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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11 101010
  2. 2010.06.05 잊지 않겠다
  3. 2010.01.18 마감 중 뻘짓.
  4. 2009.12.28 애인 없어요.
  5. 2009.12.17 091217
  6. 2009.12.16 부디 힘내길.
  7. 2009.11.11 수능
  8. 2009.10.05 금연할까.
  9. 2009.10.03 명절 잡담 2
  10. 2009.09.13 두 가지 질문

101010

time loop 2010. 10. 11. 02:42

1.       부산에 다녀왔다. 당연히 부산국제영화제 때문. 하지만 솔직히 개막식 당일날 개막식이 끝난 뒤 부산에 도착했고, 다음날 오후 6 기차를 타고 다시 상경했다. 부산영화제 때문에 갔지만 프레스 카드가 사치였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KTX왕복비용이 아까운 스케줄이었다. <된장> 스크리닝 한 편을 봤고, 피프 빌리지 주변을 얼쩡거리다가 그냥 돌아왔다. 그럼에도 소고기 국밥을 먹었고, 해운대 바다를 봤으며 어쨌든 부산국제영화제를 구경했다. 해운대 주변에서 술 한잔 못했다는 게 아쉬웠지만 어쩌겠나. 내년을 기약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갈 수 있을 때 가보는 수 밖에.

 

2.       <아저씨> 야외 무대 인사가 있어서 해운대에 수많은 인파가 원빈을 보겠다며 몰려들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원빈 앞에서는 깜빡 죽더라. 하지만 그 와중에도 엄마에게 돌아가자고 칭얼거리는 아이를 보니, 역시 스타도 애 앞에서는 별 수 없구나, 싶은 생각이.

 

3.       <된장> 스크리닝이 있는 시네 드 쉐프 관으로 가기 위해서 센텀시티 신세계 백화점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할머니 두 분의 대화를 들었다. 레드카펫에서 가슴 파인 드레스를 입은 여자배우들의 노출이 지나치다는 것이 말씀의 요지였는데, 어쨌든 그 대화 가운데서 미국 애들도 그렇게는 안 해, 라는 말씀이. , 그렇진 않습니다요, 라고 끼어들 수는 없었고, 그냥 조용히 못 들은 척하며 층수를 위태롭게 살필 수 밖에.

 

4.       <된장> 재미있다. 추후 리뷰를 쓰게 될 거 같은데 숙성된 이야기에서 우러나는 감동이 있는 영화랄까. 된장을 빚는 것이나 이야기를 쓰는 것이나, 무언가를 완성하는 과정에는 기본적인 실력도 중요하지만 마법 같은 찰나가 모여 이루는 어떤 결정적 순간이 다가올 때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그 결정적인 순간은 우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노력과 진심이라는 필연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의견.

 

5.       부산에서 짧게 있을 수 밖에 없었던 건 주말에 9회 부평 청소년영상제 심사위원으로 참석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실 예선과 본선 심사가 미리 끝난 상황이었지만 당일 현장에서 대상 수상작을 선정해야 했고, 어쨌든 심사위원으로서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는 주최측의 요구를 얻었고 이를 수락했기에 부산을 뒤로 하고 서울로 올라와야 했다. 앉아 있는 것도 낯부끄러웠지만 중간에 심사위원을 대표해서 심사평에 대한 언급까지 해야 했기에 심장이 후덜덜하더라마는, 어쨌든 좋은 경험이었고, 여러 모로 뭔가를 되새김질하게 만드는 기억이 될 것 같다. 수상작들을 다시 보는 과정에서 내가 내린 채점의 결과를 통해 얻게 될 누군가의 성취감과 좌절감이 존재하지 않을까 머리 속이 잠시나마 복잡하기도 했지만, 어떤 결과든 감상은 매한가지일 게다. 어쨌든 당일 현장에서 말했던 것처럼 그 경험이 누군가에게 좋은 밑천이 되어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었던 결과가 되길 바란다. 이는 진심이다. 아쉬운 건 내가 밀고 싶었던 어떤 한 작품이 결과적으로 살아남지 못했더라는 것.

 

6.       벌써 12 넘었으니 내일 당장이 됐다. 프라하로 간다. 일주일간의 여정이다. 늦은 휴가다. 올해 피렌체에 가게 될 줄 몰랐듯이, 프라하도 가게 될 줄 몰랐지만 어쨌든 간다. 누구나 그러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내 인생은 좀처럼 가늠할 수 없는 찰나의 연속이 아닐까 싶다. 덕분에 지금은 가기 전에 해결해야 할 일을 해결 중이다. 그리고 지금 이 약간의 뻘짓은 설레는 여정을 앞두고 피로한 업무와 싸우고 있는 역설적 찰나로부터의 도피를 위한 행각이다. 그러니 이제 다시 본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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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겠다

time loop 2010. 6. 5. 22:28

지금 당장 내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다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고 싶다. 이명박이라도 믿겠다. 한나라당이라도 찍겠다. 4대강이라도 파겠다이 부질 없는 개소리를 정신 나간 듯 지껄일 수 있을 만큼 절박하다. 어리석었고, 모든 것을 망가뜨렸다. 영원을 꿈꿨지만 찰나를 견디지 못했고, 양을 가늠할 수 없었던 희망은 죄다 날리고 그만큼의 절망을 쥔 채 더없이 괴로워하고 있다. 난 모자랐고, 그것이 나를 더 견딜 수 없게 만든다. 더없이 슬프지만 하소연할 곳도 없고그렇게 마냥 혼자 운다. 누구를 탓할 이유도, 그럴 겨를도 없다. 하루 종일 슬프고 무기력하여 이대로 죽는 것도 나쁘지 않겠구나, 생각했건만, 난 오늘도 밥을 먹었고, 사람을 만났고, 지금도 글을 써대야 할 팔자다. 지랄 맞다. 이게 다 무어냐. 마치 없었던 것처럼, 바스러지는 모래 알갱이처럼 흩어지듯 사라지고 싶다. 아프다. 내가 미워서 죽이고 싶다.

 

이명박을 믿지 않았는데도, 한나라당을 찍지 않았는데도, 4대강을 파지 않았는데도, 다행스럽게도 내가 원하는 바가 이뤄졌다. 다른 의미로 눈물이 난다. 새삼 절실했던 문장들이 오래된 과거의 유물처럼 보인다.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의미로든 상황은 뒤돌아섰고, 다시 살고 싶어졌다. 그래도 이 문장을 지우지 않는 건, 기억하기 위해서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다만 악센트와 같은 실수는 있어도 도돌이표는 안될 일이므로, 두고 두고 보며 기억하겠다.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게 만들어 주겠다. 찰나에 부서질 수 있었던 영원의 꿈을 다시 한 번 이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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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중 뻘짓.

time loop 2010. 1. 18. 00:32

주말에 원고를 쓰자니 몸이 늘어지는 걸 막을 길이 없네. 그러나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나발이고 마감은 해야 혀. 암요. 그렇고 말고요. 하아, 이번 주 지나면 또 다시 마감의 시즌이 돌아오는 이 타이밍에 원래는 원기를 충전해도 모자라건만 어인 일로 번거로운 원고 하나를 덥썩 물어서 이 난리람. 물론 돈이 되고 쌀이 되는 원고지만 요즘은 좀 놀아보고 쉬어볼 구석을 찾아 살아보려는데 쉽지가 않네. 그래서 그만 둘까 하는 방송도 이래저래 타이밍이 들어맞아 그만 두게 됐고, 보고 싶은 시사회도 죄다 못 보고 있는 판에 연초부터 이렇게 찌들 줄이야. 어쨌든 시간은 가고, 밤은 깊어가고, 당최 글을 쓸 의욕은 살아나지 않고, 이렇게 딴 짓만 늘어가니, 이래저래 죽을 맛. 글은 마감이 써준다 건만, 어째 오늘 마감신은 태업 중이시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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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 없어요.

time loop 2009. 12. 28. 01:42

생각해보니, 이곳에서 이 글을 읽고 있을 정도로 내게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애초에 그런 질문 따위를 하지도 않았을 게다. 고로 이건 뻘짓, 삽질, 에너지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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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17

time loop 2009. 12. 17. 23:04

1.       강아지는 회복 중이다.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마쳤고, 녀석은 마취에서 잘 깨어났다. 오늘 병원에 들려보니 집에 가고 싶은지 낑낑대는 것이 여간 안쓰러운 게 아니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잘 견뎌낸 녀석이 대견스러웠다. 다만 여전히 2차 감염여부를 지켜봐야 하고, 복막염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 녀석이 별 일 없이 집에 돌아오길 바란다.

2.       이상하게 바쁘다. 뭐지, 왜일까. 마감은 아직 여유가 있건만 벌써부터 마음은 조급하고, 그 전에 외부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순차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생활에 리듬감이 없다. 리듬을 타야 해. 리듬을. 일단 급한 불부터 끄자, 라고 말만 하지 말고 진짜 끄자.

3.       방송을 그만 둘까, 고민 중이다. 재정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이기도 하고, 한편으로 욕심이 나기도 하지만 요즘은 지나치게 의무감에 허덕이는 기분도 들고, 새롭게 개편된 포맷이 내게 딱히 흥미롭지 않다. 뭔가 말장난을 하는 것 같고, 그저 시간만 때우기 위한 자리 같기도 하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연말까지 고민해보고 마음을 다잡아 보던지, 결단을 내리던지 해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도 아침 일찍 여의도까지 가야 한다는 것 자체가 내게 더 없는 고문이기도 하고.

4.       금주 일요일에 친구 결혼식이 있는데 그게 광주에서 하는 것이라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가게 된다면 처음으로 가게 되는 친구 결혼식인 셈인데, 이래저래 고민이다. 주말에 처치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도 부담이지만, 광주가 멀다는 것이 더욱 고민이다. 어쩌겠나. 사람 마음이라는 게, 아니, 내 마음이라는 게 이리도 얄팍한 것을. 주말에 서울에 올라올 일 있다는 친구가 자기 차를 타고 내려가자는데도 이래저래 고민이다. 이것도 다 마음에 여유가 없다는 증거지.

5.       크리스마스가 임박했다. 별 생각이 없다. 개인적으로 24일부터 27일까지 쭉 쉴 수 있다는 점에서 기다려지는 연휴일 뿐, 딱히 감흥이 없다. 그냥 그렇다.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지 않는다. 애인이 없어서 그래, 라고 말할 성격과 무관하게 그냥 그렇다. 뭔가 그냥 무덤덤하다고 할까. 요즘은 마냥 쉬고 싶은 생각밖에 없지. 물론 누군가를 만나서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즐겁겠지만 그럴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한 줌도 들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문득 이상해졌다. 다들 하나같이 크리스마스에 뭘 할 것이냐 묻는데, 난 참 그게 이상하더라. 뭔가를 해야 하는 건가. , 모르겠다. 난 그냥 쉴 거다. 특별한 일이 있다면 모를까. 그게 내 계획이다. 그러니 제발 이 글 보는 사람들은 그것 좀 묻지 마세요.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에요.

6.       이제 곧 29살이 된다. 20대의 마지노선이다. 모르겠다. 딱히 별다른 감흥이 없다. 지난 몇 년간 정신 없이 되는 대로 살다가 여기까지 왔다. 뒤늦게 내가 느끼는 건 오늘이 중요하다는 거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이란 허세까진 아니더라도, 그냥 나이를 먹어간다는 게 아직까진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시간이 흐른다는 사실에 일말의 아쉬움도 품지 않노라, 장담할 자신은 없지만 딱히 대단한 감상을 품지 못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지난 3년은 내게 하루하루가 격변의 시간이었고, 현재도 그렇다. 그렇기에 지난 시간들에 대한 미련보다도 다가올 시간에 대한 호기심에 마음이 동한다. 내일이 좀 더 궁금하다. 다가올 시간에 대한 물음표가 흘러간 시간에 대한 말줄임표보다 내겐 선명해 보인다.

7.       기다리고 있는 일이 있다. 누군가에게 질문을 던졌고, 답변은 내년에 돌아올 예정이다. 마음을 비우곤 있지만 문득 조급함이 밀려오기도 하고,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일단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세상 모든 일이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건 일찌감치 깨달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뭔가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길 바라는 욕심은 불가항력에 가깝다. 어렵게 마음먹은 일인만큼 좋은 소식을 맞이할 수 있길 바라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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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힘내길.

time loop 2009. 12. 16. 20:27

강아지가 아프다. 며칠 전 낑낑대길래 병원에 데려가니 이쑤시개를 삼켜버렸단다. 위에 걸렸다는데 천공이 생겼는지는 배를 열어봐야 알 일이라 했다. 병원에 갇혀서 측은하게 우는 게 마음에 걸렸다. 아마 곧 수술을 시작할 거다. 녀석은 심장이 좋지 않다. 덕분에 마취를 견디지 못할 수도 있다 했다.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단다. 수술하기 전에 어머니께서 한번 보러 가자는데 차마 못 가겠더라. 마치 죽기 전에 한번이라도 더 보자는 것 같아서 그렇게는 못하겠더라. 잘 되겠지. 작게나마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게 기우였으면 좋겠다. 요 며칠 사이 녀석이 집에 없으니 허전하더라. 집에 들인지 2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일상이 돼버렸다. 정이라는 게 이리 무섭다. 녀석을 볼 수 없게 되면 난 조금 슬퍼질 것 같다. 어쩌면 죄책감이 들지도 모른다. 녀석이 잘 돌아온다 해도 더욱 좋은 사람이 되어주겠다는 장담은 못하겠지만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녀석이 잘 견뎠으면 좋겠다. 그리고 견디리라 믿는다. 그럼 난 녀석을 칭찬해주겠다. 못난 주인 만난 덕에 네가 고생이 많았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겠다. 부디 힘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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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time loop 2009. 11. 11. 21:49

내일이 수능이란다. 이제 수능이 뭔지 기억도 안 나지만 어김없이 추워지는 날씨는 망각을 일깨운다. 하아, 귀신 같은 날씨. 어쨌든 내일 이후로 누군가는 인생의 2막을 계획할 것이고, 누군가는 끝없는 절망을 체감하겠지. 단 하루로 삶이 판명되는 것 같은 억울함을 느낀다 해도 어쩔 수 없다. 그게 바로 이 나라의 병신 같지만 멋있는 입시교육 시스템이니까. 하지만 걱정은 마라. 수능 시험 못 봤던 내 친구는 애도 쑥쑥 낳고 잘 살고 있고, 대학도 나오지 못한 나도 밥벌이는 하고 산다. 물론 판검사, 의사, 적어도 삼성맨 정도는 꿈꾸는 이라면 좀 신경 쓰길. 그리고 시험 좀 못 봤다고 한강대교에서 인생의 끝을 경험해볼 생각은 말길어쨌든 좋은 결과를 바랍니다, 수험생 여러분. 좋은 대학을 가던, 3류 대학을 가던, 재수를 하던, 삼수를 하던, 어떤 식으로든 인생은 돌아가요. 그러니까 내일 하루 잘 보내시길. 그리고 저녁엔 맘껏 놀아요. 엄마 몰래 술 먹어도 상관 없지만 길 바닥에서 자다가 얼어 죽지는 마시고. 고리타분한 꼰대처럼 말하자면 수능이라도 볼 수 있는 그 때가 그리울 날이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어떤 식으로든 즐기시길. 그 시절을. 그 젊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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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할까.

time loop 2009. 10. 5. 00:35

다시 담배 끊어야겠다. 오후 내내 커피숍 흡연석에 앉아서 인터뷰 녹취를 따다가 담배를 줄창 피웠는데 5시간 여 동안 한 갑 가까이 피워댄 것 같다. 체력이 쑥쑥 떨어지는 걸 느끼는데도 이상하게 손이 간다. 새우깡도 아니고, 뭔 맛이냐. 뭔 맛이긴, 그래, 이 맛이지. 2년 반 만에 다시 담배를 피워대면서 마치 그 동안 충당하지 못한 니코틴을 온몸에 꽉꽉 눌러 담으려는 듯 미친 듯이 연기를 피워대고 있다. 덕분에 체력이 급하강함을 느낀다. 내가 예전에 이걸 어떻게 피웠나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담배의 폐해를 온몸으로 절실히 느낀다. 다시 끊어야겠다. 어쩌면 2년 반 동안 쌓아둔 체력이 이 정도로 고갈됐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 그렇겠지. 그 동안 내가 운동과 얼마나 거리를 두고 살았냐. 그래도 살 안 찌는 거 보면 신기해. 하루 세끼 꼬박꼬박 먹는데.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러나. 어쨌든 각설하고, 담배 끊자. , 그런데 벌써부터 자신이 없네. 다시 또 확실한 계기가 필요한 건가. 애인 없으면 담배도 못 끊을라나. 그렇다고 담배 끊자고 애인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지. 물론 그럴 능력이 안 된다는 게 애초에 가장 큰 문제겠지만, 허허, 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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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loop 2009. 10. 3. 23:50

명절이다. 그렇다. 고향으로 내려가기 위해 기차표를 예매하고 고속도로의 막힘을 걱정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그렇다. 나에겐 무관한 일이지만 그렇다. 주말을 비롯해서 개천절까지 잡아먹어버린 이번 연휴가 야속한 건 명절과 관계없이 긴 휴일을 즐기는 나에게도 마찬가지지만 명절을 특별하게 보내지 못한 건 벌써 오래 전부터 지속된 상황이라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기다리긴 했다. 푹 쉬고 싶었기 때문에 3일 간의 연휴는 상당히 벼르던 기간이었다. 어쨌든 벌써 이틀을 날려먹고 나니 또 한번 허무해진다. , 이제 하루 남았구나. 다시 한번 야속해지는 연휴다. 아마 내일 즈음엔 또 다시 자신의 본토로 돌아오려는 이들의 분주한 하루가 이어질 것이다.

 

명절을 날로 먹는 나에겐 긴 연휴란 한없이 여유로운 기간이다. 달리 말하자면 꽤나 심심한 시간이기도 하다. 일을 미리 해볼까 싶다가도 나태해지고 누군가를 만나볼까 전화번호를 뒤적이다 말게 되는 그저 그런 날이다.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동네를 휘휘 돌기도 하며 캔맥주를 사와서 영화나 보는 그런 날이다. 그나마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라도 보면서 낮을 보내면 하루가 깜빡 간다. 그 와중에 명절이라고 음식을 차리는 어머니 덕분에 배는 부르다. 어쨌든 벌써 이틀이 갔다. 내일이면 마지막 휴일, 그리고 출근. 벌써부터 월요병이 도지는 기분. 내일은 노트북을 들고 가로수길로 걸어가 된장남 놀이나 해야겠다. 집에 있으면 도통 일을 할 수 없거든. 일이라도 줄여놔야 월요일 걱정이 줄지. 그래도 다음주엔 부산으로 간다. 벌써부터 해운대 앞바다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설마 쓰나미가 밀려오진 않겠지. , 그렇다면 어쩔 수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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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질문

time loop 2009. 9. 13. 23:36

요즘 기이하게 많이 듣게 되는 외모에 관한 두 가지 질문. 파마한 거에요? 혹시 코 세운 거? 그리고 그 두 질문은 대부분 여자에게서 나온다. 아무래도 파마와 성형이라는 게 그만큼 남자보단 여자에게 민감하게 와 닿을만한 사안이기 때문 같기도 하고. 어쨌든 내 머리가 특이하긴 하나 보다. 미용실에서도 다들 물어볼 정도니까. 파마한지 얼마나 됐나요? 원래 내 머리가 이래요. 그럼 감탄이 이어진다. 아무래도 파마값에 민감한 여자들은 그런 것 같다. 성형은 요즘 들어 부쩍 듣고 있는데 아무래도 시대의 변화 덕분일지도 모르고 내가 더 이상 어린 나이가 아니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이젠 성형이라는 게 가벼운 트렌드처럼 돼버린 시대이기도 하고, 내 나이가 이제 성형을 했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들어버린 것이기도 하고. 어쨌든 뭐, 이렇게 적고 나니 내 자랑 같아 머쓱하긴 하다만, 그럴 만한 인물은 아니라서. 어쨌든 처음 만난 사람에겐 요즘 들어 적잖게 듣는 질문이라 내겐 묘한 감상을 낳는 일이니, 그냥 털어보고 싶었을 뿐. 재미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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