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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26 간절함이 없어.
  2. 2010.04.22 100421
  3. 2010.03.21 100320
  4. 2010.03.14 이상한 날
  5. 2010.02.28 turtle neck syndrome
  6. 2010.02.22 100221
  7. 2010.01.18 마감 중 뻘짓.
  8. 2009.12.28 애인 없어요.
  9. 2009.12.17 091217
  10. 2009.12.16 부디 힘내길.

간절함이 없어.

time loop 2010. 4. 26. 23:22

그냥 가는 대로 내버려두련다. 마음을 얻으려다 상처만 느느니, 차라리 달아오른 마음을 냉정히 식히는 게 나을 것 같아. 인력이 생기지 않는 것을 억지로 맞붙이려다 되레 척력만 느는 꼴이니. 무엇보다도 우리에겐 간절함이 없어. 그러니 아마 우린 안 될 거야. 그래서 바람처럼 마음을 불어넣어도 빈 가지를 스치고 흘러가듯 허망하게 새어나가지. 그러니까 마음을 비우고, 이제 그만. 사실은 나만 멈추면 되는 일이니까, 이렇게 간단히 끝.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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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21

time loop 2010. 4. 22. 01:10

1.       ......정말 한 음절도 적지 않고 한 달만 쉬었으면 좋겠다. 휴지기가 필요해. 지난 몇 년간 죙일 써대면서 채워 넣지 못한 탓에, 매일 같이 텍스트가 고갈되고, 체력도 많이 소모됐고, 그만큼 뭔가를 쓴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은 요즘이다. 그만큼 내놓은 글들은 하나 같이 마음에 들지 않고, 내가 지금 쓰고 싶어서 쓰는 건지, 쓰기 위해 쓰는 건지, 구별할 수 없는 상황도 반복되는 기분이고, 그런 글을 팔아먹고 산다는 것도 참 마음에 찔리는 일이고, 어쨌든 이래저래 민망한 짓이다. 그 전에 몸이 많이 상했다. 잠도 많이 부족하고, 몸이 피곤하니 머리도 제대로 못 굴러가는 게 느껴지는데, 이제 20대는 막장까지 왔고, 체력으로 버틸 수 있는 나이도 지나가는데, 이래저래 걱정이.

 

2.       피렌체에 다녀온 지 한 달이 되어 간다. 벌써 그렇군. 그 사이 유럽은 화산 폭발로 난리가 났고, 만약 내가 2주 정도만 늦게 다녀왔어도……생각만 해도 아찔한 기분이……어쨌든 찍어놓은 사진들은 어찌어찌 정리했는데, 게시하는 게 문제로군. 암튼 감회가 새롭다. 시간 참 빠르다.

 

3.       봄이다. 그런데, 봄 맞냐. 여튼 비가 오는데, 이게 봄비 맞겠지. 하지만 왠지 곧 더워지고 한여름이 올 것 같은 기분. 여름 싫은데.

 

4.       호감이 가는 사람이 있었고, 적당히 마음도 건넸는데, 애매한 기분만 느껴질 때는 그 마음이 더 깊어지기 전에 그만둬야 하는 것일까. 이거 얄팍한 건가. 아니면 현명한 건가.

 

5.       불평만 늘고 있다. 모든 것은 내 안에서 비롯된다. 一體唯心造. 명심하자.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 감당할 수 없는 건 내 도량이 부족한 탓이니, 도량을 넓히자. 남 탓은 하지 말자. 결국 나를 추하게 하는 일이니.

 

6.       다시 마감 기간이 오고 있다. 원고의 압박도 슬슬 오고, 다시 시즌이 오고 있다. 마감 한 번 지나갈 때마다 성격 버리는 기분이다만,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만큼은 좀 더 단단하게 견뎌봅시다. 물론 그 전에 외고부터 정리가 돼야……

 

7.       희섭 만루홈런. 롯데는 내가 봐도 안쓰럽더라. 요즘 기아도 병맛 야구에 심취해 있는데, 롯데는……여튼 이겨서 좋다만, 우리 석민이가 호투하는 모습을 못 봐서 섭섭. CK포도 지금보다 좀 더 뻥뻥 터져줬으면. 어쨌든 이긴 놈이 우리 편.

 

8.       CD 6장 질렀다. , 이 놈의 CD욕심은 끝이 없구나. 이제 더 이상 CD장에는 자리도 없는데. 그래도 배송될 CD를 생각하면 마음이 하악……(이러지 말자.)

 

9.       트위터 하고 있다. 가입은 정말 예전에 했는데 요즘 갑자기 생각나서 아이디 찾고, 비밀번호 찾아서 조금씩 해보고 있다. 어차피 블랙베리도 쓰니까 연동도 되고. 하지만 그리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건 아니다. 사실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난 IT치가 아닐까. 블로그도 사실 아직 잘 모르겠거든. 페이스북도 가입은 했는데 역시 잘 모르겠다. 쉽지 않아. 미니홈피에 길들여진 탓일까.

 

10.   새벽녘에 내리는 비는 좋다. 창 밖으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음악소리와 함께, 그리고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와 함께 듣다 보면 마음이 평온하다. 하지만 그 전에 자고 싶다. 왜 이리 글이 안 써질까. 그리고 그때마다 왜 이런 딴짓을. 다시 본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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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20

time loop 2010. 3. 21. 00:41

1.       최근에 도인을 몇 번 만났다. 그러니까 어디였더라. 어쨌든 한 번은 이틀 전 종로였고, 한번은, 역시 어디였더라. 기억나지 않아. 어쨌든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점이었지. , 이제 아, 저기 잠시만요, 이렇게 접근하는 여인네들만 봐도 난 네가 무슨 말을 할지 알아, 하고 그냥 지나가버리건만, 은근히 찝찝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니까 대체 너희들은, 내가 뭔가 심각한 고민에 놓여 있을 때, 곧잘 나타나더구나. 신기한 일이야.

 

2.       담배 끊을까.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농담 아님. 그냥 갑자기 담배 핀다는 게 어지간히 귀찮아졌음. 게다가 황사 바람 맞으면서까지 내가 이걸 피워야 하나, 라는 생각이 절로 나더라. 게다가 늦은 오후가 되면 오전에 뿌린 향수 냄새는 어디 가고, 담배 냄새만 남았느냐. , 싫어.

 

3.       피렌체 간다. 불과 4일 남았다. 하지만 그 전에 일단 프리미어 마감하고, 비욘드 원고 다 처리하고, 리뷰도 2개 써줘야 하고, 정산도 있고, 기획회의 준비도 해야 하고, 현지 포토 섭외도 해야 돼! 걱정이다. 피렌체에 대한, 내가 묵을 협찬 호텔에 대한 공부도 좀 해야 하는데, 나 어떡해. 게다가 외국은 처음인데, 게다가 비행기도 처음인데. 후후, 나 좀 짱인 듯. (미친 거냐.) 어쨌든 피렌체 간다니까 부럽다는 사람 많다. 그래, 안다. 나도 참 설레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고. 하지만 한편으로 두려움이 더 크다면 돌 맞을까. 사실이다. 난 외국도 처음이고, 그 처음을 업무로 간다 하니 더욱 긴장되어 심장이 터질 것 같아, 는 훼이크고 어쨌든 무겁다. 내 영어가 좀 짱인 것도 아니고, 가서 국제미아나 되는 거 아닐까 모르겠다. 무엇보다도 소매치기 당하는 건 아니겠지. 지갑을 옷에 꿰매야 하나.

 

4.       이상한 일이다. 바쁠수록 술이 당기고, 놀고 싶고, 퍼진다. 무념무상 모드로 빈둥거리다가 아슬아슬하게 마지막 스퍼트를 내곤 한다. 이번 달은 좀 뭐가 많긴 했다. 주기적으로 리뷰를 쓰는 곳은 원래 있었지만 오다 가다 리뷰를 간혹 쓰게 된 공간이 따로 마련됐고, 조만간 칼럼도 쓰게 될 것 같다. 예정됐던 프리미어 시즌북 마감에 가까운 자리에 앉은 선배에게 외고 하나가 날아왔다. 그러니까 비욘드 마감 끝났더니, 이 마감, 저 마감, 최 마감, 박 마감……마감의 연속이다. 지난 1월과 비슷한 상황이랄까. 나쁘진 않다. 글을 쓴다는 건 나쁜 일이 아니지. 다만 내가 그럴 역량이 있는지, 혹은 내가 제대로 매진하고 있는지, 종종 헷갈린다. 어쨌든 이번 일요일이 지나면 마감 하나는 끝나 있어야 하고, 리뷰 하나도 나와있어야 한다. , 이래저래 쉽지 않구만. 일상이 마감이라니, 이래서야 쓰겠소. 그래, 개처럼 써서 개처럼 벌고, 개처럼 죽나? 아놔.

 

5.       회사에 들어온 지 어느 새 4달 째다. 벌써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뒤돌아보면 빠른 듯 하지만 시간을 꽉 채워서 4달을 걸어왔다. 20대의 마지막 해도 9개월이 남았다. 남은 9개월도 꽉 채워 보내리.

 

6.       건강이 확실히 안 좋아졌다. 몸도 예전 같지 않다. 술을 마셔도 다음 날 회복이 더디다. 술자리에서도 매번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물론 여전히 난 취하지 않고, 취하는 듯 해도 어떻게든 버틴다. 하지만 확실히 예전과 다르다. 운동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육체의 나이도 서서히 여름의 끝으로 다가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이제 29살에 여름의 끝은 개뿔, 이라고 말할지 몰라도, 일반적으로 육체의 노화는 20대 후반에 시작된다. 그러니까 실상 30대부터 긴 가을에 접어드는 셈일지도. 얼마 전 목디스크 경고를 받았고, 올해 초에 다친 손목은 비가 오니까 얼큰하고, 검지손가락은 여전히 묵직하며, 무릎도 종종 뻐근하고, 허리 정중앙이 묘하게 결린다. 뭐지, 60대 할아버지 포스는. 일단 정말 담배부터 끊어볼까. 

 

7.       농구하고 싶다. 농구하고 싶어. 농구하고 싶다고. (해리처럼 읽어야 효과 만점)

 

8.       집에 <무소유>가 한 권 있다. 5초 정도 고민했다. 팔까. 법정 스님, 죄송. 그런데 말이다. 이건 아이러니 아닌가. 무소유를 위해서 책을 절판했더니, 많은 사람들이 그 책을 갖기 위해 아비규환이 됐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무소유>에 신경도 안 쓰던 사람들이 어째서 그 책을 못 찾아서 안달인 거냐. 알 길이 없다. 법정 스님은 이런 상황을 예상하셨을까. 어쨌든 법정 스님은 바라밀다로 가셨고, 그런 의미에서 진짜 팔까. 법정 스님, 다시 죄송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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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날

time loop 2010. 3. 14. 23:12

맺히는 것 하나 없이 무언가 똑똑 떨어져 두드리는,

이상한 날.

 

그리움엔 대상이 없고,

서러움엔 이유가 없네.

 

그냥 그렇게 맺히는 것 하나 없이 똑똑 떨어져,

자꾸 스며드는 이상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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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tle neck syndrome

time loop 2010. 2. 28. 00:00

며칠 동안 목을 제대로 못 돌리고 있다. 잠을 잘못 잤나 싶었던 목 부위의 통증이 어깨와 등으로 번져나가며 환부가 넓어지더니 점차 강도도 세져 갔다. 덕분에 지난 금요일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이후로 맞아본 기억이 없는 침을 맞게 됐다. 그리고 수기치료를 받았다. 받고 나니 좀 괜찮아졌다. 하지만 현재 목의 균형이 많이 어긋나고 일자로 뻗어가는 상태라는 진단을 얻었다. 전에 방송할 때 모니터하면서 내가 왜 자꾸 저렇게 모가지를 삐딱하게 하고 있을까 생각했는데 그게 다 모가지가 비틀어져서 그런겨. 암튼 지난 해 오른손 팔목에 터널증후군을 얻고 마우스를 왼손으로 썼는데 이젠 목 부위에 터틀넥 증후군을 얻게 됐다. 컴퓨터 앞에 매달려서 키보드나 두들기는 게 뭔 일이냐 싶지만, 병폐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그렇다고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도 아니고, 그럴 수 있을 리도 없고…… 어쨌든 이래저래 삭신이 쑤셔보니 더욱 건강이 중요하다는 걸 알겠다. 있을 때 잘해야 하는 건 애인만이 아닌 게야. 그나저나 병원비 비싸다. 그래도 당분간은 나가야겠다. 돈은 이럴 때 쓰려고 버는 건가 싶기도 하구만. 그런데 솔까말 한 알에 3만원 짜리 환약은 너무 비싸다. 진짜 효과 있는 거니? 플라시보는 아니겠지?

 

의사 말로는 이 통증이 각종 스트레스와 과로에 따른 신체적 저항, 일종의 휴식을 권고하는 신호라는데, 그러니까 내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휴식이라 이거지. 그런데 휴식은 얼어죽을, 가뜩이나 짧은 2월에 마감도 당겨지고, 이상하게 자질구레하게 해결해야 할 일들이 주변에 수북. 시발, 이러다 언제 골로 갈지도 모르겠다. 유서나 미리 당겨써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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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21

time loop 2010. 2. 22. 00:27

1.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 안다. 그것이 무책임했고, 어쩌면 잔인한 일이었다는 것을. 이기적이라 할지라도 난 일단 그 상황이 버거웠고, 발을 빼기로 결심했으며 차가운 말을 뱉어 누군가의 마음을 냉랭하게 얼린 뒤 조각 내버려야 했다. 파편이 튀듯 내 마음도 쓰렸다. 하지만 됐다. 난 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앙금은 남았고, 관계의 금은 영원히 붙지 않을 거다. 어쩌겠나. 물은 엎질러졌고, 상황은 저만치 떠내려가버렸다. 그 자리로 돌아간다 해도 예전의 그 자리가 아닌 것을, 어쩔 것인가.

 

2.       처음으로 출국을 할 계기가 생겼다. 피렌체로 출장을 간다. 호텔 취재인데, 어쨌든 그렇다. 영어가 젬병이라 벌써부터 걱정이 팔 할이지만 피렌체라니, 설레는 것도 사실이다. 르네상스의 중심지에서 오랜 낭만의 체취를 추적하겠노라, 정도의 비범한 목표는 없지만 두오모 성당 정도는 올라가봐야겠다. 그리고 가능하면 좀 누려야지. 이국의 정경을. 물론 결과적으로 가게 된다면.

 

3.       다음 달엔 조금 여러 모로 바쁠 것 같다. 비욘드 마감이야 언제나 그렇듯 찾아오고, 그 외에도 프리미어 시즌북을 준비하게 됐다. 아직 구체적으로 잘은 모르지만 선배와 이야기하면서 대략적인 형태는 짐작하고 있다. 출장도 다녀와야 되고, 기존에 하던 작업까지 유지하기 위해선 이래저래 부지런을 떨어야 할 것 같은데, 글쎄, 요즘 어지간히 귀차니즘이 심해져서.

 

4.       인터파크에서 꽤나 싸게 <율리시스>양장본을 팔길래 사버렸더니, . 집에 배송 온 책이 사람 잡을 두께일세. 이걸 보라고 만든 건가, 잠시 멍해졌다가, 책상에 꼽아놓으면 그럴싸하겠구나 싶었지만 이걸 들고 다닌다는 것 자체가 노동스러워서 잠시 또 상념에어쨌든 그럴 듯한 소장용 책인데, 볼 엄두는 안 나니, 이게 책이니, 인테리어니.

 

5.       직장을 옮긴지도 어느 새 3달이 넘어가는 중이다. 시간은 흐르고, 그만큼 낯선 것들은 익숙한 것이 되고, 새로운 감각은 낡아간다. 하지만 역치가 아무리 높아진다 한들, 실무율은 제 자리에 머무르는 법이다. 언제나 마감은 돌아오고, 삶은 돌아간다. 이 패턴 속에서도 난 생을 꿈꾸고, 일상의 빈자리를 마련해보려 한다.

 

6.       다들 내 연애에 관심이 많다. 정작 난 내 연애에 관심이 없다. 아니, 없는 건 아니겠지. 다만 딱히 적극적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왜 연애를 안 하냐는 질문부터, 종종 소개팅에 대한 의향을 묻는 질문을 듣곤 한다. 궁금하다. 그러니까 이건 보편적인 현상인 거냐? 누구나 연애를 하지 않는 내 나이 또래의 남자라면 이런 질문을 듣는 거냐? 아니면 내가 별종인 건가? 어쨌든 그렇다. 연애, 좋다. 할 수 있다면 좋겠지. 하지만 감정이라는 건 이성적인 판단으로 채워 넣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난 지금 연애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다. 때가 되면 하겠지, 하지만 그 때가 언제인지 나는 모른다. 연애라곤 팔자에 없는 인간이라 생각해왔고, 지금도 딱히 내가 연애에 걸맞은 팔자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 여전히 사는 게 버겁다는 걸 느끼고, 그걸 뼈저리게 느끼게 만드는 지뢰 같은 상황들이 날 건드리고 있다.

 

7.       아버지가 종종 이 공간에 들어온다는 걸 안다. 그래서 좀처럼 아버지에 관한 글은 쓰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써야겠다. 아버지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아니, 물론 변했다. 스스로의 말씀처럼 아버지는 많이 변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변하지 않았다. 스스로는 그걸 모른다는 점에서도 여전히 당신은 그대로다. 그래서야 우린 여전히 남남일 수 밖에 없다. 결코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다. 이미 아버지와 난 깨진 그릇이다. 그걸 다시 이어 붙이려면 결코 지워질 수 없는 파괴의 흔적을 모른 체 할 수 없도록 서로가 노력해야 한다. 만신창이가 된 관계가 다시 예전처럼 복구될 수 있으리란 믿음은 오만이다. 하지만 당신은 너무 쉽게 믿고 있어요. 대부분의 가해자는 스스로를 용서하며 상대에 대해 불필요한 관용적 믿음까지 품는다. 그건 일종의 정신병이다. 나를 위해서, 혹은 가족을 위해서라는 수사 따위를 동원한다는 게 꺼림칙하다. 지금까지 당신 없이 잘 살아왔다. 이제 와서 누굴 생각해준다는 말이 끔찍하다. 그러니 명심하시길. 스스로를 위해서라고 인정하시길. 정녕 우리를 생각한다면, 그런 말부터 뱉는 건 예의가 아닌 겁니다. 다 떠나서 지겨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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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중 뻘짓.

time loop 2010. 1. 18. 00:32

주말에 원고를 쓰자니 몸이 늘어지는 걸 막을 길이 없네. 그러나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나발이고 마감은 해야 혀. 암요. 그렇고 말고요. 하아, 이번 주 지나면 또 다시 마감의 시즌이 돌아오는 이 타이밍에 원래는 원기를 충전해도 모자라건만 어인 일로 번거로운 원고 하나를 덥썩 물어서 이 난리람. 물론 돈이 되고 쌀이 되는 원고지만 요즘은 좀 놀아보고 쉬어볼 구석을 찾아 살아보려는데 쉽지가 않네. 그래서 그만 둘까 하는 방송도 이래저래 타이밍이 들어맞아 그만 두게 됐고, 보고 싶은 시사회도 죄다 못 보고 있는 판에 연초부터 이렇게 찌들 줄이야. 어쨌든 시간은 가고, 밤은 깊어가고, 당최 글을 쓸 의욕은 살아나지 않고, 이렇게 딴 짓만 늘어가니, 이래저래 죽을 맛. 글은 마감이 써준다 건만, 어째 오늘 마감신은 태업 중이시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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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 없어요.

time loop 2009. 12. 28. 01:42

생각해보니, 이곳에서 이 글을 읽고 있을 정도로 내게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애초에 그런 질문 따위를 하지도 않았을 게다. 고로 이건 뻘짓, 삽질, 에너지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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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17

time loop 2009. 12. 17. 23:04

1.       강아지는 회복 중이다.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마쳤고, 녀석은 마취에서 잘 깨어났다. 오늘 병원에 들려보니 집에 가고 싶은지 낑낑대는 것이 여간 안쓰러운 게 아니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잘 견뎌낸 녀석이 대견스러웠다. 다만 여전히 2차 감염여부를 지켜봐야 하고, 복막염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 녀석이 별 일 없이 집에 돌아오길 바란다.

2.       이상하게 바쁘다. 뭐지, 왜일까. 마감은 아직 여유가 있건만 벌써부터 마음은 조급하고, 그 전에 외부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순차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생활에 리듬감이 없다. 리듬을 타야 해. 리듬을. 일단 급한 불부터 끄자, 라고 말만 하지 말고 진짜 끄자.

3.       방송을 그만 둘까, 고민 중이다. 재정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이기도 하고, 한편으로 욕심이 나기도 하지만 요즘은 지나치게 의무감에 허덕이는 기분도 들고, 새롭게 개편된 포맷이 내게 딱히 흥미롭지 않다. 뭔가 말장난을 하는 것 같고, 그저 시간만 때우기 위한 자리 같기도 하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연말까지 고민해보고 마음을 다잡아 보던지, 결단을 내리던지 해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도 아침 일찍 여의도까지 가야 한다는 것 자체가 내게 더 없는 고문이기도 하고.

4.       금주 일요일에 친구 결혼식이 있는데 그게 광주에서 하는 것이라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가게 된다면 처음으로 가게 되는 친구 결혼식인 셈인데, 이래저래 고민이다. 주말에 처치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도 부담이지만, 광주가 멀다는 것이 더욱 고민이다. 어쩌겠나. 사람 마음이라는 게, 아니, 내 마음이라는 게 이리도 얄팍한 것을. 주말에 서울에 올라올 일 있다는 친구가 자기 차를 타고 내려가자는데도 이래저래 고민이다. 이것도 다 마음에 여유가 없다는 증거지.

5.       크리스마스가 임박했다. 별 생각이 없다. 개인적으로 24일부터 27일까지 쭉 쉴 수 있다는 점에서 기다려지는 연휴일 뿐, 딱히 감흥이 없다. 그냥 그렇다.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지 않는다. 애인이 없어서 그래, 라고 말할 성격과 무관하게 그냥 그렇다. 뭔가 그냥 무덤덤하다고 할까. 요즘은 마냥 쉬고 싶은 생각밖에 없지. 물론 누군가를 만나서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즐겁겠지만 그럴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한 줌도 들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문득 이상해졌다. 다들 하나같이 크리스마스에 뭘 할 것이냐 묻는데, 난 참 그게 이상하더라. 뭔가를 해야 하는 건가. , 모르겠다. 난 그냥 쉴 거다. 특별한 일이 있다면 모를까. 그게 내 계획이다. 그러니 제발 이 글 보는 사람들은 그것 좀 묻지 마세요.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에요.

6.       이제 곧 29살이 된다. 20대의 마지노선이다. 모르겠다. 딱히 별다른 감흥이 없다. 지난 몇 년간 정신 없이 되는 대로 살다가 여기까지 왔다. 뒤늦게 내가 느끼는 건 오늘이 중요하다는 거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이란 허세까진 아니더라도, 그냥 나이를 먹어간다는 게 아직까진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시간이 흐른다는 사실에 일말의 아쉬움도 품지 않노라, 장담할 자신은 없지만 딱히 대단한 감상을 품지 못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지난 3년은 내게 하루하루가 격변의 시간이었고, 현재도 그렇다. 그렇기에 지난 시간들에 대한 미련보다도 다가올 시간에 대한 호기심에 마음이 동한다. 내일이 좀 더 궁금하다. 다가올 시간에 대한 물음표가 흘러간 시간에 대한 말줄임표보다 내겐 선명해 보인다.

7.       기다리고 있는 일이 있다. 누군가에게 질문을 던졌고, 답변은 내년에 돌아올 예정이다. 마음을 비우곤 있지만 문득 조급함이 밀려오기도 하고,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일단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세상 모든 일이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건 일찌감치 깨달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뭔가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길 바라는 욕심은 불가항력에 가깝다. 어렵게 마음먹은 일인만큼 좋은 소식을 맞이할 수 있길 바라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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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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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힘내길.

time loop 2009. 12. 16. 20:27

강아지가 아프다. 며칠 전 낑낑대길래 병원에 데려가니 이쑤시개를 삼켜버렸단다. 위에 걸렸다는데 천공이 생겼는지는 배를 열어봐야 알 일이라 했다. 병원에 갇혀서 측은하게 우는 게 마음에 걸렸다. 아마 곧 수술을 시작할 거다. 녀석은 심장이 좋지 않다. 덕분에 마취를 견디지 못할 수도 있다 했다.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단다. 수술하기 전에 어머니께서 한번 보러 가자는데 차마 못 가겠더라. 마치 죽기 전에 한번이라도 더 보자는 것 같아서 그렇게는 못하겠더라. 잘 되겠지. 작게나마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게 기우였으면 좋겠다. 요 며칠 사이 녀석이 집에 없으니 허전하더라. 집에 들인지 2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일상이 돼버렸다. 정이라는 게 이리 무섭다. 녀석을 볼 수 없게 되면 난 조금 슬퍼질 것 같다. 어쩌면 죄책감이 들지도 모른다. 녀석이 잘 돌아온다 해도 더욱 좋은 사람이 되어주겠다는 장담은 못하겠지만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녀석이 잘 견뎠으면 좋겠다. 그리고 견디리라 믿는다. 그럼 난 녀석을 칭찬해주겠다. 못난 주인 만난 덕에 네가 고생이 많았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겠다. 부디 힘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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