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쥘 베른의 <지구 속 여행>을 모티프로 제작된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와 마찬가지로 속편임을 자처하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2: 신비의 섬> 역시 쥘 베른의 세계관을 토대로 영화적 세계관을 구상했다. <신비의 섬>이 그것. 그리고 <신비의 섬>의 프리퀄에 가까운 <해저 2만리>도 일부 차용됐다. 심지어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와 로버트 스티븐슨의 <보물섬>도 영화적 아이디어에 기여했다. 하지만 전작이 그러했듯이 속편 역시 이 모든 문학적 텍스트를 충실하게 재해석한 작품이라기 보단 쥘 베른을 비롯해서 이 영화에 차용된 고전들의 세계관을 방아쇠로 삼아 3D 롤러코스터를 쏘아 올리는 작품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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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에서부터 기어오르는 법을 배운 이는 미끄러지면서 버티는 재주를 용하게 터득한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는 한국의 근대사를 헤쳐오며 오늘날 일가를 이룬 한 아버지의 진창 같은 일생을 조명하는 영화다. 노스텔지어로 가오를 잡고, 블랙코미디의 리듬을 타면서도 서슬 퍼런 서스펜스가 때때로 쑥 들어온다. 두 전작을 통해서 리얼리즘의 연출적 장기를 드러낸 윤종빈 감독의 시대적 묘사가 탁월한 가운데, 배우들은 또렷한 연기로 그 시대적 공기를 채워낸다. 특히 영화를 좌우로 흔들어대는 최민식의 가공할 연기가 돋보이는 가운데서도 종종 그 리듬을 중심축으로 세워 넣고 긴장을 불어넣는 하정우의 존재감도 근사하다.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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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숲과 높은 돌담 속에 자리한 저택의 한 방에서 타이즈 차림으로 감금되듯 살아가는 여인 베라(엘레나 아라야)는 세계적인 성형외과 의사로서 인공피부 개발에 전념하는 로버트(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실험대상이다. 하지만 베라의 일상을 매일 같이 모니터하는 로버트의 시선에서는 실험적 욕망과 다른 관음적 태도가 엿보인다. 사실 그는 아내와 사별했고, 딸과 함께 살 수가 없는 현실을 살고 있는데, 이런 결과들이 그 태도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이 불편한 동거 상황은 로버트의 모친인 마릴리아(마리사 파데레스)의 도움을 통해서 유지되고 있는데, 그녀의 또 다른 아들 세카(로베르토 알라모)의 등장과 함께 파국을 경험한 뒤, 새로운 관계 국면을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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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라이온 킹>은 오늘날의 정교한 애니메이션의 기획력과 완성도에 비교하자면 떨어지는 물건이다.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의식한 효과와 예상 범위 안에서 머무르는 기승전결, 지나치게 단순해서 부조리한 은유적 세계관, 이는 결국 픽사와 드림웍스가 주도하기 전까지 애니메이션 왕국을 자처했던 디즈니 월드가 시대적 한계에 봉착하기 전까지의 영광과 한계를 명징하게 드러내는 지표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라이온 킹 3D>에서 눈여겨볼만한 건 고전 셀 애니메이션의 레이어가 컨버팅 3D 애니메이션으로 변환됐을 때, 셀 애니메이션의 레이어가 그 입체적인 공간감으로 구현되는 이미지의 목격이다. 3D 입체감과 탁월하게 결부되는 CG 애니메이션의 구현력에 미치지 못하지만 때로 그 레이어의 층위가 때때로 다른 차원의 입체감을 준다는 건 흥미롭다. 하지만 역시 세월무상이랄까. 때때로 호기심은 추억을 죽인다.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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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 리치의 <셜록 홈즈>는 아서 코난 도일의 원작팬들에게는 이단에 가까운, 혹은 막연하게나마 지적인 영국 신사 이미지의 탐정 아이콘 셜록 홈즈를 연상하고 있을 대부분의 관객들에게도 낯선 인상이었을 것이다. 차분하면서도 치밀하게 정보를 수집해하가는 추리력의 대가라기 보단 호전적으로 주먹을 날리며 본능에 가까운 인지력을 통해서 사건을 예견해나가는 셜록 홈즈는 캐릭터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를 넘어서는 이질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영화화된 <셜록 홈즈>는 코난 도일의 소설을 빌린 스핀오프라고 이해했을 때 보다 쉽게 받아들여질 만한 결과물이다. 실질적으로 영화의 원안이 된 건 각본에 참여했던 리오넬 위그램의 코믹북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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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은 전작에서 얻어낸 가능성을 보다 확실하게 구체화하는데 성공한 인상이다. 셜록 홈즈의 숙적으로 알려진 모리아티 교수가 등장하는 이번 속편은 전편에 비해서 그럴 듯한 긴장감이 조성된다. 가이 리치가 벌려 놓은 영화 속 세계관의 스케일에 비해서 홈즈가 상대하는 악의 위압감이 부족해 보였던 전작에 비하면 이번 작품에서 홈즈가 대적하는 모리아티는 보다 확장된 음모론적 세계관을 메우고도 남을 존재감을 드러낸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셜록 홈즈와 주드 로의 왓슨 듀오가 발생시키는 버디무비의 위트는 여전히 활력적이고, 가이 리치 특유의 스타일리시로 치장된 액션 시퀀스는 인상적인 순간을 포착해낸다. 이성적인 추리물의 세계관을 감각적인 액션 블록버스터로 변주한 이 시리즈는 보다 공고해진 세계관을 마련한 이번 속편을 통해서 본격적인 프랜차이즈로서의 진정한 출발 동력을 얻어냈다.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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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웨이>는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후 독일군 포로로 잡힌 한국인에 관한 사진 한 장이 모티프가 된 소설을 영화화한 결과물이다. 눈길을 끄는 파편 하나를 중심에 두고 몸통을 그려 넣은 영화라는 말이다. 마라톤 금메달의 꿈을 품고 경쟁하던 일제 치하의 일본인과 조선인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전쟁터에 서게 되고, 결국 핏덩어리가 되어 뒹굴다가 몇 번에 걸쳐서 군복을 갈아입고, 노르망디 해안까지 다다르게 되기까지의 우여곡절이 그것이다. 이는 결국 <태극기 휘날리며>로 전쟁신 촬영의 노하우를 익힌 강제규 감독의 야심을 담아내기 위해 마련된 그릇 같다. 전쟁영화의 스케일이 험난한 로드무비의 여정을 따라 전시되고, 끝내 두 남자의 멜로로 봉합된다. 기술적인 완성도가 우월한 전투신이 네 번 정도 마련되는데 저마다 압도적인 스펙터클을 자랑한다. 다만 반복적으로 비슷한 것을 보고 있다는 감상 안에서 그 위력이 점차 무마된다. 그 간극마다 비극적인 시대성 안에서 탈이데올로기적 경험을 공유하는 두 남자의 멜로적인 우정, 페이소스를 자극하는 여정이 분명 효과적으로 감정을 건드리는데, 그 물리적인 감정의 총합이 끝내 클라이맥스의 파고를 이루는 느낌은 아니다. 스펙터클의 풍경 안에 선 중심 캐릭터의 감정선이 지나치게 작위적인 합에서 구르는 탓에 좀처럼 이입하기가 쉽지 않다. 스펙터클의 힘이 다할 무렵, 서사의 흥미도 예상 범위 안에서 딱 떨어진다. 거대한 스펙터클의 전시를 위해서 페이소스가 남발되는 양상이다. 150여 분에 다다르는 러닝타임을 이런 방식으로 견뎌내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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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빅 매치로 회자되는 최동원과 선동열의 연장 15회 완투 대결. ‘나는 전설이다’라는 부제라도 걸고 싶은 <퍼펙트 게임>은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영화’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 야구팬이라면 가상의 인물까지 동원해서 실제 경기 양상까지 변주한 영화의 선택에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세기의 투수로 꼽히는 두 선수의 대결의 재현을 넘어서 그 의미를 전달하는 매개에 가깝다. <퍼펙트 게임>은 일단 최동원의 영화 같다. 선동열을 연기한 양동근이 (연기와 무관하게) 외모부터 실제 인물과의 괴리를 형성시키는 것과 달리 최동원을 연기한 조승우는 실제 인물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키고, 신뢰하게 만든다. 두 선수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결국 맞붙기까지의 기승전결은 덜컹거리는 화법에도 불구하고 온도를 상승시킨다. 다만 구멍에 가까운 몇몇 주변 캐릭터가 스토리의 제구력을 깎아먹는 인상이다. 감독의 작전보다는 선수들의 능력에 좌우되는 경기처럼, 연출의 승리라기 보단 소재 자체의 매력과 배우의 열연이 얻어낸 승리 같다. 지나치게 비장한 음악도 퇴장 감이다.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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