리고 손대야 할지 망설여지는 리뷰가 하나 있다. 내일은 <맘마미아!>를 봐야 한다. 할 일이 하나 늘기 전에 쌓인 것을 좀 덜어야 한다. 하지만 집중력은 떨어지고, 시간은 흐르고, 잠잘 시간은 줄어든다. 사실 이 며칠간 잠도 얼마 못 잔 탓에 정신이 몽롱하다. 게다가 어제 강행한 술자리로 인해 좀 더 피로도가 쌓였다. 박카스라도 수혈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3.     류승완 감독 인터뷰를 하면서 내 인터뷰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느꼈다. 아무래도 어떤 대답을 원하는 인터뷰어가 되고 있는 건 아닌지 싶다. 그런 점에서 류승완 감독 같은 상대는 좋은 자극이 된다. 까칠함이라기 보단 직설적인 언변은 내 스스로가 지닌 많은 문제점을 자각하게 만들었다. 난 자꾸 무언가를 해석해서 의미를 양산하려 했다. 물론 해석이 나쁜 일은 아니다. 다만 자신이 재생산한 컨텐츠를 1차적 생산자에게 자꾸 강요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리라. 전날, 11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한 덕분에 조금 지쳤다는 그는 살짝 쉬어있는 목소리와 진이 빠진 눈빛을 간혹 드러내기도 했지만 대부분 진지하고도 성실한 답변을 내놓았다. 어쩌면 무딘 검을 든 자의 숙명이란 베어져 나간 상처를 봉합하는 것이리라. 물론 상대가 내 목을 내려치지 못하게 만들 정도의 각오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도 하겠지만. 그런 점에서 류승완 감독과의 인터뷰는 좋은 상채기를 남겼다고 볼 수 있다. 진심으로 그의 <다찌마와 리>가 조금만 더 잘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에게 전해지지 않을 감사를.

 

4.     내일 용산CGV에서 <맘마미아!>를 보는 김에 아이맥스로 <다크 나이트>를 한번 더 볼 생각이다.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두 편을 줄창 보는 짓이 합당한가, 라는 질문 따위는 날려버릴 수 있는 영화니까 괜찮다. 벌써부터 기대된다. 한가지 걱정되는 건 <맘마미아!>를 먼저 본다는 사실이다. <다크 나이트>에 짓눌려 그 이미지가 모두 상실될까 두렵다. 그래도 봐야 한다.

5.     다음 주 화요일에 원주로 23일의 동원훈련에 끌려간다. 그 전까진 대략 밀린 일을 청산해야 한다. 문제는 이번 달 네오이마주 세미나 준비도 전혀 못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번 달에도 토론문을 쓸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미칠 노릇이다. 게다가 동원 훈련 기간엔 보고 싶은 영화의 시사회가 줄창 잡혀있다. , 이 딴 경우가 다 있냐 싶지만 한편으로는 차라리 훈련 기간이 날 쉬게 만들어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에라, 모르겠다. 하지만 군복을 입어야 한다는 사실은 실로 끔찍하다. 내가 이 동원훈련이 싫은 가장 큰 이유는 사실 그것이기도 하거니와.

 

6.     올림픽 기간은 기간이다. 나는 나름 스포츠를 좋아한다. 그것이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음이 탐탁지 않으면서도 그것에 자꾸 관심이 간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축제는 축제다. 하지만 그만큼 그 축제에 열광하지 못하는 이들의 사연이 외면하기 힘들어진다. 성대한 잔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소외되는 중국인민들에 대한 연민까지 나아갈 필요 없을 정도로 우리 주변도 실로 처참하다.

7.     친구 녀석 하나가 여자 때문에 끙끙댄다. 나름 친해진 여자가 있는데 상당히 자신에게 많이 의지하는 것으로 보아 감정이 잉태됐는데 막상 그런 상태에서 여자는 한발자국 물러섰다 한다. 넋두리와 함께 조언을 구한다. 이제야 처음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보는 내게 그런 카운셀링을 요청한 네 놈의 팔자도 애처롭지만 모른 척할 수도 없는 일이다. 물론 비슷한 경우가 실은 몇 년 전 나에게도 있었다. 그래서 왠지 남 일 같지도 않고. 어쨌든 정황을 보니 이 녀석은 괴롭고 상대편은 무심하거나 무심한 척 시크하게 상황을 모면하려는 것 같다. 남녀 사이에 친구가 되기 힘들다는 말은 때로 이런 상황에서 비롯된다. 어쨌든 쉽지 않다. 확실한 건 그것이 상처가 된다면 당장은 힘들어도 언젠가 무덤덤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이후로 좋은 상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란 장담에 대한 예시문은 바로 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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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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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time loop 2008. 8. 15. 01:05

오랜만에 전화온 친구가 묻는다.

잘 지내?
그럭저럭

오랜만에 네이트온에 로그인한 친구가 묻는다.
잘 지내?
그럭저럭

차마 잘 살고 있다는 말을 할 자신도, 염치도 없다.
그래도 확실한 건 밥이라도 먹고 살아있긴 하다는 것.
살아는 있고,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다고 세상 살기가 이리도 어려워, 라고 하소연하고 싶지도 않다. 그건 구차해서이기도 하지만 실로 무의미하게 귀찮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그럭저럭.
나도 그럭저럭, 세상도 그럭저럭, 일도 그럭저럭, 연애도 그럭저럭, 모든 게 그저 그럭저럭

잘 살고 있나요?
그럭저럭.

난 무심하듯 시크하게,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으면서, 내 삶에서 한발자국 뒤로 물러선 언어에 기대며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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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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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가 불명확한 것이다.
어떤 이의 말로는 이것이 어느 일반인의 팬질이라 추측하지만 이 떡밥을 '나는 믿고 싶다'. (이 떡밥은 내꺼다! 덥썩!)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2011년까지는 목숨을 연명해야 할 필사적인 이유가 생긴 것이리라.
히스 레저와 함께 조커가 분실된 이상, 조니 뎁 옹의 리들러라도(!) 결코 보고 싶다.

도와줘요. 크리스토퍼 놀란!

크리스토퍼 놀란:...................................(냉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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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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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811

time loop 2008. 8. 12. 01:24

1.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만큼 짜증나고 초조한 경우도 없다. 오늘 안에 끝내려 했던 글을 써내려가지 못하고 하루를 꼬박 보내는 것처럼 괴로운 것도 없다. 내일 있을 이상은 씨 인터뷰는 그것이 엄청난 준비가 필요한 일임을 알면서도 아직 제대로 시동도 못 걸었다. 맙소사.

2. 날씨가 덥다.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이러면서도 마냥 버티는 수밖에 없다. 어쩌겠나.

3.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너무 막 대하는 거 같다. 그 친구가 심하게 착한가 보다. 내가 좀 더 너그러워져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쓸 때 없는 장난끼는 넘치고 취향은 괴팍하며 참을성은 바닥이다. 그 친구는 백지 같은 친구다. 난 마구 휘갈리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 공백은 없어진다. 칸을 정해서 예쁜 글씨만 쓰고 싶다. 하지만 난 글씨를 예쁘게 쓸 줄 모르는 것 같다. 노력밖에 길이 없곘지. 이게 다 잠이 부족한 탓이다. 지나치게 예민해. 게다가 더위에 쥐약인 나에게 요즘 날씨는 사약이다. 하지만 난 분명 사랑하고 있다. 물론 이해해달라는 말이 아니다. 그만큼 내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종종 미안하다. 반성하고 반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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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808

time loop 2008. 8. 9. 05:37

1.     정신줄이 녹아 내릴 정도로 미친 듯이 더웠다. 하루 전날, 갑자기 컨택된 인터뷰 준비로 잠도 2시간 밖에 못 잤다. 덕분에 상태 많이 안 좋았다. 난 인터뷰를 앞두곤 상당히 긴장한다. 뭔가 하나라도 더 봐야 할 것 같고, 질문지가 빽빽하게 채워지지 않으면 불안하다. 아직 경험미숙을 벗어나지 못한 건지, 내 어설픈 완벽주의 기질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간 은근히 괴롭고도 설레는 작업이다.

2.     알리샤 키스의 내한 공연에 다녀왔다. 아는 이의 협찬으로 무려 공짜로 봤다. 가히 신의 은총에 버금가는 행운일지라. 어쨌든 알리샤 키스 우왕ㅋ굳ㅋ ㅠㅠb

3.     베이징 올림픽이 개막했다. 못 봤다. 몰랐다. 말이 돼냐고? 1번 글 참조. 난 오늘 거의 맛이 간 상태였다.

4.     엄청난 호재까진 아니더라도 약간의 좋은 소식이 있었다. 일발적인 것이 아니라 나름 장기적인 부분이라 다행스럽기도 하고. 여하간 어떤 고민은 살짝 해소될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완전한 것은 아니다. 불안요소는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이건 방심하느냐의 문제와 관련된 영역이 아니라서 답답한 면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내 스스로 타파해나가야 할 구석이 있는 문제다.

5.     진로에 대한 조언을 얻었다. 어쨌든 결국은 내가 결정해야 한다. 성향도 중요하지만 경험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건 타이밍이다. 때를 놓치면 덫에 걸리거나 늪에 빠진다. 물론 난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나 이러고 있어도 되나?

6. 말복이었다. 난 개고기를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다. 물론 그것을 혐오할 생각은 없다. 그건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인 영역이므로 함부로 손가락질해서는 안된다라고 스스로 믿고 있다. 여하간 요즘처럼 기운이 허할 때 그것이 엄청난 효과를 부여한다면 한번쯤 시식해볼만한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한다. 물론 우리 집 강아지를 대상으로 하는 말은 아니다. 얘는 사이즈만 봐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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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802

time loop 2008. 8. 2. 23:48
1. 나는 알고 보면 좀 웃긴 놈이다. 물론 몸개그 작렬 같은 것 따위에는 재능이 없다. 하지만 난 내가 보기에 상당히 시시껄렁한 농담 쯤은 말쑥하게 할 수 있는 놈이라고 알고 있고, 그렇게 믿고 있다. 실례로 날 잘 아는, 내 주변 인간들은 내가 그런 놈이라고 알고 있는 놈이 수두룩...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있다. 어쨌든 내가 신비주의자 따위도 아니고, 몇 년 사이에 만난 대다수의 사람들 앞에서 심하게 점잔을 떤 까닭이 있을지는 몰라도, 내가 그렇게 인식되고 있음은 때때로 부담스럽다.

2. 서태지가 컴백한다. 음반은 사지 않았다. 사실 음반점에서 자켓을 보고 가격을 보고 피식했다. 글쎄다. 더 이상 내 소비심리를 부추기지 못하는 이 앨범이 이 가격? 다 떠나서 피터팬 콤플렉스가 강하게 느껴지는 서태지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그는 피터팬이 아니다. 과연 서태지가 늙는다는 것을 견딜 수 있을까? 혹은 그의 팬들이 그것을 견딜 수 있을까? 종교적인 숭배는 그것의 신비주의적 광기를 통해 자라난다. 서태지의 신비주의는 그의 얼굴에 주름이 생기는 순간 와르르 무너질 것이다. 난 그가 위태롭게 보인다. 그저 나의 기우인가? 한 때 그를 사랑했던 팬의 입장에서도 이건 견디기 힘든 일이다. 그래서 난 그의 지배력에서 일찍 벗어나는 게 그만큼 안전함을 깨달았다. 그래서 음반은 안 산다.

3. 비가 온다. 그쳤다. 바람이 분다. 비가 온다. 그쳤다. 바람이 분다. 비가 온다. 비가 들어온다. 창문을 닫았다.

4.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인 친한 친구들을 만났다. 광주에서 학교를 졸업한 덕분에 내 주변 친한 친구들을 만나는 일이란 연례행사에 가까운 일이 됐다. 사실 서울에 사는 친구들도 있지만.....나의 무관심과 게으름이 그들과의 만남을 성사시키기 힘들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어쨌든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은 반갑다. 주머니가 두둑하지 않아도 뭔가 다 털어주고 싶은 기분이 든다. 물론 그 중에는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대략 5년 만에 만나는 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그리 어색한 만남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럼 됐지. 어쨌든 그 녀석들과 언제 또 보게 될지 기약할 순 없지만 다시 만나도 이만큼 반가울 것이라 확신한다. 그 동안 잘 살아있기만 하면 될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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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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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까맣게 울렁거리는 도입부 화면이 너무도 유명한 그 신비로운 시그널과 함께 브라운관을 메우면 마냥 가슴이 설렜다. ‘미드란 유행어도 없던 그 때 그 밤에, 한국어로 더빙된 멀더와 스컬리를 만나는 건 일종의 의식과도 같았다. 매 번마다 아리송하지만 강렬한 충격을 남기고 고이 떠나는 엔딩에 사무쳐 TV가 있는 마루를 떠나지 못했다. 지금처럼 다시 보기도 없던 시절이라 다음날 학교에서 만난 친구와 어제 봤던 그 장면의 전율을 언어로 되새김질하는 게 소일거리였다. 어느덧 그 시절을 지나왔고, 멀더와 스컬리도 <엑스파일>과 함께 세상을 등졌다. 역시나 울렁거리는 화면 속에서 신비롭게 흩날리던 시그널로 안녕을 고했다.

좀더 나이를 먹고 나니, 멀더와 스컬리만큼이나 세상에 대해 알고 싶은 게 많아졌다.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물음표로 가득 차 있었다. 수준 이하의 음모 앞에서 무력해져야 하는 현실이 때론 두렵다. 차라리 그것이 UFO나 외계인처럼 도무지 알 수 없는 비현실적인 것들에 대한 물음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는 믿고 싶다’. 그 주문은 누굴 위한 것이었나. 그 화면 너머에서 알게 모르게 이지러지던 진실의 그림자는 누구를 향해 달아나고 있었나. 그 시절, 가늠할 수 없는 화면 너머의 초현실은 차라리 천박한 권력적 음모가 난무하는 현실보다 거룩한 것이었다. 진실의 벽을 넘어가고자 분투하는 멀더와 스컬리와 함께 난 하나의 세월을 넘어왔다. 그곳에 무엇이 있었나. 나는 믿고 있었나. 그들이 보고자 했던 것을. 저 너머에 진실이 있다. 나는 넘고 싶다. 그리고 내가 보고자 하는 것을 위해, 그리고 나는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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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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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730

time loop 2008. 7. 30. 21:54

1.     이틀 동안 날을 새고, 어제는 술 마시다 새벽 2시 넘어서 귀가, 씻고 바로 곯아떨어졌다. 근래 들어서 가장 푹 잔 거 같다. 강아지 녀석이 내 방에 왔다 갔다 했는데도 세상 모르고 잤다니 분명 그렇다.

 

2.     < E>를 봤다. <라따뚜이>도 좋았지만 < E>는 정말 최고다. 픽사 애니메이션은 언제나 항상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행복하다. 3번 정도 눈물이 차오르는 걸 간신히 꾹꾹 눌러 참았다. 간단한 평은 다시 올리겠다.

 

3.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극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아무 생각 없이 집으로 들어와버렸다. 게다가 배가 너무 고팠다. 생각해보니 선거를 안 했다. 맙소사! 시간은 530, 선거 시간이 몇시까지지? 부랴부랴 검색해보니 8시 까지란다. 안도하는 마음으로 선거하러 갔다. 선거소로 가는 길에 도로 공사 중이었다. 이런 것마저 누군가의 음모처럼 보인다. 참으로 쓸 때 없는 것들까지 포스트모던한 요즘이다.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자애 두 명이 문 앞에서 안내를 하고 있어야 했지만 그냥 의자에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오는 사람이 없으니 나태해질 수 밖에. 주민등록증을 제시하고 명부에 싸인을 하는데 내가 싸인한 그 페이지엔 나를 포함한 3명의 기록이 남겨졌다. 아직 2시간이 넘게 남은 상황이지만 과연 이 페이지가 더 채워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선거인 명단을 확인하는 분이 이게 원래 빽빽해야 하는데, 라는 혼잣말이 귀에 채워졌다. 쓸쓸한 기분으로 투표용지를 집어넣고 투표소를 나왔다. 돌아오는 길에 공사현장을 다시 한번 지나오며 생각했다. 이게 어디 너 때문이겠니? 진정한 음모는 평일 그것도 휴가철인 요즘에 선거일을 잡은 행정자들의 무개념 플레이겠지.

 

4.     최종 선거율은 15% 남짓이란다. 내가 찍은 후보가 되더라도, 심히 걱정이다. 안 그래도 쥐박이 입 열때마다 손발이 오그라드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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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729 아침

time loop 2008. 7. 29. 06:48

1. 결국 모든 문제는 자신에게 있다. 자꾸 남의 탓, 상황 탓을 하다보면 자멸감에 빠질 뿐이다. 내 안에서 문제의 본질을 찾아야 문제의 해결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큰 탓이로소이다.


2. 이 미친 일상을 끝내야 한다. 내 체력은 끝이 있다. 고통을 감내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어느 점쟁이의 말처럼 난 인내심이 강할 뿐이다. 이러다 어느 날 혈관 터져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이 날 쿵쾅거리게 만든다.


3. 아, 전삐놈, 중독성 쩐다. 게다가 나날이 진화 ㅎㄷㄷ. 디씨의 진정한 르네상스를 몰고온 전삐놈.


4. 다크 나이트 다시 보고 싶어. 언능 개봉하삼. ㅠㅠ 그 거대한 고담시의 풍경을 히스레저의 살벌한 명연을 두 번은 다시 봐야겠다.


5. 네오이마주 토론문은 끝내 못 썼다. <차이니즈 부키의 죽음>도 달랑 한번 이제야 겨우 봤다. 면목이 없다. 세미나에 가면이라도 쓰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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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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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726

time loop 2008. 7. 26. 22:23

1. 서태지가 컴백한다. 하나도 설레지 않다.

관심은 있다. 다만 엄정화가 컴백한다더라, 그래? 이효리가 컴백한다더라, 그래? 서인영이 컴백한다더라. 그래서? .....응? 서태지가 컴백한다더라, 아, 그래? 나 설레지 않는 거 맞지?

언제부터인지 명확히 기억은 안 난다. 그저 서태지란 존재에 대한 관심의 열기가 식어왔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나마 지난 앨범은 그저 의무적인 관심으로 집어들었지만 이번 앨범을 내가 구매하게 될진 잘 모르겠다. 난 나이가 들었고, 그의 피터팬 놀이에 자극받을 나이는 지났다. 아...그냥 무덤덤해졌다. 요즘은 고급차 CF까지 찍더라. 그도 돈에 초연하지 않다. 어쩌겠나. 사람이라는 게 티나는 것을. 예전만큼 매력이 없다. 무엇보다도 음악이 자극을 주지 못한다.


2. 써야 할 리뷰가 4개나 남았다. 같은 영화를 다른 방식으로 2번 반복해서 써야 한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일 수도 있다. 네오이마주 세미나가 코앞인데 토론문을 작성하지도, 아니, 그 전에 정해진 영화 한 편조차 못 봤다. x됐다. 근데 이상하게 맘이 편하다. 미쳤나 보다. 오늘도 날을 샐 거 같다.


3. 그 놈의 돈돈돈돈돈. 세상이 미친 것 같다. 물론 난 돈 없이 살 수 있는 초현실적 종자야, 라고 당당하게 말할 자신은 없다. 나도 밥먹고 똥싸는 사람이라서 쌀과 화장실 있는 집이 필요하다. 하지만 모르겠다. 지겹다. 사람은 어디가고 경제만 남았는지 모를 일이다. 정약용 선생이라도 모셔놓고 실용주의의 의미에 대해서 담론을 나누고 싶다.


4. 펜타포트 페스티벌이 시작됐다. 난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 물론 가보고 싶단 생각도 안 든다. 올해, 트래비스가 온다지만 뮤즈가 왔을 때 동하는 마음조차도 억누른 나에게 트래비스는 떡밥이 약하다. 다들 언더월드에 뽕맞은 듯 설렌다지만 난 일렉트로니카나 DJ계열에 약하다. 게다가 비가 줄창 왔다. 이런 날은 집에 짱박혀 있는 게 최고다. 게다가 티켓값이 엄청 비싸다. 시밤.


5. 요즘 생활 패턴이 개판 오분전이다. 밤중에 잠을 자면 3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눈이 말똥말똥 떠진다. 한여름에 늘어진 개처럼 피곤에 못 이겨 잠든 것치고는 기이한 현상이다. 최근에 날을 새는 게 일상처럼 정착했다. 큰일이다. 아직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오진 않았지만 신경이 예민해지는 게 확 느껴진다. 정상적인 생활을 찾고 싶다. 아침형 인간은 과연 나와 무관한 삶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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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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