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월버그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듯 10대를 관통했다. 암담한 어제는 지났다. 다만 결코 잊지 않는다. 이제 그는 가장의 이름으로, 아버지의 이름으로, 가족과 함께 오늘을 산다.

Posted by 민용준
,

<1 2>의 엄태웅이 배우로 돌아왔다. 열혈형사로 분한 <특수본>이 바로 그것. 사실 엄태웅은 <1 2>로 전국을 돌던 와중에도 언제나 현장에 있었다. 단지 그 동안 우리가 배우 엄태웅에 대해서 잘 몰랐던 것은 아닐까. 어쨌든 배우 엄태웅이 돌아왔다.

Posted by 민용준
,

14년 동안 소식을 모른 채 살아왔던 아들이 돌아왔다. 놀라는 아버지 앞에서 아들은 술병을 내민다. 하지만 아버지는 술을 끊었다. 아들이 되레 놀란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아버지는 지독한 알코올 중독자였고, 덕분에 집안은 파탄이 났다. 부부는 이혼했고, 형제는 헤어졌다. 아들이 아버지를 찾아온 건 격투기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유능한 트레이너였던 아버지의 도움을 받겠다는 것. 그리고 아들은 아버지를 통해서 형의 소식을 듣는다. 형은 물리학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형은 현재 경제적 위기에 직면해있다. 그러던 중, 거액의 상금이 걸린 격투기 대회에 관한 소식을 듣게 된다.

Posted by 민용준
,

불과 2살의 나이에 백혈병에 걸린 케이트(소피아 바실리바)를 위해 엄마 사라(카메론 디아즈)와 아빠 브라이언(제이슨 패트릭)은 맞춤형 아기를 낳는다. 안나(아비게일 프레슬린)는 케이트를 위해 생을 얻은 아이다. 당연히 케이트를 위해 골수를 채취하고 신장 하나를 넘겨줄 운명이다. 그러나 안나는 유명 변호사인 알렉산더 켐벨(알렉 볼드윈)을 찾아가 자신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고 자신의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건다. 소송장을 받아 든 사라는 안나의 태도에 격분하지만 브라이언은 안나의 의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안나를 인정하고 오빠인 제시(에반 엘링슨)는 말은 아낀다. 그리고 병세가 심각해지는 케이트로 인해 가족의 시름은 깊어져 간다.

Posted by 민용준
,

가족은 운명이자 속박이다.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어깨이면서도 벽처럼 서로에게 다가서기 어렵다. 그래서 가족은 때때로 지옥이 되고, 폭력이 되고, 상처가 된다. 애정은 편견으로 이해되고 연민은 간섭처럼 지겹다. 예기치 않게 쌍방향에 놓인 구성원 모두를 파괴하는 폭력이 발생한다. 혈연으로 맺어진 운명공동체라는 이름 하에 뿌리내린 유대감은 때때로 덜어내기 힘든 부채처럼 버거운 의무감을 준다. 그래서 가족이란 슬프고 아픈 것이다. 버겁다고 덜어낼 수 있는 짐이 아니라서, 귀찮다고 내칠 수 있는 타인이 아니라서, 미워도 다시 한번, 끝없는 애증을 삭이며 서로를 끌어안고 살아가야 한다.


Posted by 민용준
,

외과의사 존(토니 골드윈)과 그의 아내 엠마(모니카 포터), 그리고 딸 메리(사라 팩스톤)는 어느 중산층 가정처럼 단란한 삶을 누리며 살아간다. 하지만 1년 전 사고로 아들을 잃은 탓에 가족의 얼굴엔 종종 범상치 않은 그늘이 드리운다. 휴가를 맞이해 호숫가의 휴양지로 떠나 예년과 다름없이 평온한 일상을 계획하던 가족은 예기치 못한 참극을 맞이하게 되고 가족의 휴양지는 생존을 위한 격전장으로 돌변한다. <왼편 마지막 집>은 가족을 지키기 위한 약자의 대항을 그리기 보단 가족의 참사를 복수하기 위한 가족의 복수극에 가깝다.

Posted by 민용준
,

충남 예산면 운곡리의 조필성(김윤석)은 한적한 시골에서 치안 유지보다도 집안의 경제난 해소가 더 고민스러운 한량 형사다. 만화방을 운영하며 남편의 쥐꼬리 월급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아내(견미리)의 바가지는 득달같고, 두 딸에겐 매일같이 면목이 없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행운이 찾아온다. 소싸움 대회를 주관하던 중, 불현듯 찾아온 예감에 아내의 통장을 훔쳐다 판돈을 걸자 열 배의 배당금이 쏟아진다. 하지만 행운은 곧 불운으로 돌변한다. 친구에게 맡긴 배당금을 찾으러 가던 중, 희대의 탈주범 송기태(정경호)를 만나고, 돈도, 자존심도 모두 바닥에 내동댕이쳐진다. 그리고 추격이 시작된다. 거북이 달린다.

Posted by 민용준
,

밀착한 남녀의 육체가 전후로 흔들릴 때마다 남녀의 입에서 가느다란 희열이 새어 나온다. 막 섹스를 마친 남녀의 표정만으로도 절정의 환희가 느껴진다. 하지만 육체적 쾌락이 끝난 직후, 현실적 고민이 그들의 침대를 덮친다. 현실적 물욕 앞에서 육체적 쾌락의 잔상이 손쉽게 걷힌다. 그리고 30분 후,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남자가 마련했던 어떤 비책은 무참히 실패하고 만다. 되레 끔찍한 상황이 발생하고 비극이 예감된다.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이하, <악마가>)라는 중후한 제목을 지닌 이 영화는 일그러진 욕망에 사로잡힌 형제의 공모로부터 시작되는 가족의 파멸을 응시하는 작품이다.

Posted by 민용준
,

'inter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프리 카젠버그 인터뷰  (0) 2009.04.23
키퍼 서덜랜드 인터뷰  (0) 2009.04.23
황수아 감독 인터뷰  (0) 2009.04.19
첸 카이거 감독 인터뷰  (0) 2009.04.14
여명&장쯔이 인터뷰  (6) 2009.04.09
Posted by 민용준
,

세련된 사무실과 억척스런 생선가게의 이미지가 교차된다.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두 여성의 일상이 대조군을 이루듯 차례로 스쳐 지난다. 사실 두 여자는 어머니의 부음 앞에서 함께 눈물을 흘리는 자매지간이다. 그러나 자매는 가까이 누워도 마주보지 않는다. 명주(효진)와 동생 명은(신민아)은 배다른 자매라서 인지 닮은 구석도 없지만 성격도 판이하다. 그래서인지 둘 사이엔 보이지 않는 벽이 감지된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두 자매의 갈등과 화해를 이루는 로드무비다.

 

바다와 육지를 가로지르는 동선만큼이나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서사도 부지런하다. 명은의 친부를 찾아 떠나는 여정 속에서 두 자매의 관계에 얽힌 비화가 한 꺼풀씩 드러낸다. 그와 함께 멀찍이 떨어져 있던 두 사람의 심리적 거리도 좁혀진다. 갈등 뒤, 화해를 이루는 과정은 그 형태만으로 진부하지만 영화는 이를 상쇄할 만한 진심을 연출한다. 세대를 넘어 복잡한 가정사 속에 놓인 여성들의 갈등과 화해는 한 걸음씩 조용히 이뤄진다. 다만 그 끝에 놓인 파격적인 결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맥락을 변질시키는 대목은 아니지만 영화가 기존에 이루던 정서를 전복시킬만한 파괴력을 지닌 탓에 반감을 살 여지가 발생한다. 캐릭터의 균형마저도 한쪽으로 급격히 기운다. 물론 흥미로운 사안이며 존중될만한 문제제기로서의 가치가 있다. 다만 그 여파에 대한 호불호가 영화 자체의 잔향을 날려버릴 만큼 만만치 않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까. 물론 말미까지 호연을 유지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어떤 논란과 무관하게 만족스럽다.

Posted by 민용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