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은 시작과 달리 예정 없이 끝난다. 죽음이 슬픈 건 그래서일 게다. 죽은 자들의 빈 자리는 그 곁에서 함께 살아가던 이들의 생 한복판을 공허하고 황량하게 비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히어애프터>는 바로 그 죽음을 소재로 둔 영화다. 타인과의 접촉을 통해 그들의 기억 속에 놓인 망자들과 접속하는 조지(맷 데이먼)와 인도네시아를 휩쓴 쓰나미로 인해 죽음의 목전까지 다다랐던 프랑스의 유명 저널리스트 마리(세실 드 프랑스), 그리고 죽은 쌍둥이 형을 간절히 그리는 소년 마커스(조지 맥라렌)까지, 제각기 발 딛고 선 땅 위에서 직간접적으로 죽음과 사후를 경험한 이들의 뿔뿔이 흩어진 사연이 서로의 교감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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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의 지휘 아래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4대 사고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았다는 전주사고의 조선왕조실록 복본화 작업이 계획된다. 전주시청 한지과로 발령을 받게 된 7급 공무원 한필용(박중훈)이 실록 복본화 프로젝트를 일임하게 된다. 그 가운데 유명 다큐멘터리 감독 민지원(강수연)은 전주시청에 한지 다큐멘터리 제작 협조를 요청하고 전주시장은 그것이 복본화 작업에 시너지를 부여할 것이란 판단에서 이를 수락한다. 그것이 달갑지 않은 한필용은 이로 인해 그녀와 반목하게 되지만 점차 한지의 매력에 빠져드는 것처럼 그녀에게도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리고 필용은 뛰어난 지공예가였으나 뇌경색으로 거동이 불편해진 아내 이효경(예지원)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그녀의 고향을 찾고자 노력을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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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콜린 퍼스)는 어려서부터 심각한 말더듬이였다. 문제는 그가 사회지도층 혈통을 타고난 영국의 로얄패밀리였기에 종종 영국 왕실을 대표해서 국민들을 고무시킬 연설을 행해야 했다는 것. 부친이자 전왕인 조지 5(마이클 갬본)는 이런 아들이 못마땅해 득달 같은 성화를 내곤 했지만 이는 그가 생각하는 것보다 쉽게 고쳐질 수 있는 버릇이 아니었다. 그의 자상한 부인 엘리자베스 여왕(헬레나 본햄 카터) 역시 남편의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 수소문을 해보지만 좀처럼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 어느 날, 엘리자베스는 라이오넬 로그(제프리 러쉬)라는 언어치료사를 소개받고 그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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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워드는 WBU 웰터급 챔피언 경력을 지닌 미키 워드는 화끈한 난타전을 불사하는 인파이터로 정평이 난 복서였다. 하지만 그가 챔피언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메사추세스 로웰의 슬럼가에서 태어난 그는 배다른 형제와 누이들을 포함한 9남매 가운데 유일한 남자 형제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재능 있는 프로복서였다지만 약물에 중독된 퇴물 복서에 가까운 형의 트레이닝은 언제나 아슬아슬했고, 푼돈에 가까운 파이트머니를 좇다 아들을 백업선수로 전락시킨 어머니의 매니지먼트는 참담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경기 스타일처럼 정신력으로 자신의 삶의 키를 놓지 않고 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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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의 찰스타운은 가족사업처럼 범죄가 대물림 되는 도시다. 이곳에서 태어나 자란 더그 맥레이(벤 애플렉)도 은행 강도를 저지르다 검거되어 교도소에 수감된 아버지와 같이 역시 범죄의 길로 발을 들인지 오래다. 선택의 여지 없이 은행강도의 길로 들어선 그는 자신의 삶이 인생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지만 발을 빼고 다른 길을 걷는 것 역시 덫과 같은 관계들 때문에 자칫하다 발목이 날아갈 판이라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순탄치 않은 삶에 특별한 인연이 찾아온다. 은행강도 중 현장에 있던 여자 부지점장 클레어(레베카 홀)와 사랑에 빠지게 된 것. 그 사랑이 맥레이에게 어떤 결심을 도모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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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로 꼽혔던 김상남(정재영)은 이제 구단 내에서도 손사래를 치는 사고뭉치 퇴물투수에 불과하다. 음주에 폭행시비까지 휘말린 그는 선수생명에 제동이 걸린 위기에 몰린 가운데, 학창시절 절친이자 매니저인 철수(조진웅)에게 떠밀려 청각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위한 충주 성심학교의 야구부 감독직을 맡게 된다. 야생마처럼 길들이기 어려운 퇴물 투수가 소리가 없는 세상 속에서 배트를 휘두르고 글러브를 쥔 소년들과 함께 다시 한번 그라운드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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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에 빨려 들어가기 직전인 한 행성에서 부모의 기지로 우주선에 탑승한 한 아이가 탈출에 성공한다. 그리고 바로 옆 행성에서 탈출한 또 다른 아이와 평행선을 그리며 우주를 비행하다 함께 지구에 불시착한다. 비슷한 운명을 타고난 두 아이는 판이한 외모만큼이나 대립적인 성장기를 보내고 결국 최고의 적수로 자라난다. 초능력을 통해 온갖 사랑을 독점하며 자란 훈남아이는 메트로시티의 영웅 메트로맨이 되고 비호감이었던 아이는 메트로시티의 악당 메가마인드가 되어 끊임없이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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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유치원의 원장으로 일하는 연희(김윤진)는 부유한 삶을 살고 있음에도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딸로 인해 걱정을 멈추기 어렵다. 딸이 희귀한 혈액을 지닌 탓에 좀처럼 이식이 가능한 심장을 찾기가 쉽지 않기에 그녀의 걱정은 나날이 커져만 간다. 어느 날, 딸이 입원한 병원에 뇌사 상태에 가까운 중년의 여성이 실려 오고, 그녀의 혈액형이 딸과 일치한다는 것을 알게 된 연희는 심장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한다. 하지만 그녀의 아들 휘도(박해일)의 등장과 함께 기대는 불안으로 뒤바뀐다. 어머니에 대한 반발심에 사로잡힌 채 양아치 같은 삶을 살던 휘도(박해일)는 뒤늦게 어머니의 진심을 알게 되고 그녀를 살리고자 모든 방법을 동원하려 한다. 그리고 연희는 이를 막고 딸을 살리기 위해 모종의 결심을 하기에 다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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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놀로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영화에서 영상기술의 발전은 장르의 개척을 가능하게 만든 일등공신이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SF와 판타지 장르에서 거둔 성과들은 이런 전제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사례일 것이다. CG기술의 발전은 형이상학적인 상상력을 형이하학적인 표현력의 발전으로 이어졌고, 비현실적인 이미지들의 표현이 가능해짐에 따라 자연스레 장르 개척의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것들이 현실에서 가능해졌다. 1982년에 공개된 <트론>의 속편격인 <트론: 새로운 시작>(이하, <트론 2>) 역시 바로 이런 영상기술의 발전을 통해 얻어진 표현의 가능성에서 비롯된 기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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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밀려오고 다시 밀려나간다. 상륙하듯 육지로 들이치던 바다는 잠자코 머물다 다시 수평선 너머로 끌려나간다. 대륙과 반도 사이를 메운 갇힌 바다는 해안선이 비좁다는 듯 육지를 넘보다 해수면 저편으로 사그라진다. 한반도의 서편, 중국의 동편에 자리한 황해는, 그래서 탁한 바다다. 끊임없이 육지를 꿈꾸듯 해수면을 밀고 올라오다 흙을 머금고 미끄러져 사라지는 바다는 탁하지만 아련하게 출렁거린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의 역할을 하는 입구와 출구를 제외하면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된 <황해>는 마치 해수면으로 밀려들어오는 바닷물과 같이, 한국으로 밀항한 조선족 청년으로 인해 걷잡을 수 없게 전개되는 사건을 휘몰아치는 풍랑처럼 묘사하는 영화다. 탁한 해수면과 같은 현실을 묘사하는 영화의 끝에서 발견되는 건 그 밑바닥에 침전된 진한 농도의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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