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숏에 담아낸 풍경들이 저마다 장관이다. 인물 너머에 펼쳐지는 풍경들도 좋은 밑그림이다. 그저 카메라에 잡기만 해도 그림이 되는 풍경들로 가득하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의심할 여지없이 호주를 위한 영화다. 게다가 호주가 낳은 세계적인 배우 니콜 키드만과 휴 잭맨까지 출연한다. 바즈 루어만은 <오스트레일리아>를 사랑과 전쟁, 인간과 자연을 아로새기는 거대한 대서사로 기획했다. 특히 과거 영국 제국주의의 식민지로 얻었던 호주의 수난사를 위로하고자 한다. 특히 노예로 착취된 혼혈2세들, 일명 ‘빼앗긴 세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하지만 성찰보단 호강에 가깝다.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스토리는 초호화 브로드웨이 뮤지컬처럼 스토리는 안이하다. 넓은 평원과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 활공하는 카메라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담고자 하는 욕망이 가득하다. 방만한 이야기에 방대한 이미지가 산만하게 흘러 넘친다. 저마다 제 빛을 내느라 응집될 겨를이 없다. 호주의 절경도, 배우들의 열연도, 방만한 서사도, 거대한 규모도, 하나같이 서로를 배려하지 못한다. 많은 것들이 보이긴 하지만 정작 특별하게 눈길을 끄는 게 없다. 그저 거대한 전시관을 보고 나온 기분이다.
(프리미어 'Movie 4人4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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