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상수 출연 전도연, 이정재, 서우, 윤여정 개봉 5월 예정

 

부와 명예를 축적한 남성의 어긋난 욕망이 하녀의 표독스런 시선에 포착되는 순간, 평온한 중산층 가정에 불길한 전조가 감돈다. 치부처럼 드러난 욕망이 또 다른 욕망의 포로가 되어 불순한 관계의 늪을 허우적거린다. 자본주의가 걸음마를 시작할 1960년대 무렵을 배경으로 어느 중산층 가정의 파괴적인 몰락을 그려나가는 김기영 감독의 1960년작 <하녀>는 시대적 리얼리즘을 광기의 에너지로 승화시킨, 독보적이고 파격적인 작품이다. 자본의 유무가 권력의 우열로서 확장되기 시작하던 자본주의의 요람적인 징후는 <하녀>를 이루는 무시무시한 광기의 원천이자 소스나 다름없다. 하녀의 얼굴은 곧 시대의 숨은 욕망이나 다름없다. 자신의 육체를 담보로 신분상승을 꿈꾸는 하녀의 욕망은 부유한 중산층의 빈곤한 정서와 밀착하고 질환적인 병폐에 가까운 욕망이 괴물처럼 자라나 삶을 집어삼킨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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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 인터뷰

interview 2009. 11. 8.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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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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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렇게 변한 지 오래 됐어. 들뜬 어조로 무례하면서도 심드렁하게 말을 뱉는 택시기사, 그리고 옆에 앉은 여자. 그녀가 바라보는 창 밖의 파주는 예전에 그녀가 자리하던 그곳이 아니다. 그건 그곳이 변해서가 아니라 그녀가 그곳에서 보낸 시절로부터 멀리 돌아오는 길이기 때문이다. 자욱하게 길을 메운 안개로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풍경에 내밀한 긴장감이 차오른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사연과 속내를 점치기 어려운 인물의 표정으로부터 호기심이 예민하게 출렁인다. <파주>는 시종일관 털이 곤두서듯 서늘한 적막을 유지하다가도 날카롭게 찌르고 거칠게 흔드는 찰나가 뒤늦게 고개를 들어올리는 작품이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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