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물원을 샀다>라니, 동물원을 인수한 어느 갑부에 관한 이야기냐. 물론 아니다. 도전 정신이 강한 칼럼니스트 벤자민 미(맷 데이먼)가 어느 날 덜컥 사버린 동물원에 관한 이야기다. 그에게는 아내가 있었고, 이젠 아들과 딸이 남았다. 사별한 아내의 추억으로부터 달아나듯 새로운 터를 찾던 그에게는 좀 더 자연친화적이고, 너른 안식처가 필요했다. 그런 집이 동물원에 있었던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그는 동물원을 샀고, 우여곡절 끝에 그의 주변의 모든 이들이 결국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라고 말하기까지의 여정을 그린 영화가 바로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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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출장을 다녀온 아내의 감기 증상이 심각하다. 남편은 지독한 감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쓰러진 아내는 곧 죽음을 맞이한다. 역시 감기 증세가 발병했던 아들도 일순간 세상을 떠났다. 죽은 건 아내와 아들뿐만이 아니었다. 전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각국 정부와 보건기구는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할 수 있는 건 발병의 근원지를 찾고 환자들을 격리 수용시키는 것뿐,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지 못한다. 그 가운데 어떤 이는 정부의 음모를 선동하고 나서고, 급속도로 확산되는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 요동치던 불안은 결국 거대한 폭동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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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젼> 단평

cinemania 2011. 9. 17. 01:01

영화를 보고 나서 어딘가에 손이 닿는 것조차 신경 쓰였다. 그만큼 영화가 묘사하는 정황이 현실적인 감각을 자극할만큼 뛰어나다는 의미다. 다채로운 시선의 채널을 오가며 거대한 스케일을 구축하는 소더버그 특유의 편집술이 힘을 발휘하는 가운데 곳곳에서 얼굴을 드러내는 스타 배우들이 각각의 세계를 튼튼하게 잇는 이음새 역할에 충실하다. 극적이기 보단 지나치게 현실적이라 되레 놀라운 결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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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범한 시작과 달리, 벤 애플렉은 소모적이고 낭비적인 경력 속을 겉돌았다. 하지만 재능은 그가 망가지는 것을 더 이상 허락하지 않았다. 이제야 비로소 그는 진정한 삶의 궤도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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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은 시작과 달리 예정 없이 끝난다. 죽음이 슬픈 건 그래서일 게다. 죽은 자들의 빈 자리는 그 곁에서 함께 살아가던 이들의 생 한복판을 공허하고 황량하게 비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히어애프터>는 바로 그 죽음을 소재로 둔 영화다. 타인과의 접촉을 통해 그들의 기억 속에 놓인 망자들과 접속하는 조지(맷 데이먼)와 인도네시아를 휩쓴 쓰나미로 인해 죽음의 목전까지 다다랐던 프랑스의 유명 저널리스트 마리(세실 드 프랑스), 그리고 죽은 쌍둥이 형을 간절히 그리는 소년 마커스(조지 맥라렌)까지, 제각기 발 딛고 선 땅 위에서 직간접적으로 죽음과 사후를 경험한 이들의 뿔뿔이 흩어진 사연이 서로의 교감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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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개척시대, 포트스미스라는 마을에 매티 로스(헤일리 스타인펠드)라는 소녀가 나타났다. 같은 날 마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는데 당일이 범죄자 세 명의 사형집행일이었던 까닭이다. 어쨌든 소녀가 그 마을에 나타난 건 다름 아닌 자신의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서였다. 말을 사기 위해 포트스미스를 방문한 아버지와 동행한 하인 탐 채니(조쉬 브롤린)가 아버지를 죽이고 주머니의 금화를 들고 인디언 구역으로 달아나버린 것. 영민한 소녀 매티는 그의 뒤를 쫓을 동행자를 고용하기로 결정하고 그 중 거칠기로 악명 높이만 검거율이 대단한 연방보안관 카그번(제프 브리지스)에게 접근한다. 그 와중에 탐 채니가 과거에 저지른 살인의 행적을 뒤좇던 텍사스 레인저 라 뷔프(맷 데이먼)가 그들 주변에 나타난다. 이로서 세 사람의 추적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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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3 19, ‘충격과 공포라는 작전명령이 떨어졌다. 미군은 전폭기를 동원해 바그다드 상공을 무차별적으로 폭격했다. 미군의 총공세로 바그다드는 초토화됐고 미군의 진격으로 도시는 점령됐다. 미국은대량살상무기 보유를 명목으로 이라크에 무력을 행사했고, 정부를 무력화시켰다. 부시는 미국이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지만 상황은 끝나지 않았으며 애초에 그것은 전쟁처럼 시작되지도 않았다. 미국이 주장했던 대량살상무기는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그 허구적 주장이 대량살상의 참상을 만들어냈을 뿐이다. <그린 존>은 명확하게 그날을 재현하는 데서 출발한다.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을 연출하며 확고한 팬덤을 형성한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다시 한번 맷 데이먼을 앞세워진짜미국의 치부를 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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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만델라는 소수 백인을 중심으로 다수의 흑인을 박대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격리정책,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에 맞섰다. 그가 처음부터 평화주의자의 노선을 선택한 건 아니었다. 지독한 폭력을 행사하는 사회적 차별에 분노한 그는 피델 카스트로나 체 게바라, 마오쩌둥에 감화되어 무장투쟁을 고려했다. 이는 남아공의 다수의 흑인들에게 지지를 얻었으나 결국 이런 활동은 당국의 감시 속에서 그를 정치범으로 체포하게 만드는 빌미를 제공했다. 종신형을 선고 받은 만델라는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로벤섬에 있는 감옥에서의 18년간의 수감세월을 포함해 27년 여의 세월을 옥중에서 인고했다. 그 세월은 무의미하지 않았다. 71세의 나이로 석방된 만델라가 선택한 건 무장투쟁이 아닌 정치적 접근이었다. 결국 인종문제에 관한 목소리를 높이며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던 만델라는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뒤, 남아프리카 공화국 최초의 흑인이 참여한 자유 선거에서 당선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됐고, 평화주의의 아이콘으로서 영원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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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성분으로 할리우드 배우를 소개하는 건 새삼스런 일이다. 다만 그 출신성분이 유명세를 탔다는 사실에서 다른 의의를 읽어야 한다. 맷 데이먼도 마찬가지다. 하버드 출신이란 그의 과거는 할리우드 배우로서의 경력을 첨언하는 수식어로서의 의미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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