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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정장을 내걸었다. 내일 입을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좋은 일이면 좋겠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 고등학교 동창 녀석의 아버지께서 운명하셨다. 잠이 드신 채로 깨어나지 못했다고 들었다. 정확한 사인은 모르지만 지병이 없으셨다니 급사하신 셈이다. 다른 친구를 통해 소식을 전해 들었다. 수화기 너머로 먹먹함이 전해졌다.
언젠가 검은 색 정장은 한 벌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혼식이야 발가벗고 가지만 않는다면 상관없겠지만 장례식은 좀처럼 그럴 수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축하하는 자리에선 엄격한 격식을 버려도 된다지만 위로하는 자리에선 적절한 격식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동시에 그것을 깨닫는다는 건 어느 새 내가 그걸 알아야 할 나이가 됐음이란 사실도 알게 됐다. 죽음을 위로해야 할 나이가 됐다. 작년엔 알고 지내던 친구 하나가 객사했다. 죽음은 멀지 않다. 아니, 어쩌면 언제나 멀지 않았을 거다. 다만 그것이 예감할 수 없는 순간에 불쑥 고개를 내밀기 때문에 순간이 당황스러울 뿐이다. 그리고 이제 그것을 위로하거나 위로 받을 나이가 된 것뿐이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예견할 수 없는 상실의 시간을 견뎌내는 과정이 아닐까. 그만큼 그 상실을 위로하는 예의를 갖춰야 할 필요성을 깨닫는다. 복장이 프리한 직업을 선택한 덕분에 일 년에 몇 번 입을 일도 없는 검은 정장이 필요하다 느낀 것도 그런 의무감 때문이다. 물론 중요한 건 진심이다. 하지만 때때론 그 진심을 표현하는 방식도 그 진심의 무게만큼이나 중요한 일이 될 때가 있는 법이다. 내일은 친구를 위로하기 위한 예의가 필요한 날이다. 마음을 단단하게 여미고 한 움큼 쥔 위로를 전하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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