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공부해야겠다. 사실 영어는 다니나마나 했던 대학 중퇴 이후로, 좀 더 엄밀히 말하자면 수능을 목표로 공부했던 고등학교 시절 실력이 내 영어 실력의 맥시멈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예전부터 종종, 그리고 지금은 직업상 의무적으로 영화를 줄창 본 덕인지, 학창시절부터 팝송을 줄창 들었던 덕분인지, 오다가다 귀에 확확 들어오는 문장이나 단어들이 있긴 하지만 사실상 내 귀에 도청장치를 달아도 아마, 안 될 거야, 수준의 리스닝 실력을 갖추고 있다. 영어를 생활화하고 싶다는 생각은 사실 꽤 됐다.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단 한번도 응시 경력이 없었던 토익, 토플 따위를 정복하고자 하는 건 아니고 말 그대로 영어를 구사하고 싶다. 외국인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다. 그리고 그럴 만한 이유가 생겼다. 금발 머리 여자친구가 생겼어, 는 훼이크고, 어쨌든 그렇다. 기회라면 기회일 수도 있고. 하지만 접근 방식을 잘 모르겠다. 무턱대고 어학원이나 다녀볼까, 했더니만 주변에서 다들 화들짝 놀라며 역적 모의라도 막듯이 반대한다. 일단 괜찮은 교재 하나를 추천 받아서 그걸로 슬슬 독학 모드에 들어갈까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영어에 능한 1인과 꾸준히 만나면서 귀도 트고, 입도 열어보는 거란다. 물론 내 회화실력은 밑바닥이다. 하와유, 파인 땡큐, 앤듀로 시작하는 중학교 1학년 영어교과서 첫 장으로부터 업데이트되지 않았다 해도 과언은 아니겠지. 그래도 수능 모의고사 듣기평가는 곧잘 찍었고, 학창시절 영어점수는 나름 상큼했는데 지금 와서 역시 그 딴 건 실전영어에 도움이 안 되는 소모적 교육이었다고 이연사 강력하게 외쳐본들 뭔 소용 있겠냐. 애인하고도 이별했고 용맹한 솔로부대 용사로 다시 태어난 마당에 남는 주말을 학구열로 불태워보자. 게다가 요즘 주말엔 일이 밀려도 적극적으로 태업 중이니 킬링 타임을 소비해보세. 그러니 누가 좀 괜찮은 조언 좀 던져주신다면 내 이 은혜는 잊지 않고 언젠가 금발미녀라도 한 명…(응?) 아니면 진짜 금발미녀라도 한 명 소개를 해 주신다…(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