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2> 단평

cinemania 2011. 7. 7. 17:31

스토리도, 캐릭터도, 픽사라는 이름 안에서 보기 드물게 이례적으로 단점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전작과의 개연성은 둘째치고, 스토리 라인 자체가 속편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게다가 <토이스토리 3>로 경이적인 속편의 가능성을 증명한 픽사이기에 <2>가 더더욱 부족해 보이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민폐 캐릭터를 지켜보는 것도 스트레스지만 우정이라는 단어를 활용하는 방식도 픽사답지 못하게 얕고 단순하다. 시리즈를 증명하는 기존의 캐릭터들이 새롭게 추가된 속편용 캐릭터에 비해서 매력적이지 못한 것도 안쓰럽다. 이와 무관하게 <007>시리즈를 연상시키는 리메이크적인 소품들과 이를 위해 개발된 캐릭터는 흥미롭게 즐길 만하다. 디테일부터 스케일까지, 탁월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비주얼은 감탄할만한 대목이다. 실패작이라 부르기엔 너무 박하고 범작 정도라 부를 수는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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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애틋한 건 그 지나간 기억으로부터 여전히 느껴지는 체온 때문일 게다. 언제나 그렇듯 시간은 당연스럽게 흘러가고, 그 시간 안에서 우린 스스로 모른 채 많은 것들을 흘리고 뒤돌아 줍지 못한 채 떠밀려 나간다. <토이 스토리 3>는 바로 그 잃어버린 시간에 관한, 즉 추억들에 대한 애틋한 드라마다. 세 번째 속편에 다다른 이 시리즈는 언제나 그렇듯 주인에게 버려질까 전전긍긍하는 장난감들의 좌충우돌 활극을 그린다. 1999, 그러니까 21세기 전에 나온 전편과 10년이 넘는 격차를 두고 거듭된 세 번째 속편이지만 <토이 스토리 3>는 어느 속편들처럼 새삼스럽거나 안이한 기획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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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2D 셀애니메이션의 시대는 끝났다. 이젠 3D CG애니메이션이 대세다. 하지만 시대가 끝났다 하여 시대의 주인공까지 사라져야 할 필요는 없다. 물론 명맥이 끊어졌던 디즈니의 전통적인 2D 셀애니메이션의 전성기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하는 이는 누구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전성기를 이루지 못한다 해도 그 가치를 증명할만한 유산의 상속은 가능하다. 디즈니의 49번째 애니메이션 <공주와 개구리>는 디즈니라는 이름이 품고 있는 오랜 명맥의 가치가 무엇인지 대변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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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에 픽사 20주년 기념 전시회 관람 후 작성한 글을 퍼다 올린 것입니다.)

 

펜슬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이 연필이 아닌 것처럼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 역시 컴퓨터가 아닙니다.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은 아티스트입니다.

-존 라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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