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loop'에 해당되는 글 112건

  1. 2009.06.28 주말, 시간 죽이기, 출근, 이별, 아메리카노
  2. 2009.06.01 이별
  3. 2009.05.31 연애
  4. 2009.05.21 숙취, 지옥의 일정, 알콜 경계령
  5. 2009.05.13 5월 12일 4
  6. 2009.05.04 <박쥐> 예고 홈런
  7. 2009.04.29 아직도 CD사는 인간 2
  8. 2009.04.25 첫 방송, 박쥐, 연애사 4
  9. 2009.04.17 무비쇼 4
  10. 2009.03.13 읍참마속

그냥 주말 동안 집안에서 퍼져있었다. 금요일까지 마감해줘야 할 외고를 토요일 아침에서야 가까스로 마감해서 넘겨주고 나서 무기력해졌다. 이틀을 온전히 버렸다. 마이클 잭슨 Thriller 25주년 앨범과 최근에 구입한 Placebo, Eminem 신보만 줄창 틀어놓고 그냥 자빠져 있었다. 말 그대로 시간을 죽였다. 잠도 많이 잤다. 간만이었다. 아직도 녹취조차 못 들어간 인터뷰가 두 개나 남았고, 리뷰도 하나 써서 넘겨줘야 한다. 화요일 즈음이면 방송 원고도 넘겨줘야겠지. 다음 주엔 또 일이 쌓일 테고. 기이하게 바쁘다. 이상하게도 매일 같이 일이 쌓이고 덜어지지 않는다. 게으른 탓이다. 나사가 하나 풀린 기분이랄까. 의욕에 비해 진도가 안 나가는 기분. 누가 보면 떼돈이라도 버는 줄 알겠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다. 그냥 입에 풀칠하지 않을 정도랄까. 다음주엔 봐야 할 영화도 많다. 방송에서 소개하는 개봉작이 4편에서 3편으로 줄어서 그나마 일이 덜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영화는 봐야 한다. 혹자는 영화를 보지 않고도 소개쯤은 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아무래도 난 그게 좀 어렵다. 내 성격상 그게 쉽지 않다는 건 내가 잘 안다. 그렇게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다. 난 내가 두 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것을 마치 아는 것처럼 말하는 게 어렵다. 바로 티가 날 거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영화를 보고 소개하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업적이라도 되는 건 아니고. 그나마 가능하다는 거지.

 

사실 최근에 여러 가지로 신변에 변화가 있다. 여자친구와 헤어졌고, 회사가 한 고비를 넘겼다. 사실 여러 가지로 진통이 있었던 두 가지 일이 어떤 식으로든 해결이 됐다. 그냥 둘 다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후자는 명백히 잘 된 일이고, 전자는 그렇게 해석하고 있다. 내가 간절할수록 상대는 괴로울 일이라면 내가 포기할 때 상대도 편해진다. 깨끗하게 단념했다. 아니, 단념이전에 스스로 편해지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놨다. 허전한 건 사실이지만 예전만큼 아프진 않다. 그냥 그 아이나 나나 각자의 길로 다시 들어서는 게 서로에게 발전적인 상황이 될 것 같다는 마음에 스스로 편해졌다. 친구라도 될 걸 그랬나, 싶은데 잘 모르겠다. 가능할까. 딱히 다른 기대감에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한 시절을 함께 보낸 애인과 친구가 될 수 있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 나쁜 이별도 아니었으니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고. 쌍욕하면서 헤어진 것도 아니고 생각보다 담담하면서도 친근하게 이별을 고하고 맞이했다. 이 정도면 꽤나 깔끔하지 않았나. 쿨한 것과는 다른 차원의 상황이기도 하고.

 

어쨌든 주말이 지나고 다시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 집에서 10분 거리에 놓인 회사로 터벅터벅 걸어가다가 여유가 있으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나 한 잔 사 들고 가던가. 최근 가장 발전적인 변화는 회사가 우리 집에서 10분 거리로 이사를 했다는 거. 서태웅이 괜히 북산고를 선택한 게 아냐. 그리고 그 주변에 있는 커피전문점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무려 1500원에 판다는 거. 시럽 넣지 않는 아메리카노를 선호하는 나에겐 훌륭한 조건이다. 최근에 함께 일하기로 한 선배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불참을 통보해서 약간 난감하긴 했지만 이 역시도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해결될 조짐이 보인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어쩌면 내 개인적인 환경이 변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건 뭔가 확실해지면 좀 더 언급하고, 아니면 묻어야지. 어쨌든 나쁘지 않다. 지금 상황. 그런데 연애도 칼로리를 소모하는 작업이었을까. 연애도 끝나니 쉬고 싶다. 누구는 그러던데. 없으면 절실해진다고. 글쎄, 지금은 아니올시다. 그냥 담담한 기분. 그냥 동네에 오후 즈음에 별 생각 없이 만나서 맥주나 한 잔 하면서 수다 떨 수 있는 불알 친구나 하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건 좀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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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time loop 2009. 6. 1. 03:38

울면서 이별을 말하는 이의 심정을 난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게 아픈 거라면 하지 말아야 되는 게 아닌가. 난 좀처럼 모르겠다. 한 사람과 또 다시 이별했다. 이게 슬픈 건지 허망한 건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담담하고도 심란하다. 소리 없이 마음이 무너져 내리면서도 기억만큼은 선명하다. 이 정도면 정말 인연이 아닌가. 화가 난다. 내가 뭘 잘못했나. 이성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게 믿어지지 않아서 마음이 더더욱 황폐해진다. 2년이란 시간을 보내면서 나름 행복했던 지점도 있었고, 나름 상처도 많이 받았다. 되돌리려는 노력이 이 상황에서 나에게 중요한 행위인지 파악조차 되지 않는다. 5번 이별해도 다시 만날 수 있나. 그래도 되나. 4번을 붙잡았지만 결국 모두 다 내 의지에 불과했던 걸까. 넌 언제나 붙잡혔던 건가. 심란하다. 눈물이 나지 않는 건 내가 아직 이 상황을 실감하지 못해서인지, 혹은 지난 경험들 속에서 스스로 담담해져 버린 건지 모를 일이다. 이대로 네 의사를 존중해서 시간을 보내고 기억을 봉인해야 하는 게 맞는 건지 모를 일이다. 다시 널 잡아보려 아둥바둥하는 게 옳은 일인지, 아니면 이기적인 건지 모를 일이다. 연애라는 거 참 모를 일이다. 사랑이라는 거 결국 부조리한 감정이다. 사람이 평생 동안 한 사람을 바라보면서 살 수 있다는 것도 재능이거나 운인가 보다. 지금의 나로선 참 불가사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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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time loop 2009. 5. 31. 22:37

연애는 참 힘든 일 같아요.

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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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숙취에 시달리다 가까스로 살아났다. 물론 충혈된 눈을 마저 풀기 위해선 당장 자야 한다. 어느 정도 피곤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할 일이 있다. 어쨌든 기분 좋은 술자리였다. 문제는 그 다음날이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물 한 모금까지 질량보존의 법칙을 증명하듯 식도를 통해 역류되는 상황을 4~5번 반복하다 보니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문제는 지옥의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 용산CGV에서 <보트> <마더>를 연이어 보고 곧바로 충무아트홀로 날아가서 뮤지컬 <삼총사>를 봐야 했다. 지하철 타고 서서 갈 자신도 없고, 택시를 타고 달렸다. 심지어 극장에 도착해서 또 한번 역류현상을 경험했다. 목이 마름에도 물을 마시지 못하는 상황, 타는 목마름으로 입이 논두렁처럼 갈라질 것만 같았다. 자빠져서 앓는 소리를 할 판에 극장에 앉아서 아무렇지 않은 척 영화를 보고 있다는 게 기이했다. <보트>를 볼 땐 정말 죽을 맛이었다. 영화는 재미있었다. 그러니 더 아쉽더라. 멀쩡한 정신으로 봤다면 이보다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을 텐데. 정말이지 졸도하고 싶었다. 물론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하며 단 한 장면도 놓치지 않았다. 내가 봐도 대단한 인내력이었다고 자평한다. 게다가 영화를 보던 중 갑자기 복통에 가까운 배고픔까지 밀려왔다. 어느 정도 위의 기능이 정상화가 됐나 보더라. 덕분에 이젠 기아 체험이 됐다. 아침 점심 한끼도 못 먹은 상황이었다. <보트>를 보고 나와서 갈증부터 해결했다. 넘어가는 물이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배는 못 채웠다. 시간도 없었고, 일단 움직일 기력이 없었다. 그래도 <마더>는 어느 정도 안정감 있게 봤다. 영화가 대단한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말하니까 <보트>를 볼 때 그랬던 건 영화 탓처럼 들리지만 어느 정도 시간의 경과를 간과할 수 없지. 어쨌든 시사회 시간이 홍보팀의 삽질 덕분에 대략 40분 가까이 지연되는 바람에 저녁도 못 먹고 뮤지컬을 봤다. 다행히도 뮤지컬이 상당히 재미있더라. <삼총사>볼만하다. 세트도 대단하고 조명을 이용한 효과가 상당히 탁월하다. 연출도 괜찮고, 위트도 먹힌다. 어쨌든 힘든 하루였다. 방금 막 라면을 끓여먹고 나니 좀 살 것 같다. 요즘 들어 소주를 좀 먹었다 하면 그 다음날 사망신고 직전까지 간다. 술도 끊어야 하나. 간이 약해진 건가. 아니면 이런 게 바로 노화? 그런 거야? 어쨌든 당분간 알코올경계령을 선포한다. 나는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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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2일

time loop 2009. 5. 13. 01:07

내가 커트 코베인을 좋아했던 이유는 그가 내가 이상적이라고 생각되는 나이에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드라마틱하게. 한때 나는 서른이 넘을 즈음, 그러니까 어린 놈이 할만한 막연한 단상 수준으로 젊은 시절이라고 생각하는 20대가 지나기 전에 뭔가 대단한 걸 이루고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정말 어려서, 생에 대한 집착 따위는 쿨하게 씹어먹을 정도로 담배를 피워대던 고삐리 시절에 그랬단 말이다. 어쨌든 이제 10년 넘게 피웠던 담배도 끊었고, 그래선지 그 때와는 생각이 많이 변한 것 같다. 어쨌든 난 지금 커트 코베인보다 오래 살고 있고, 20대에 딱히 이룬 것도 없으니 죽기엔 억울하기도 하겠다. 그렇다고 내가 시저처럼 30대 문턱을 넘어서 20대에 이룬 것이 없다며 눈물을 흘릴 리야 있겠나. 어쨌든 난 확실히 범인으로 늙어가고 있구나.

 

생일이 지났다. 공일오비가 5 12이라는 노래도 불렀다는 걸 노래방 책자에서 보고 의기양양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냥 무덤덤하게 생일을 보낸다. 그래도 오랜만에 생일이라고 축하한다며 전화해주는 친구도 있고, 문자를 날리는 친구도 있고. 여기저기 스팸문자처럼 날아드는 회원 관리 생일 축하문자 서비스는 성가시지만 그것만 빼면 나름 편안하고 훈훈한 생일이었던 것 같다. 게다가 어제 기자시사를 놓친 탓에 오늘 저녁에서야 <터미네이터>를 보고 나오다 깜짝 놀라게 해주겠다는 일념으로 극장 앞에서 케이크를 들고 날 기다리며 선 여자친구와 마주치니 행복하더라. , 이래서야 30대에 죽을 수 있겠나. 커트 코베인이 아니라서 다행이지 싶었다. 대단한 업적을 남기고 위인전에 오를만한 사람은 되지 않아도 좋다. 그냥 소소한 기쁨을 느끼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뽀뽀도 해주면서 남한테 민폐끼치지 않고 똥칠하지 않을 정도로 적당한 나이까지 건강히 살다가 잠든 듯 죽을 수 있다면 참 행복할 거 같다. 대단하진 않아도 나쁘지 않았던 28번째 생일이 또 그렇게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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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예고 홈런

time loop 2009. 5. 4. 23:46

<박쥐>에 대한 긴 글을 쓰고 싶다. 이래저래 생각은 많은데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지난 주말에 한번 더 보니 이 영화에 대해 품은 생각이 한 차례 업데이트됐다. 방출해야 하는데 하지 못하고 있다. , 심란하다.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좀 쌓였다. 그리고 또 쌓일 일이 한 바가지. 원래 <똥파리>에 관한 글도 한번 시간에 밀려 포기했고,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굿나잇 앤 굿럭>을 연결한 만평적인 글도 생각만 가득하다 시간에 밀려 포기했다. 하지만 <박쥐>는 한번 작심하고 써내려 가고 싶다.

 

박찬욱의 욕망이 순수하다고 본다. 어떤 이들은 <박쥐>가 지나치게 인공적이고 통제된 영화라 불편하다지만 난 그 형태가 그에게 있어서 가장 순수한 유희라고 생각한다. 그는 정치적으로 공정하지 않은 진보주의자다. 그는 파괴적인 행위를 통해 극단적인 순수를 이룬다.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혹은 그 이전에 <복수는 나의 것>, 아니면 <공동경비구역 JSA>라도, 박찬욱이 만든 어떤 영화를 보고 감탄을 마지 않았던 그 누군가가 <박쥐>를 보고 침을 뱉었다고 해서 그것을 반박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어떤 변명이 아니라 그저 내가 이해한 박찬욱을 기록해두고 싶다. <박쥐>를 지지한다는 선언을 할 생각은 없다. 단지 결코 폄하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하는 개인적인 사견을 한번쯤 정리해보고 싶다. 텀이 길어지면 영화를 한번 더 보려 한다. 두 번 봤다고, 혹은 세 번 봤다고 내가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이 보였노라, 찬미할 생각은 없다. 단지 뭔가 기억해두고 싶은 장면이 좀 더 세밀하게 관찰됐고 더 되리라 본다.

 

참고로 지극히 평범한, 어떤 비범한 관람 욕망이 전혀 없는 내 여자친구의 가벼운 소견에 따르면 <박쥐>가 좀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뭔가 한번쯤 봐둘 만한 영화인 거 같다고 하더라. 대단한 재미는 없지만 뭔가 볼만한 것을 본 것 같다고 했다. 그 반응이 흥미롭다. 물론 그 한 점에 불과한 반응을 거대한 평면으로 오해하는 짓은 않으려 한다. 다만 내가 착석했던 그 상영관에서 동시에 자지러지다, 동시에 숙연해지는 광경을 종종 목격했다. 그게 흥미로웠다. <박쥐>는 회화적인 영화다. 그게 영화적으로 불순하다고 생각진 않는다. 단지 어떤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조차도 난 지지하는 쪽이었다. 하지만 <박쥐>는 전적으로 지지하지 못하겠다. 단지 악담으로 도배될 영화는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악의적인 방식으로 숭고해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걸 좀 풀어내보려 한다. 그러려면 좀 더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그러니까 이 글의 목적이 뭐냐. 말 그대로 날 위한 수갑이랄까. 이렇게 적어놓고 못하면 좀 쪽팔릴까. 그러니까 일종의 압박을 스스로 채우는 셈. 어떻게든 꼭 해봐야 겠다. 마치 예고 홈런과 같은 거다. 물론 내 글이 홈런이라는 건 아니고. 그냥 파울플라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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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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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도 CD를 산다. 내가 주로 애용하는 곳은 신촌의 향뮤직과 삼성동 코엑스에 있는 에반레코드. 오늘 코엑스에 갈 일이 있어서 에반레코드를 들렀는데 역시나 CD두 장을 샀다. 엄밀히 말하면 5장이지. 하나는 2CD고 하나는 3CD니까. 난 아직까지 MP3라는 걸 써보지 못했는데 그렇다고 CDP를 들고 다니는 것도 아니다. 내가 이어폰을 꽂으며 길에서 음악을 듣던 시절은 CDP를 들고 다니지 않으면서 끝났다. 그 뒤로 핸드폰에 음악을 넣어서 들었던 적도 있는데 그게 여간 귀찮아서, 용량이 큰 것도 아니라 금방 질린다. 어쨌든 방에 있는 미니 컴포넌트로 작업을 하면서 음악을 듣곤 하는데 그렇게 자주까진 아니고. 암튼 난 아직도 월 평균 4~5장의 CD를 산다. 오늘 내가 산 건 BLUE NOTE 창립70주년 기념 컴필레이션Eddie Higgins Solo Piano Standard by Request 1st day & 2nd day. 딱히 내가 재즈에 조예가 깊은 것도, 피아노에 조예가 깊은 건 아니지만 요즘 왠지 이런 음악이 좋아. 좋거든. 그리고 이런 건 사줘야 돼. 컴필레이션도 나름 수준이 있는 법. BLUENOTE 기념 앨범은 지금 듣고 있는데 꽤 마음에 든다. 어쨌든 린킨 파크 신보도 그냥 멀뚱멀뚱하게 보고, 얼마 전에 산 U2앨범도 2번 정도 듣고 말았나. 그보다도 갑자기 Joshua Tree앨범을 줄창 들었더랬지. 어쨌든 그렇다. 어쨌든 그나저나, <싸이보그 그녀> 봤는데 내가 미웠다. 극장에 앉아있는 내가 미워서 한숨을 푹푹 쉬다가 시계만 한 백 번 정도 봤나. 이런 영화를 만들 돈은 그냥 적선하는 게 세계평화를 위해서 좋지 않을까. 순간 제목을 <싸이보그 X>이라고 부를 뻔했네. 그리고 <김씨표류기>강추!

 

그리고 다행히도 이번 주 방송은 목욜에 한다. 나도 근로자의 날엔 마냥 쉬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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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송을 했다. 아직 모니터는 못했다. 생방이라 모니터를 할 수 없다. 10시경에 재방송이 있다는데 몰랐다. 나중에 봐야지. 꼬박 날 새우다 1시간 자고 아침 7 30까지 여의도로 날아가야 했다. 방송에 지장은 없었다. 틈틈이 <테레즈 라캥>을 읽으며 <박쥐>시사가 있었던 2까지 완독할 때까지도 정신이 괜찮았다. 그러나 영화를 볼 때 아주 간혹 피곤을 느꼈다. 정신이 혼미해지진 않았다. 사실 이번주에 내가 날을 샌 건만 2, 그 외에 잠을 청할 수 있었던 때에도 평균 취침 시간은 3~4시간 안팎이었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요즘 내가 마치 잠을 지배하는 초인이라도 된 것 같다. 하지만 잠 안자서 좋을 건 없다. 어깨부터 팔목까지 온 몸이 다 뻐근하고 때때로 머리가 지끈거린다. 그래도 정말 이상한 건 영화를 보는 2시간 동안 눈은 말똥말똥하다. 때론 정신이 맑아짐을 느낀다. 다행이다. 한편으론 이게 미쳤나, 싶기도 하지만.

 

<박쥐>시사회가 열리던 용산CGV는 난리도 아니었다. 정리가 안 돼서 시장통이었다. 하긴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것도 오랜만이다. <놈놈놈>이후로 처음이랄까. 그래도 그 때는 일본에서, 중국에서, 기타 동남아 등지에서 날아온 듯한 아줌마들이 상영관을 무국적지대로 만들어서 벌어진 기이한 풍경이었다면 어젠 주최측의 착오와 관객들의 오해가 맞물린 연출에 가까웠다. 시사회장부터가 완전 부조리였다. 어쨌든 <박쥐>와 관련해 많은 글이 쏟아질 것 같다. 어제 시사회장엔 정말 이 바닥에서 글로 먹고 산다는 사람은 다 모인 것 같았으니까. 나 역시 2번에 걸쳐 적당한 글과 긴 글로 이 영화에 관한 생각을 토해낼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박찬욱에 대한 팬덤이 있는 인간이라 생각하지만 <박쥐>는 애증이 될 것 같은 영화다. 취향을 존중하지만 지지하긴 어렵겠다. 하지만 한번 더 봐야겠다는 생각은 든다.

 

놀라운 건 이런 영화를 즐길 가능성이란 유인촌이 다시 양촌리로 돌아가 소박하게 살았다더라, 만큼이나 희박하다고 믿어지는 여자친구가 <박쥐>를 보고 싶다는 말을 하고 있다는 거다. 주변에서도 <박쥐>이야길 한다더라. 예고편이 보고 싶게 만든다고 했다. 불현듯 극장에서 뛰쳐나오며 지저스 크라이스트, 를 외칠 관객의 표정을 상상했다. <박쥐>가 볼만한 가치가 없는 영화라는 말이 아니다. 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불순하게 둘러쳐진 영화가 대중영화로서 포장되고 있다는 말에 곤혹을 느낀다. 어떤 이에겐 마치 9 뉴스에 나오는 이명박 얼굴만큼이나 보기 싫어도 봐야 하는 얼굴을 대면하는 것만큼이나 곤혹스러운 2시간 20분이 될지 모른다. 이게 바로 박찬욱의 힘인가. 이름만으로 떡밥이 되는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과연 세간에서 어떤 평을 얻을지 궁금해진다. 어쨌든 일주일만에 7시간 정도를 자고 일어나니 몸이 조금은 가벼워진 느낌.

 

P.S>예전에 그러니까 내가, 애인과 헤어지고 찌질 시리즈로 이 블로그를 도배했던 적이 있었던 그 이후로 놀라운 글을 검색하곤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니까, 정말 누군지 알 수 없는 어떤 이의 블로그에서 내 이별에 관련된 리뷰가 작성되고 있었단 말이다. , 이 블로그는 그냥 내 감정을 뱉어놓는 변기이자 내 쓸모 없는 글을 쳐 박아두는 창고쯤으로 여기는 나에겐 신선한 그로테스크였다. 마우스 왼쪽 버튼을 금지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 블로그에 적힌 문장 가운데 당신이 훔쳐갈 만큼 대단한 텍스트는 없다고 본다. 어쨌든 위에서 언급한 여자친구는 내가 예전에 너무 사랑해서 이별하면 죽을 것 같다던 그 여자친구가 맞다. 한 달 정도 헤어졌다가 다시 만났다. 4번째 이별 이후로 어떻게 다시 만나서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그렇게 됐다. 최대한 이 친구와 잘 살아보려고 마음먹었다. 안 되면 뱀파이어 피라도 먹여서 같이 피 빨아먹고 날아다니면서 살아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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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쇼

time loop 2009. 4. 17. 02:34

지상파DMB 방송채널인 U1미디어무비쇼란 프로그램에 일주일에 한번씩 게스트로 출연하게 됐다. 금요일마다 고정인데 아마 아침 9~10시 타임에 생방으로 방송될 거다. 내가 맡은 코너는 금주의 개봉작을 4편씩 소개하는 거다. 중요한 건 생방이란 거다. 생방송. 덕분에 금요일 아침엔 날밤을 까더라도 8 30분 까진 여의도로 날아가야 하는 거다. 그 날만은 다크서클이 눈두덩이부터 무릎팍까지 대운하 사업을 펼치듯 자유낙하운동에 여념이 없더라도 닥치고 여의도로 가는 거다. 어쨌든 이것은 간접도 아닌 직접 광고가 맞다. 물론 내가 시청률 관리를 할 필요는 없을 거 같고, 그냥 금요일 오전에 어쩌다 북적거리는 지하철에 몸을 싣고 간신히 DMB방송을 시청하게 됐다가 어떤 어리버리한 녀석이 영화 소개한답시고 깝죽대는 거 보면, 아, 이 자식이 그 자식이구나, 하시라고 올리는 말. 첫 방은 다음주 금요일부터다. 그 전에 아 시밤, 지금도 충분히 자고 싶다. 하지만 할 일이 많아서. 날 새야 할 것 같은데, 직무유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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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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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참마속

time loop 2009. 3. 13. 19:36

안타까운 일이다. 안다. 하지만 칼을 물어야 한다. 명확히 잘라내야 할 부분이라면 단 한번에 휘둘러 그것을 동강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칼을 쥔 쪽도 잘려나간 쪽도 상처만 입고 너덜너덜해진다. 이성적인 판단이라 생각하지만 감정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힘든 일이다. 그리고 그 힘들다고 생각되는 일이 그 문제의 본체라는 게 더 큰 문제다. 사적으로 얽혀있는 사람을 공적인 이유로 밀어내야 한다는 건 진일이다. 그만큼 모진 사람처럼 보인다는 것도 썩 좋은 일은 아니다. 그러나 단지 그런 이유에서 그냥 모른 척 덮을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신뢰가 부서진 마당에 그 파편을 쓸어 담는다 해서 구멍까지 메워지는 건 아니다. 구멍을 메울 수 없다면 애착을 버려야 한다. 구멍난 본체를 끌어안고 갈 순 없는 일이다.

 

냉정하자는 마음은 냉정한 사람이 할 생각이 아니다. 냉정하지 않기 때문에 냉정하자고 다짐하는 셈이다. 그만큼 억울한 일이고. 결코 예기치 않았던 고민이기 때문이다. 그런 고민을 형성하게 만든다는 것이 문제다. 단지 분노하고 인간적인 미움이 생긴다면 차라리 쉽다. 그게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다. 인간적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과 동료로서 함께 마주본다는 게 괴로운 상황이 됐다는 게 딜레마다. 아이러니하지만 현실이 그렇다.

 

많이 고민했고, 그만큼 마음이 좋지 않은 일이다. 그게 싫다. 고민하고 싶지 않다. 결정은 빠를수록 좋다. 결정했다. 읍참마속의 심정이란 그것이 스스로를 쥐고 흔들 정도로 상처 줄만한 일임을 인지하고 그만큼 각오하고 있기 때문에 강경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집이 아닐까 되돌려봤다. 그것조차도 이 상황의 오류다. 그것이 이 문제의 본질이다. 결국 의심은 계속 의심을 낳을 거다. 베어야 한다. 명확하게 선을 긋고 동강내야 한다. 어쩔 수 없다고, 살다 보면 이런 일이 생기는 것 아니겠나, 라고 위로하기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감당해야 한다. 그리고 감당하는 중이다. 함께 일하고 싶었다. 하지만 진심으로 덮어두고 갈 수 없는 일이 됐다. 그게 실로 유감이다. 악역을 맡았다. 이젠 탈을 벗어야겠다. 그게 참 피곤한 일이더라. 덕분에 상처도 입었고 또 줬으니 약도 발라줘야겠다. 불화의 싹을 잘라냈으니 다시 토양을 일궈야겠다. 중요한 건 그만큼 더 발전할만한 가능성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겠지. 그래. 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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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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