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은 노무현에 관한 영화이되, 노무현을 위한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노무현이란 말을 통해서 환기되고 복기되는 영화인 것 같다. 이 시대의 첨예한 갈등 한복판에 <변호인>이란 영화가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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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이 울고 웃었다고 했다. 마치 자신의 친구라도 만난 것처럼, 오랜 대화라도 나눈 사람처럼, <미생>을 말한다. <미생>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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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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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있는 아버지는 부족함 없이 아들을 키웠습니다. 아이는 건강했고, 집안은 화목했으며 문제될 것은 없었죠. 아이의 여섯 살 생일을 앞둔 어느 날이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났던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왔고, 병원 관계자는 믿을 수 없는 말을 전했습니다. 아이가 바뀌었다는 거짓말 같은 말. 그리고 아이와 함께 했던 지난 6년간의 거짓말 같은 삶. 아버지는 기로에 섭니다. 6년간 함께 했던 정을 선택할 것인가, 자신의 피를 물려받은 유전자를 선택할 것인가. 현존하는 일본의 거장이라 해도 좋을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신작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가 던지는 물음표란 이렇습니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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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낭만이란 단어로 수식하기가 무색해진 건 정확히 IMF 금융위기 이후부터였다. 사회 전반의 경제 구조가 와르르 무너지면서 취업난이 가속화되고 지독한 스펙 경쟁이 일반화됐다. 고학점은 기본이고 아마 그 시절 즈음부터 토익 고득점이 필수적인 요건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으며 해외유학이나 해외연수 경험이란 이력서에 꼭 들어가야 하는 항목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고로 부익부 빈익빈이 본격적으로 교육적 환경에까지 적용되는 상황이 본격적으로 가속화됐다.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말은 라면 먹고 금메달 땄다는 헝그리 복서 이야기처럼 낡아갔다. 강남 기반의 서울 부유층 자제들의 서울 명문대학 입학률이 점차 높아지며 교육을 통한 사회 계급 상승을 노릴 수 있는 확률도 낮아지기 시작했다. 가난을 극복하기 힘든, 부자들을 위한 사회로서의 채비가 갖춰지기 시작했다는 것.

 

최근 고대에서 시작된 안녕하십니까?’ 대자보를 통한 20대의 정치적 목소리 찾기는 대단히 흥미로운 사건이다. 사실 정치적 이념에 대한 논쟁 자체가 무력화된 20대가 정치화된 건 필연적으로 이명박 덕분(?)이다. 사실상 20대의 경제적인 무력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고삐에 잡히듯 끌려가던 10대와 20대의 불안이 분노로 발화되기 좋은 시점이 이명박 정부 시절이었던 거다. 그 징후는 촛불 시위 당시 교복소녀들의 등장이라고 생각하는데 정치적 이념이 증발된 21세기에서 10대와 20대가 광장의 집회에 동참한다는 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싶다는 욕망 혹은 본능을 읽게 만드는 대목이었으며 그 분노의 대상이 명확하게 자신들에게 어떠한 것도 해주지 않는 기성세대, 더 나아가선 자신들과 하등의 관계가 없이 어른들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이는 인상의 정부와 사회에 대한 발언권을 획득하고자 하는 필연적인 방향성이었던 것. 나아갈 광장이 마련됐으니 나아가는 건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고.

 

한때 정치적인 관심도 없고 투표도 하지 않는 ‘20대 개새끼론이 고개를 들기도 했지만 어쨌든 기성세대가 개판으로 만들어놓은 사회적 인프라의 최대 피해자는 현재의 10대와 20대다. 고학력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입학금과 등록금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그 외에도 다양한 스펙 요건을 채우기 위한 비용이 요구되는 가운데서 은행에선 학자금 대출로 금리 장사를 하고 있다. 이 모든 상황에서 정작 피해의 당사자들을 위한 발언권이 전혀 없다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이 광장으로의 출연을 유도했고, 정치적인 발언이야말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식임을 깨닫게 된 것. 물론 세대 전반을 관통하는 화두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세대 내에서 자기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움직임은 곧 다수의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통해서 세대론의 새로운 규정을 가능하게 만들 움직임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정치적인 이념보다도 실리적인 필요에 의한 정치적 정체성의 확보란 점에서 대학가 대자보 릴레이를 통한 20대의 정치적, 사회적 발언은 대단히 중요한 징후로 보인다. 이는 우리 사회의 무책임하고 비인간적인 교육적 시스템 안에서 좌절을 부르는 인본주의적인 가치관 확보를 청년 세대 스스로의 고민을 통해서 일부나마 복원할 수 있다는 희망가이기도 하다. 그리고 대자보를 통해서 스스로 되돌아봐야 할 것은 청년 세대가 아니라 현재 30대를 포함한 예비 기성세대 이상의 기성세대군이다. “안녕하십니까?”라고 묻는 청년 세대의 물음에 답변해야 할 의무는 질문을 하는 그들 자신이 아니라 바로 어른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이 안녕하지 않기를 바란다. 고로 당신의 안녕을 묻고 싶다. 응당 그래야한다. 안녕을 묻는 20대의 안녕하지 못함을 지켜보는 나는 안녕하지 못하겠다. 그런데 당신은 "안녕하십니까?" 당신이 대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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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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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시리즈를 이끄는 건 <반지의 제왕>으로 익숙한 피터 잭슨이다. 불가피한 이유로 길예르모 델 토로에게서 메가폰을 넘겨 받았다 해도 <호빗>은 끊임없이 <반지의 제왕>과 비교당할 운명을 타고난 작품이란 것이다. 그리고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는 새로운 트릴로지를 받치는 허리이자 전후를 잇는 다리 역할에 충실해야 할 두 번째 속편이다. 본격적인 서사의 진전이 이뤄진다. 트릴로지의 성패를 쥐고 있는 분수령이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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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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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가고 싶은 어제보다 더욱 소중한 오늘을 위한 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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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호 코맥 매카시가 쓰고 거장 리들리 스콧이 연출한 <카운슬러>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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