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방 안에 앉아 있는 소녀에게는 그득한 불길함이 깃들어 있다. 그리고 그 불길함은 어머니의 죽음과 함께 현실로 박차고 나온다. 아내의 유산이 두 딸에게 고스란히 넘어간다는 것에 대한 의붓아버지의 분노는 학대적인 행위로 번진다. 그리고 폭력적인 그를 피하려던 소녀는 위기에 놓인 여동생을 보호하고자 총을 든다. 손가락 끝에 걸린 방아쇠가 당겨지는 순간, 총구로 총알이 튕겨져 나온다. 하지만 의붓아버지를 스치고 지나간 총알은 여동생을 관통한다. 여동생의 죽음과 함께 경찰에게 연행된 소녀는 의붓아버지의 동의 하에 정신병원에 인도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베이비돌(에밀리 브라우닝)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처참한 일상에 직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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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브루스 윌리스)는 퇴직연금 상담을 해주는 사라(메리 루이스 파커)와의 통화를 소일거리처럼 즐기는, 은퇴한 CIA요원이다. 그런 어느 날,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프랭크는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모종의 위협을 감지하고 이를 퇴치한 뒤, 과거 자신과 함께 작전을 수행했던, 함께 있을 때는 두려울 게 없었던, 일명 레드(RED)’라 불리는 동료들을 규합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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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를 타거나 죽거나라는 제목 그대로 <스케이트 오어 다이>는 스케이트를 타고 사선을 넘나 드는 두 소년의 도주를 그리는 작품이다. <스케이트 오어 다이>의 줄거리는 간단명료하다. 우연히 살인 현장을 목격한 두 소년이 스케이트 보드에 의지한 채 자신들을 추격하는 범인들로부터 달아나고 경찰의 도움을 받고자 하지만 그들을 쫓는 적의 정체를 알게 된 뒤, 자신들이 믿을 만한 상대가 경찰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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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쑤시개 꼬나 물고 바바리 코트 휘날리며 쌍권총 손에 들고 폭풍 킬샷 날리던 주윤발의 <영웅본색>은 홍콩 느와르의 전설이다. 하얀 비둘기 날리며 홍콩 느와르의 간지를 창출해낸 오우삼의 <영웅본색>은 홍콩이라는 지정학적 입지를 특유의 장르적 분위기로 승화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시대를 선도하는 작품이었다기 보단 그 시대적 공기와 함께 호흡함으로써 얻어진 훈장과 같은 장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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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형사였던 강태식(설경구)은 좋은 말로 하자면 범죄연구소’, 속된 말로 하자면 흥신소나 다름없는 사무실을 운영하는, 일명 해결사다. 모텔의 불륜 현장을 급습해서 사진을 찍고 증거를 제공함으로써 대가를 얻는 그의 일상적인 활약(?)을 펼쳐 보이려던 어느 날, 그는 예상치 못한 국면을 맞이하고 그것이 스스로에게 엄청난 덫이 될 것임을 직감한다. 그리고 곧 그것이 자신의 과거와 깊게 연루된 일임을, 동시에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이런 덫을 풀어놓고 자신을 조종하고자 하는 것임을 알게 되고 그 음모의 핵심을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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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 단평

cinemania 2010. 8. 31. 21:02

스트레이트한 활극 액션을 예상했다면 일단 기대치의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일단 <해결사>액션영화로서의 오락적 기능성보다는 액션영화로서의 이야기적 완결성을 추구한 작품이다. 음모에 휘말려 누명을 쓴 전직형사의 고군분투를 담아낸 <해결사>는 복잡하게 꼬인 음모론의 플롯을 풀어내는 클라이맥스의 쾌감을 기대해야 할 영화다. 문제는 추구하는 바에 비해 결과물이 조금 지지부진한 느낌이랄까. 장르적 재미를 넘어 정치적 풍자까지 끌어안고자 한 내러티브의 야심은 어느 것 하나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 인상을 남기며 산만한 감상을 이끈다. 이를 치장하는 액션신조차도 육체적 노고 이상의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몇몇 조연배우들의 대사나 행위가 간헐적인 웃음을 제공하지만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 이야기는 버겁고, 액션은 무디며, 디테일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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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기 애니메이션 <아바타-아앙의 전설 Avatar: The Last Airbender>를 영화화한 <라스트 에어벤더>는 물, , , 공기로 세상이 이뤄졌다는 플라톤의 4원소설을 기초로 만들어진 것임에 틀림없다. 동시에 <라스트 에어벤더>의 세계관은 사실 현대 문명에 대한 우화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것은 문명의 발전과 함께 자행되는 자연의 파괴, 그리고 제국주의의 정복적인 역사관에 대한 비판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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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 근육질 마초들이 동창회라도 열 기세로 한 자리에 모여 액션을 펼친다. <익스펜더블>은 단적으로 시대착오적인 촌스러운 기획물이다. 여전히 몸으로 뛰고 발로 구르는 액션물이 멸종한 것은 아니지만 아드레날린과 안드로겐으로 점철된 근육 마초의 시대는 분명 한 물 갔다. 아이러니하게도 <익스펜더블>의 유효성은 그 한 물 갔음에서 비롯된다. 한 물 간 역전의 용사들이 패기 대신 관록을 입고 새로운 시대에서 오래된 시절을 되새기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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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전당포에 박힌 채 사는 탓에전당포 귀신이란 별명을 얻었다는 그 사내는 말수도, 표정도 없다. 좀처럼 과거를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전당포 주인 사내에게 접근하는 사람들은 일면식 없는 남자에게 붙이기 쉬운아저씨라는 호칭으로 적당한 거리감을 둔 채 접근할 뿐이다. 하지만 그 호칭의 거리감을 쉽게 무시하는 유일한 상대가 있다. 술집에서 댄서로 일하는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소미(김새론)는 네일 아티스트로 일하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갖고 살아가는 씩씩한 소녀다. 소미만이 아저씨라 불리는 그 사내, 태식(원빈)의 전당포로 들어설 수 있다. 매일 같이 전당포를 찾아오는 소미는 태식의 말벗이 되고 자신의 외로움도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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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X는 고도로 훈련된 러시아 스파이들이 위장된 신분으로 미국 본토에 잠입해서 살아가다 일거에 미국 핵심부 공격을 개시한다는 냉전시절의 가설이다. 이 가설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 것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여하간 <솔트>는 이 가설을 뼈대로 삼아 허구의 살점을 붙여나간 첩보 액션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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