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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02 자살 2
  2. 2009.04.10 <우리집에 왜왔니>엽기적으로 만나 애틋하게 이별한다.
  3. 2008.10.13 자살에 대한 개념

자살

도화지 2009. 6. 2. 08:58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고, 일주일 간 참혹한 마음을 품었다가 광장의 풍경에 또 한번 마음이 스산해졌다, 그러다 일요일에 애인의 이별 통보를 받고, 날을 새고 나간 다음 날 오후 인터뷰에서 녹음 절반을 날려먹은 걸 뒤늦게 깨닫고 머리를 쥐어 뜯다가, 늦은 시간 시사회까지 챙겨보고 집으로 기어들어왔다. 발 끝까지 졸릴 정도로 체력의 한계를 느꼈다. 생각해보니 내가 요즘 제대로 잠을 잔 적이 있나. 그냥 쓰러져 잤다. 이른 아침에 눈을 떴다. 담담하다. 담담한 가운데 그냥 사는 것 자체가 허무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냥 말이다. 삶과 죽음이 하나가 아니겠느냐. 그래서 죽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문득 품었다. , 그래도 내가 죽으면 슬퍼할 사람이 좀 있을까 싶다가도 문득 그딴 게 죽고 나서 무슨 상관이려나 싶기도 하고. 그러니까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냐. 자살 말이다. 자살. 이런 말하면 어떤 이는 말하겠지. 자살이라는 걸 그리 쉽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고, 혀를 끌끌 찰 거다. 그 마음 이해하오. 하지만 사람이라는 게 본디 그렇게 쉽게 생과 사를 판단하고 결정한다고 여겨 행동으로 옮겼다 정리한다면 그것만큼 서운한 게 있으리오. 그냥 말을 내뱉는 게 아니라, 문득 그렇다. 이렇게 살다가 뒤지는 거나 지금 조금 일찍 삶을 정리하는 거나 뭐가 다를까. 내 삶이 허무해서 내가 간다는데 네가 내 멱살을 잡고 내게 충고와 연민을 던진다면 난 그걸 받아들일 수 있을까. 모르겠다. 그냥 뒤지고 싶다. 문득. 이상하게 갑자기 삶에 미련이 생기지 않아. 그냥 문득 요즘은 다시 태어나면 정치도 하지 않고, 사랑도 하지 않고, 저축 따위도 할 필요가 없는, 그냥 그런 동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 이왕 태어나는 거 땅 위를 달리는 짐승이 아닌 하늘을 나는 새가 됐으면 싶어. 사람에게 맞아 뒤지는 한이 있더라도 한번쯤 그냥 하늘을 제 의지로 날아오르는 무언가가 되고 싶다. 땅에 발 딛고 사람처럼 산다는 게 점점 지친다. 

 

혹자들은 자살이라는 게 불순하고 최악의 행위라고 말하지만 난 자살이라는 게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숭고하고 존엄한 선택이라고 본다. 자신의 삶을 끊어버림으로써 증명하고 싶은 가치라는 게 있다는 게 난 가장 인간적인 방식의 자기애라고 본다. 타인의 자살을 비웃지 마라. 네 삶이 그토록 위대한 것일지 몰라도, 어느 타인의 죽음도 그만큼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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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접사를 통해 누군가의 생채기를 세심하게 더듬어 가는 시선의 끝엔 영문을 알 수 없는 어떤 죽음이 존재한다. <우리집에 왜왔니>(이하, <우리집>)는 비극적이라 단정짓기 쉬운 결과를 통해 시작되는 영화다. 물론 영화엔 어떤 비극적 암시가 없다. 그 비극은 단순히 상황 그 자체에 대한 해석에 불과하다. 실상 영화적 태도와 무관하다. 온전히 영화의 태도를 빌려서 말하자면 이건 비극이 아니다. 그러니까 어떤 이의 특별한 사연일 뿐이다. 그 죽음은 누군가의 기억을 다시 온전히 되돌리는 계기가 된다. 병희(박희순)는 다시 한번 기억을 따라간다. 그 기억엔 이수강(강혜정)이 있다. 만남부터 이별까지 결코 평범할 수 없었던 한 여자가 있다. 이야기도 거기서 시작된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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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에 대한 개념

도화지 2008. 10. 13. 15:54

난 자살에 대해 손가락질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부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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