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와 감독을 주로 인터뷰하지만 때때로 영화와 무관한 인물을 인터뷰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최근 두 번의 인터뷰가 그랬는데 <이끼>의 원작자인
인터뷰는 참 어렵다. 난 종종 내가 생각해도 멍청했다 싶을 만한 질문을 던지곤 하는데 그리고 나선 도저히 수습할 길을 찾지 못해 대화를 어그러뜨리고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홀로 자멸한다. 기본적으로 인터뷰는 대화라고 생각한다. 대화를 나눠야 한다. 하지만 난 종종 노골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얻기 원하는 사람처럼 군다. 참 어려운 일이다. 하면 할수록 그렇다. 차라리 멋 모를 때가 편했던 것 같기도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들의 생각을 훔쳐본다는 건 매력적이지만 그것도 가능한 사람의 이야기다. 난 그저 우문 앞에 현답을 던져주는 고마운 인터뷰어들 덕분에 연명하고 있을 뿐이다. 때때로 느끼는 아득함은 괜한 것이 아니다. 과연 애초에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맞았나 싶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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