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편의 시리즈와 한 편의 스핀오프에 이은 프리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낡은 시리즈의 심장을 되살리는 할리우드의 심폐소생술 공식을 충실히 따른 결과물이다. 하지만 어떠한 기획 의도와 무관하게 이 작품은 시리즈의 갱생을 위한 성공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프로페서 X와 매그니토의 성장 과정, 그들의 만남, 그리고 결국 그들이 갈라서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창세기적인 서사의 흥미만큼이나 엑스맨이라는 유닛의 개성과 이 시리즈의 장점이 어디 있는가를 잘 아는 작품이다. ‘페이스오프되거나 업데이트된 돌연변이 캐릭터들의 신선한 활약상을 전시하는 것만으로도 감각이 짜릿해진다. 유머와 서스펜스, 드라마와 액션이 탁월하게 배합된 이 영화의 감각은 매튜 본이 브라이언 싱어 못지 않게 재능 있는 연출가임을 설득시키고도 남는다. 무엇보다도 이 매력적인 돌연변이들의 근원을 소개하는 근사한 기회가 마련됐다는 것, 그것이 이 작품의 가장 뚜렷한 성과일 것이다. 시리즈를 위한 단단한 뿌리가 생긴 셈이다.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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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메운 빌딩숲으로 형성된 스카이 라인을 부감으로 비추던 카메라는 서서히 미끄러져 강을 건너고 그 위로 달리는 기차에 다가선다. 그리고 그 기차 속에서 잠에 들었던 듯 창에 머리를 기대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작스럽게 놀라며 깨어난다. 그 건너편에 앉아 있던 한 여자가 그의 일행인 듯 친근하게 말을 건넨다. 하지만 남자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여자의 정체를 묻는다. 그리고 자신의 신분을 밝힌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헬기를 조종하는 콜터 대위(제이크 질렌할)라고 신분을 밝힌 남자는 자신이 거기에 왜 있는지, 자신에게 말을 거는 여인은 누구인지, 도무지 감을 잡지 못한다. 그러나 곧 끔찍한 찰나를 경험한 뒤, 또 한번 좀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공간으로 끌려오듯 정신을 차린 남자는 반복되는 8분 간의 동일한 경험을 거듭 체험하며, 그리고 그것이 가상적 체험을 넘어서 실물적인 경험으로서 자신에게 반복되고 있음을 깨닫게 되며 자신의 존재와 상황의 진실을 추적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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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기차 속에서 잠을 자듯 창에 기대어 있던 남자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깨어난다. 건너편 자리에 앉은 여자는 일행인 듯 친근하게 그에게 말을 건다. 하지만 남자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신분을 밝힌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헬기를 조종하는 콜터 대위(제이크 질렌할)라고 신분을 밝힌 남자는 자신이 거기에 왜 있는지, 자신에게 말을 거는 여인은 누구인지, 감을 잡지 못한다. 그러나 곧 끔찍한 찰나를 경험한 남자는 반복되는 8분 간의 동일한 경험을 거듭하며 자신이 무엇을 행하고 있는지 깨닫게 되며 자신의 존재에 관한 진실을 추적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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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 LA에서 벌어졌던 UFO대공습사건을 모티프로 만들어졌다는 <월드 인베이젼>은 보다 현대적이고 사실적인 <인디펜던스 데이>에 가깝다. 무엇보다도 사실적인 시가전 장면에서 발생하는 서스펜스가 쓸만한 수준을 자랑하는데 멀게는 <블랙 호크 다운>의 발전적 모델이라 할 수 있으며 조악한 캠버전 영상의 숏을 통해 현장감을 증폭시킨 <클로버필드> <디스트릭트 9>의 수법도 영리하게 동원됐다. 컷의 전환을 빠르게 가져가며 긴장감을 배속시키고 외계인의 공격으로 초토화된 LA시가지의 재난 광경은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이루면서도 그 영토에 속한 이들의 공포를 영리하게 포착하며 스릴러적인 긴장감을 이끌어낸다. <딥 임팩트>도 아니고, 인류멸망의 이야기를 예상할 리 없는 관객들의 예감처럼 <월드 인베이젼>은 외계인의 대공세 속에서 무력화되다시피 하던 인류의 대반격을 그리는 SF전쟁영화다. 이렇게 빤한 스토리를 지니고 있음에도 영화가 식상하지 않은 건 그 안에 놓인 캐릭터들의 드라마가 설득력 있는 감정을 자아내는 덕분이다. 구시대적인 팍스 아메리카나영웅주의의 잔상이 보인다고 손가락질 당할 수도 있겠으나 딱히 정색할 필요는 없겠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재난 속을 헤매는 사람들이 세계인을 표방할 필요도 없지 않나. 외계문명의 디자인은 마치 진화된 기계문명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그래서 때때로 초토화된 시가지의 모습은 <터미네이터>의 디스토피아를 연상시킨다. 한편으로는 <디스트릭트 9>의 외계인 복수 버전 같기도 하고, 보다 상업적으로 다듬어진 <우주전쟁>같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볼만하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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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놀로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영화에서 영상기술의 발전은 장르의 개척을 가능하게 만든 일등공신이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SF와 판타지 장르에서 거둔 성과들은 이런 전제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사례일 것이다. CG기술의 발전은 형이상학적인 상상력을 형이하학적인 표현력의 발전으로 이어졌고, 비현실적인 이미지들의 표현이 가능해짐에 따라 자연스레 장르 개척의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것들이 현실에서 가능해졌다. 1982년에 공개된 <트론>의 속편격인 <트론: 새로운 시작>(이하, <트론 2>) 역시 바로 이런 영상기술의 발전을 통해 얻어진 표현의 가능성에서 비롯된 기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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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인간은 밤하늘의 별을 보며 운명을 점쳤다. 그리고 오늘날의 인류는 매일 같이 뜨고 지며 차오름과 이지러짐을 반복하는 달에 수많은 사연을 담아왔다. 오늘도 달이 차오른다. 그러니 가자. 우주에 매혹 당한 영화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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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과거부터 인간들은 달을 통해 미래를 읽고, 현재를 파악했다. 영원을 누릴 듯 이글거리는 태양과 달리 순간을 견디지 못할 듯 위태롭게 이지러지다 차오름을 반복하는 달은 그만큼 신비롭되 불길한 것이었다. 1969,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을 디딘 이후로도 그곳은 여전히 낯선 영역이다. 환형의 굴레를 끊임없이 돌고 도는 달을 향한 인류적 호기심이 신비에서 실리로 변모했을 뿐, 그 구체는 여전히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할 만큼 미지수의 창작적 자원량을 보유한 미지의 영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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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크 다큐멘터리의 형식으로 위장된 극영화적 오락물. 도입부부터 인터뷰와 취재 영상을 동원하며 사실적으로 위장된 정보를 방대하게 쏟아내는 <디스트릭트9 District9>은 기존의 SF영화들이 제시한 상상력을 고스란히 녹여낸 도가니에서 온전히 판본이 다른 형태로 주조된 독창적 산물이다. 작은 아이디어로부터 비롯된 결과물이 어떤 성과에 다다를 수 있는가를 증명하는 실험적 소품이자 기존의 할리우드발 상업영화들의 방법론을 하이브리드(hybrid)하게 응용한 SF변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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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방영됐던 TV시리즈 <스타트렉: 더 넥스트 제네레이션>을 기억하는 이가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스타트렉>의 네임밸류는 분명 국내에서 듣보잡에 가깝다. 특히 <스타트렉>이 전세계적으로 트레키(Trekkies)라는 광신적인 팬덤까지 형성하며 성대한 지지를 얻은 시리즈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이 시리즈가 국내에서 얻은 대우는 가히 안습에 가깝다. 하지만 1966년에 제작된 진 로든베리의 오리지널 시리즈로부터 5번에 걸쳐 진전된 TV시리즈와 10편의 극장판까지 업데이트 된 <스타트렉>의 발자취는 국내 사정과 무관하게 무궁무진 그 자체다. J.J.에이브람스가 이 시리즈의 프리퀄(prequel)이라 소개된 <스타트렉: 더 비기닝>(이하, <더 비기닝>)을 축조하기까지의 과정도 분명 그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스타트렉>은 분명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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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날아온 정체불명의 운석이 한 여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결혼식 날 거인이 된 수잔(리즈 위더스푼, 한예슬)은 미국 정부가 비밀리에 운영하는 지하기지에서 선배(?) 몬스터들과 함께 거대렐라라는 이름으로 명명된 채 격리된다. 그러던 어느 날, 외계로부터 정체불명의 거대로봇이 또 미국 땅에 떨어져(!) 무차별 공격을 감행한다. 전군이 동원됐지만 거대로봇에게 맞서긴 역부족이다. 결국 비밀리에 격리돼있던 몬스터들이 출격한다. 거대렐라가 된 수잔과 함께 미씽 링크와 닥터 로치, 밥은 작전에 성공하면 자유로운 신분을 주겠다는 워 딜러 장군(키퍼 서덜랜드)의 약속과 함께 거대로봇을 제압하기 위해 세상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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